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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온 전학생

이포스 |2011.03.15 12:47
조회 2,653 |추천 2

그 동안 3인칭 관찰자 시점에서 톡만 봐왔는데, 오늘은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글을 써보려함.

다소 건방져 보일 수 있으나 다들 그러하듯  읽기 편하게 음슴체로 가겠음~

요즘 시리즈 물이 대세 인것 같아 저도 과감히 도전 해보려함!

 

나란 남자 키 183cm 체중 78kg 신검 1급 판정받은 사지 멀쩡한 놈임. 

28년째 연애는 커녕 첫 키스도 못해봤지만 누가 물으면 ㄱㅄ으로 볼까봐 해봤다고 우김.

그럼 내가 처음 이성에 눈을 뜨기 시작한 15년전 초등학교 6학년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 보겠음.

 

초등학교 6학년이 되고 첫 아침 조회 시간.(교장샘이 끝으로 이러면서 안끝내주는 그거 있잖음.)

그 때 유독 나의 시선을 빼앗는 한 여자가 나타남.

그녀는 피부가 정말 하얗고 단발머리에 글래머러스한 몸매를 소유하고 있었음.

 우리 학교 한 학년에 100명도 안되는 전형적인 농촌 시골 학교였음.

그녀는 서울에서 전학 온 학생이고 아버지 회사때문에 가족이 함께 시골로 오게 된거라 했음.

 

어느날 방과 후 집으로 가던 중 운동장을 뛰고 있는 그녀가 보이는 거임.

알고보니 그녀는 우리 학교 육상부에 가입을 해서 운동을 하고 있었던 거임.

다음날 난 바로 체육샘을 찾아가 육상부에 가입시켜 달라고함.

안그래도 머릿수가 부족했던지라 테스트따위 거치지 않고 바로 가입됨.

그리고 그날 오후 부터 꿈에도 그리던 그녀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는 거에 난 완전 신났음.

 

하지만 육상부란 곳이 그렇게 호락호락한 곳이 아니었음.

매일매일 지옥같은 훈련에 몸이 부서질것 같았음ㅠㅠ

수업이 끝나면 워밍업으로 가볍게 운동장 20바퀴 돌고, 학교 뒷 산 돌고 타이어 허리 메고 뛰고..

초등학생이 감당하기엔 버거운 훈련이 계속 이어졌음.

 

어쨓든 그녀와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하며 하루하루 지옥 훈련을 이겨냈고

그러면서 서서히 그녀와 말을 섞을 수 있었음.

 근데 문제는 내눈에 이쁘면 다른 사람 눈에도 이쁘다고 경쟁자가 상당히 많았음.

육상부내에서 뿐만 아니라 주변에서도 그녀에게 관심을 갖고 있는 아이들이 꽤 있었음.

 

그러던 어느날 뜻하지 않게 알게된 사실.

나랑 같은 반에 어렷을때부터 친하게 지내던 여자애가 있는데 그 애랑 전학생이랑 베프란 것임.

 전학생이 사는 곳은 읍내에서도 한참 떨어진 외곽에 위치 했었고

그 곳에 나랑 친했던 여자애도 거기 살면서 서로 가까워 지게된 것임.

그래서 나와 절친이었던 그 여자애 도움으로 전학생과 더욱더 가까워 질 수 있게됨.

  

난 매주 그녀 집으로 놀러 갔고 우린 집 근처 계곡에 가서 가제도 잡고 도롱뇽도 잡고

그녀를 자전거 뒤에 태우고 시골길을 드라이브하며 이야기 꽃을 피웠음^^

 여름엔 동네 저수지에 가서 낚시도 하고 물놀이도 했고

동네 근처에 있는 산에 올라가 정상에 있는 약숫물도 나눠 먹으면서 하루하루 사랑을 꽃피웠음.

 

그러던 어느 날 날 보며 엄청 갈등하는 듯 선뜻 말을 하지 못하던 그녀...

마침내 입을 뗀 그녀는 나에게 이렇게 말을 했음.

 "나 서울 가면 너도 같이 서울 갈래? "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그래 넌 이런 시골과는 어울리지 않는 여자였어........

'나 너 좋아해 우리 사겨보자' 말 한마디 못 해 본채 끝나는 구나......

아니 차라리 안 한게 더 나은 건지도 몰라...

아니야 어떻게든 부모님을 설득해서 날 서울로 유학 보내 달라고 할까? 등등

별의별 생각들이 들었지만 내가 할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었음.

 

그리고 얼마 후 그녀는 원래 살던 서울로 다시 돌아 갔고

이렇게 나의 첫사랑은 일장춘몽처럼 사라져 갔음.

난 이때 생각하면 왠지 황순원님의 '소나기'가 연상됨ㅎㅎ

 

하지만 이 경험이 28년 동안 모태 솔로로 살아 갈 수 밖에 없었던

내 비운의 삶에 전주곡에 불과 했을 줄은 15년이 흐른 지금에서야 알게 되었음. 

추천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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