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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행복했던

ㅉㄲㅁ |2011.03.30 02:27
조회 108 |추천 0

 

갑자기 새벽에 센치해져서 누구나 갖고 있는 그깟 사랑이야기를 해 보려고 합니다. ㅎㅎ

 

 

 

 

그사람을 알게 된 건 중학교때부터였습니다.

교회에서 1살차이의 동생이었습니다.

 

몇년 동안은 그냥그저 교회오빠동생사이로 지내오다가,

 

저한테 관심이 있다는 얘기를 주위 사람으로부터 듣고 나서

저도 관심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제가 고백을 한 그 순간부터 그 사람에게 폐만 끼치게 된 것 같습니다.

 

제가 대학교 1학년, 그 사람이 재수를 시작했을 무렵에 버스에서 내리는 걸 기다려서

집앞에서 고백을 했습니다.

 

좋아한다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서 20분동안은 안 나와서 추운 바깥 놀이터에서 계속 그냥

쓰잘데기없는 얘기를 하며 앉아 있었습니다.

 

 

그 사람은 받아주었고, 저는 그 사람이 공부하는 곳을 뺀질나게 드나들며 그 사람을 방해했습니다. 그사람이 공부하는 독서실에서도 같이 공부하기도 하고..노는 게 더 많았지만, 정말 하루하루가 행복했고, 이게 사는 것이구나라고 느낄 정도로 좋아했습니다. 그 사람을 만나서부터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 그 순간까지 제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질 않았으니까요.

하지만 그 때는 어렸고, 좋아하면 자주 봐야되는 것인 줄 알았기에 제가 그 사람의 미래를 망치고 있는 줄 몰랐습니다.

 

그런데 아버지 사업의 실패로 어머니가 몸져 누우시고, 아버지는 삼촌이 하시는 공장에 들어가서 야간에 작업을 하셨습니다. 아버지가 저를 부르셔서 '군대를 빨리 갔다와서 취직해야되지 않겠냐'라는 저의 진로에 대한 말씀을 처음으로 하셨고, 저는 그렇게 하겠노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9월에 입대를 했음으로 '들어가기 전에 최대한 많이 보자'라는 생각을 지금도 왜 했는지 이해가 안 갑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사람을 놔주고 들어갔어야 한다는 게 백번천번 옳다고 생각하면서도 그 때는 왜 그랬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런 식으로 그사람의 공부를 방해하고, 군대에서도 제 기를 살려주던 편지며, 선임들것까지 챙겨준 소포며, 여러가지로 귀찮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제가 해 줄 수 있었던 건 수능 아침 날에 해 줬던 전화한통뿐이었습니다.

 

많은 고무신-군화 커플들이 그렇듯 일말상초의 고비가 찾아왔고, 전화를 안 받을 때도 많고, 받아도 그냥 일상적인 대화와 기계적인 대답뿐이었습니다.

 

저는 그 때까지 9박10일의 긴 휴가를 나가본적이 없으므로 그 휴가만 기다리면서 PX도 가지 않고 월급을 모아 데이트비용을 마련한 뒤 1차정기휴가를 나갔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은 휴가 첫 날 이별을 고했고, 저는 한 5일간을 그냥 넋을 놓고 있었습니다.

친구들을 만나서도, 가족들과 여행을 가서도...

 

그럴 무렵에 그사람에게서 다시 만나자고 연락이 왔고, 다시 만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4개월 정도 후에는 전화로 그사람이 이별을 고해왔고,

저는 조금만 있으면 전역이니, 그 동안 못 하고 못 즐겼던 것 같이 하자고 설득을 했지만,

이젠 그런 거 다 필요없다는 그녀의 말에 정말로 그녀를 놓아주었습니다.

 

그래도 부대안에서는 꽤 유명했던 커플이였기에 저는 창피하기도 하고 그래서

그냥 아무한테도 말 안 하고, 매일 잠못들며 버텼습니다.

 

계속 혼자 생각하고 해 봐도 이렇게 헤어지는 건 아니다 싶어, 휴가를 나갔을 때

그사람에게 연락을 해 만났습니다.

 

언제나 나만 보면 웃어주던 얼굴이 너무나도 차갑게 무표정으로 있으니까 정말 너무 가슴이 아팠습니다.

저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바래다주는 길이라는 노래를 불러주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으악 오글거리지만 그 때는.. 정말 제가 해 주고 싶었던 말이 하나하나 다 들어있던 노래였습니다.

그렇게 그사람을 보내주고, 제가 그 동안 잘못했던 것들, 또 행복했던 순간들이 머리에서 떠나가질 않아서 복학하고 나서도 힘들어했지만, 저는 그 사람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사람인 것 같아서 잡아 볼 생각도 못 하고 끝냈습니다.

 

여기까지가 짧은 인생 중에 가장 행복했던 그 사람과의 기억입니다.

 

 

타마마

내가 너한테 몹쓸 짓도 많이 하고, 너의 눈에서 눈물나게 한 일도 많이 해서 정말 미안해

그런데 나는 정말 너를 많이 좋아하고, 너만 보면 내 얼굴에서 웃음이 멈추지 않았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많이 진심으로 웃고, 행복해하던 날들이어서, 나는 사실 아직도 가끔씩

추억하고 힘들어해

그렇지만 너는 다시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는 것 같아서 다행이야

그 때는 정말 힘들었지만 이 힘듬을 나 말고 너가 겪는 것보단 내가 겪는 게 낫겠지

너는 나한텐 정말 매우 과분한 사람이었고, 잘못도 내가 훨씬 많이 했으니까 ㅎㅎ

너는 너무 착해서, 나한테 했던 일에 대해서도 아파했을 꺼 아니까....너가 그런 말을 하게 한 것도 미안해

너를 만났던 1년여간의 시간은  내 생애 가장 행복하고, 자랑스럽고, 좋은 시간이야

나같이 여러가지로 모자란 사람 말고, 너가 하고 싶은 거, 다 해 줄 수 있고 가고 싶은 곳, 다 데려다 줄 수 있는 좋은 사람 만나서 정말 행복하게 항상 웃으면서 살았으면 좋겠어, 너는 웃을 때 너무 이쁘거든

나와 했던 기억은 모두 잊고 잘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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