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조금 길지만 읽어주세요ㅠㅠㅠㅠ
제 나이 이십대중반, 동갑내기 남자친구와 사귀고 있습니다.
저희 둘은 인턴을 하면서 만났고, 친하게 지내다가 사귀게 되었어요.
인턴기간이 끝나고나니 전 대학교졸업한 별볼일 없는 백수로 돌아왔고,
남자친구는 아는 분의 소개로 운좋게 바로 취업을 하게 되어서 일을 하고 있어요.
인턴을 하는 동안에는 데이트비용은 남자친구 반, 제가 반씩 부담을 했었어요. 어짜피 동갑이고 인턴이라 돈도 똑같이 받는데 남자라고해서 돈을 다 내고 이러는건 아니라고 생각했거든요.
문제는 인턴기간이 끝난 올해초부터 시작된 거 같네요.
인턴을 하면서 얼마되지 않는 돈이지만, 전 나름대로 졸업연장하면서 엄마한테 빌렸던 돈도 다 갚고, 아끼면서 돈을 조금 모아놨었어요. 취업을 하기 전까지는 이 돈으로 부모님께 손 안 벌리고 버텨야겠다는 생각이었죠. 그런데 2월 초에 갑작스럽게 몸이 안좋아져서 제가 수술을 하게 되었어요. 물론 부모님께서 내주셨지만 죄송스러운 마음에 모아놨던 돈에서 비상금으로 쓸 돈만 남기고 다 드렸어요.
퇴원하고 집에서 쉬는 동안 남자친구는 당연히 자주 못보게 되었구요. 이 시기에 몸이 아프면서 마음도 약해진 탓인지 울기도 정말 많이 울었었어요. 그때 남자친구가 많이 이해해주고, 많이 달래줬었지요.
어느 정도 몸이 나아지고나니 잊고 있었던 현실이 보이더군요.
비상금은 계속 줄어드는데 취업은 쉽지가 않고 그로 인해 받는 스트레스는 언제부턴가 남자친구한테 풀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어요... 틱틱거리고, 짜증도 내고, 나 좀 위로해달라고 투정부리고...
그리고 제일 미안한건 수술이후 남자친구가 데이트비용을 부담하는 거였어요. 미안한 마음에 무조건 싼 곳에 가서 먹자고 하고, 부족하지만 만원씩 보태고 그랬어요. 생각하니 제 자신이 또 초라해지네요ㅠㅠ
제가 미안해 할때마다 남자친구는 자기가 좋아서 내는거니 제발 신경안써도 된다고, 나중에 취업하면 맛있는 거 사달라고 그렇게 얘기하곤 했었어요. 그래서 저도 얼른 취업해서 잘해주겠다고 했지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지원하고, 면접보고, 오지않는 연락을 기다리고... 돈은 없고, 미안하고 이런 마음이 커지고 또 커져서 정말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어요.
사실 남자친구가 만나면 오래있고 싶어해요. 제가 외박은 정말 안되서 최대한 일찍보고, 최대한 늦게 헤어지려고 노력하지만... 백수주제에 여기저기 나돌아다니는데 부모님이 좋게 보시진 않겠죠. 그래서 계속 눈치보게 되고, 최대한 안나가려고 했어요.
그런데 남자친구는 이해가 안되나봐요. 매번 좀만 더 늦게 들어가면 안되냐, 밤11시가 넘었는데 밥먹고 가자하고, 집에만 있는다고 달라지는 거 하나도 없다, 너 나를 좋아하기는 하냐 이런식으로만 나오는 거에요. 그래서 결국 제가 폭발했어요.
이러면 안되지만 “그럼 너랑 밤늦게까지 같이 있어줄 수 있는 여자친구를 만나. 왜 나같은 애 만나서 이러는데? 나도 맛있는 거 먹으면서 맨날 만나고 싶어. 근데 누구보다 내 상황이 어떤지 니가 더 잘 알잖아. 내가 말했잖아. 나 취업할때까지 조금만 기다려주면 안되냐고. 가뜩이나 집에서 눈치보고 취업때문에도 너무 힘든데 너까지 이러면 어떻게 해.” 말하면서 울었어요.
그때서야 남자친구가 미안해하면서 자기가 생각이 너무 짧았다고 얘기하더라구요.
하지만..... 결국 이것도 잠시뿐이네요. 오늘보자, 내일보자, 주말엔 무조건 만나야된다, 요즘에 너 너무 변했다, 친구는 만나면서 왜 나는 안만나주냐 등등.... 조금씩 지쳐가네요. 남자친구한테 정말 매번 미안해요. 하지만 저도 나름대로 많이 우울해요. 제가 힘들때 절 보듬어주는 사람이 아니라 닦달만 하니까요. 이젠 돈도 다 떨어졌고... 돈 쓰게 하는 것도 미안하고, 취업못해서 부모님께 죄송하고, 친구도 못보겠고....
지금 상황에선 내 몸, 내 마음하나도 다 잡는게 힘들어서 자꾸 남자친구한테 짜증내고 상처만 주고 해주는것도 없는 거 같아요... 하아....차라리 이럴바에는 헤어지는게 낫지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