안녕하세요
전 충청도쪽에 있는 모전자에 다니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흔히 저를, 저희 회사 아가씨들을 부르는 명칭이 '대기업 공순이' 입니다.
앞에서는 대놓고 안부르죠, 아니 부르는 분도 몇몇 뵈었습니다.
사람들이 흔히들 하는 착각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XX기업 다니는 공순이들은 한달에 200씩 벌고 보너스가 천만원씩 나온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고등학교 졸업만 한 여자애들한테 200씩 주는 미친회사가 있을까요? 우리나라에??
저희 회사 및 다른기업도 그렇게 줄 이유도 없고 저희는 일한만큼 받아갑니다.
200씩 나온 적 있습니다. 어떤때냐구요?
하루 12시간씩 야간교대로 2주이상 돌면 그렇게 나왔었습니다.
그것도 노동부에서 제약걸려서 지금은 그런거 못합니다.
인사과에서 제제 들어올정도고
저희는 인사과 통제하에 일정치 잔업 및 특근을 제약받고 있습니다.
요즘은 더 강화되서 잔업을 윗상사가 시켜도
제가 알아서 다른분과 날짜를 교환하여 일주일에 세번이상 하지도 못합니다.
보너스. 할 말 없습니다.
저희가 피땀흘려서 중국에도 다른나라에도 수출해서 그 해에 수익이 박터지면 받았습니다.
전 이 회사에 일한지 4년이 넘었고 정말 솔직히 두 번 받아봤습니다.
압니다. 저도 이 회사 조건좋은거.
하지만 여러분이 아셔야 할 것은
저희는 교대로 돌아가며 바이오리듬 다 망가뜨려가며 일하는 대가이고
약품과 수많은 경쟁 사이에서 스트레스 받는 대가입니다.
8시간(기본) 12시간(잔업추가)씩 똑같은 일을 미친듯이 반복하는 대가 일 뿐입니다.
일 안하고 돈 크게받아서 막 쓰고다닌다는 착각을 제발 안해주셨으면 합니다.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전 저희 회사를 나쁘게 생각하지 않고 나름 좋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시선이 말입니다.
저희회사에 있는 몇천명의 직원중 극히 소수의 어린 아가씨들이 저지르는 된장질 때문에
저희 전체를 돈줄로 보는 그 곱지않은 시선
저희회사 직원 중 아가씨들은 거의 밖에나가면 저희회사 자랑스럽게 말하고 다니지 않습니다.
백화점에 가면 돈줄보듯이 점원태도가 바뀌고 붙잡고
놔주지 않으면서 입발린 칭찬을 해가며 물건을 팔고.
남자를 만나면 속아넘어가 돈 다 날리는 아가씨들이 한 둘이 아니니까요
쓰다보니 감정도 섞여있고, 정리도 안된 글이지만
한가지 알아주셔야 합니다.
대기업에 다니는 고등학교 졸업한 아가씨들
무조건 돈 많이번다고 펑펑쓰는 그런애들 같은부서에 5%정도 됩니다.
(솔직히 말해 저희회사 남자 잘잡아 시집가겠다는 애들 2%정도도 있습니다.)
나머지는 다 착해빠진 효녀들이라 대학갈돈 없어서 집에 보탬되겠다고 일찍 사회로 나왔습니다.
집에 빚갚느라 옷한벌 힘들게 사서 입는 아가씨들도 있고
기본이 생활비에 대출금에 왜 우리 애들이 짊어지고 가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 애들이란 말 웃기지만, 저도 저희집 빚 갚느라 회사다닌지 3년째부터 돈을 모으고 있습니다.
거의다 첫째들, 둘째들이 많고
동생들은 대학보내주고 정작 당사자들은 대학도 못가고 이러고 있습니다.
여기 못견디고 나가서 돈 열심히 모아서 대학가는 애들도 있습니다.
그저 부럽고 행복하게 잘 삽니다.
고등학교도 상계열 나와서 공부가 뒤쳐지는 애들도 많습니다.
부모님 두분다 안계시거나 편부모라 좀 예의가 없을수도 있습니다.
전 편부가정에서 자랐고, 나름 예의바르게 잘 컸다는 말 듣고다니는 평범한 여자입니다.
그래서 인문계 졸업해서 대학 잘 나와서 일반 회사 다니는 참한 아가씨들은 얼마나 착한가요?
저희애들 적어도 자기빚에 허덕이는 애들은 못봤습니다.
여러분들이 상상하는 대기업 공장이라 하면 어떤건지 제가 당사자들이 아니라 상상이 안갑니다만
이 회사는 안에서도 둘로 나뉘어집니다
사무실 or 공순이
운 좋게 신입연수 받다가 인사과에 배정을 잘 받아서
사무실 서류정리나 연말정산 하는 서무조차도
같은 동기임에도 불구하고 넌 공장애고 난 사무실애니까 하고 편 가릅니다.
그 안에서 우린 상처받고 밖에 나가 스트레스를 풀면서도 쌓이는
웃긴, 아이러니한 일이 여기 벌어지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친구.
혹은 손님.
저희가 찾아가면 어떤 태도로 맞아주셨나요?
그저 돈 많이벌고 머리에 든 것 없는 그런 아가씨들일 뿐이었나요?
전 여러분들이 말하는 '거기' 사람이고
여러분은 저희가 말하는 '바깥' 사람들입니다.
몇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궁금해서 이렇게 글을 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