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주제는 세 가지.
비리 구재단 복귀 반대, 등록금 인상 반대, 학생 요구안 수렴.
수업 때문에 학생들이 적게 참여해서 처음엔 비상 회의로 시작했지만,
점점 성원이 늘어나면서
5000 덕성인 중 850명 이상의 성원이 모였다.
먼저 비리 구재단 복귀 반대.
뭐 이건 진짜 이제 지겨워서 못 살겠기 때문에라도 그만 나왔으면 하는 안건이지.
친일파 재단이라고? 솔까 우리학교가 친일파 되는건 상관없어.
근데, 너네 왜 그렇게 일을 못하니 --
그렇게 적립금 쌓아놓고 로비를 했다는데
로비를 했으면 그만큼 우리 학교가 좋아졌어야지,
외려 우리 학교 네임 밸류는 떨어졌지 않나.
아 그리고 작년 학기 초엔가쯤에
구재단 복귀 찬반 여부를 묻는 투표에서 말이지,
한 96퍼센트 정도가 복귀 반대에 투표를 했었는데
구재단은 그걸 반대로 96퍼센트가 찬성한다고 말하고 다녔다데?
참나, 학생 우습게 생각하면서
우리가 반대하면 못 들어올건 무서워하나 뵈네.
두 번째, 등록금 인상 반대.
이건 2011년 등록금이 3%의 인상률로 적용이 되면서 나온 이야기다.
인상 이유중 이런게 있더군.
다른 학교들도 재정 사정 어려워서 다 올리고 있는데,
우리는 엄청 오래 동결하고 있었다. 그래서 우리도 올린다.
...이건 뭐, 다른애들 이거 있으니까 나도 이거 사줘 하는 초등학생 논리랑 다를 게 없다.
그리고 하나 더.
물가가 올랐댄다.
물가 오르면 너네만 힘드니? 우리도 힘들다.
너네는 학교 운영하는 재단이니까 그나마 돈이라도 있지. 우리는 물가 인상을 더욱 피부로 느끼는 서민이랍니다?
기가막히고 코가막히지.
약대 차등 인상률이 18퍼센트 뭔 18프로가 누구 개 이름도 아니고.
이유를 들라 했더니 요새 약대 건물 새로 짓는거 비용 때문이라고 하는데
그 건물, 지금 등록금 내고 다니는 애들이 쓸 일이 있긴 한걸까?
언제 완공되는데, 대체?
그리고 약대생이면 무조건 그 건물을 다 쓰나? 그것도 아닌데 왜 약대 다니는 사람이면 전부 일괄 인상하나?
아, 거의 잊을 뻔했네.
교수 더 확충하고 커리큘럼도 개선해야 한다고 하는데.
우리 솔직히 학생수에 비해서 교수? 적은 편이다.
그리고 구재단 문제 한창일때 민주적 교수 짤리고 좋은 교수 제 발로 나가고.
커리큘럼 개선? 된지 모르겠다.
최대 18학점 들을 수 있는게 다인데 이게 어디가 나아진건지.
등록금 대체 어떻게 쓰는지 궁금하다. 인상된 이유의 논리에도 납득을 못 하겠다.
그래서 기획처 앞으로 몰려갔더니, 그 때 시각 대략 오후 2시 38분.
점심시간도 아니고, 퇴근시간도 아니다.
그런데 예산을 짜는 기획처의 불은 벌써 꺼져 있고, 사람도 아무도 없다.
이건 무슨 듣도 보도 못한 영화스토리?
우리가 많이 모이니까 무섭긴 했나 봐, 도망치는거 보니까.
당당하고 정당한 이유가 있으면 우리 마주보고 등록금 인상된 이유라도 말 했겠지.
학생 요구안 실현.
특히 동아리 회장으로서 말을 하자면,
공연 관련 동아리들한테 연습실 만들어준다 만들어준다 하는데
아직도 포크 솔바람 한대노리 등등의 동아리들,
내 하숙방보다도 비좁은 동방에 사람이랑 악기 다 못 들어차니까
소리 다 울리는 복도에서 연습한다.
물론 가끔 들으면 소리 좋고 보컬 노래 좋고, 들을만 하다.
근데 우리는 그 건너편 방에서 가끔 합평을 하는데 말이지.
문학창작 동아리인 우리 동아리, 이 시는 분위기 어떻고 하는 진지한 얘기 하고 있을 때
기타의 징지지징-하는 소리랑 드럼의 두두둥 소리 들려온다.
그 때마다 얼마나 김이 새는지.
우리의 결단력 보여주려고, 800명 이상이 모였다.
근데 그 자리에서 부총학생회장님 우리에게 전하는 편지를 읽는데.
..뭐? 삭발을 결심했다구요? 여자가요? 여대 다니는 사람이요?
순간 정적 흐르고 총학생회장님 울먹이며 저 올해 졸업사진 찍어요, 근데 저도 함께 삭발하기로 했어요. 한다.
이건 뭐 더 이상 말이 필요없다.
의자에 앉은 두 사람에게 흰 천이 둘러지고 단대 회장님들이 직접 머리를 자르는데
그 숙연함, 말로 어찌 할 수 있겠는가.
머리카락 한 움큼씩 떨어질 때마다 800인들 눈물도 한 방울씩 떨어졌다지.
안 믿겨? 여자가 흉하게도 듬성듬성 다 드러나게 머리를 확 밀어버렸다고? 에이, 말도 안된다고?
등록금 예산 책정과 관련한 항의 농성을 하러 행정동 앞에 모였을 때 찍은거다.중앙에 선 두 분, 우리 총학님이랑 부총님이다.
천상 여성인 언니들이 지금 저 모습 저 꼴이라니. 이게 무슨 지구 왼쪽으로 돌아가는 소리래.
처음 학교에 입학한 뭣모르는 새내기였을 적에는 저 사람들 왜 저렇게까지 할까, 그렇게 심각한 문제인가 했는데
동아리 회장으로서 여러가지 회의에 참여할수록 참 가관이다.
구재단 사람들은 가만 보면 자기 집안 사람들끼리도 싸우고 있고,
등록금 인상한 학교는 등록금 인상한 이유 비논리적으로 내놔 놓고 우리가 항의하러 가니까 이미 도망갔고.
우리가 농성을 하러 대학을 다니는건지 공부를 하러 대학을 다니는건지.
누가 그러더군, 우리가 하도 독하니까 독성여대라고 했다고.
근데 우리 목소리도 제대로 듣지 않고 우리 이쁜 언니들 삭발하고 천막 농성까지 하게 만드는 너네도 징하다.
이제 이 싸움, 그만하고 싶다.
이 얘긴, 우리 언니들이 작년에도 똑같이 했던 이야기기에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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