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말상초란 단어를 쓰고 있다는 것 자체가 나한테 군대가 큰 의미었음을 깨닫는다.
군대 까짓 거 아무 것도 아니라고 합리화시켰는데
사실 무엇보다 군대가 독이고 무서웠다.
니가 그냥 헤어지자고 한게 군대 가서 헤어지자고 한 나쁜 놈이 되고
니가 그냥 화를 낸게 군대까지 가서 화내는 나쁜 놈이 되었던
이젠 정말로 군대가 나한텐 큰 의미가 없음을 알게 되었는데
넌 벌써 너무나 빠르게 멀어져 갔으며 다른 행복을 준비하고 있는 것 같다.
내가 이렇게 많은 걸 느끼고 후회하고 반성하는 것이 너에겐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이 무엇보다 슬프다
휴가 나오면 꼭 연락달라는 나의 마지막 편지를
우습게도 난 니가 군인이기에 나를 궁금해할 것이라고 유추할 수도 없다.
넌 너무 냉정하고 독하고 헤어지고 난 후 마음 정리가 쉬운..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 너의 그 지난 과오를 알고 있었던 나는 너에게 참으로 잔인했었다.
솔직하게 말하고 털어버리지도 못했고 그렇다고 쿨하게 넘어가며 이쁘게 애교를 부리지도 못했다.
이유도 모르는 너한테 정말 모질게도 짜증을 부렸었지
그냥 솔직하게 말했으면 넌 금방 미안하다고 다신 안그러겠다고 했겠지만
난 그때 무슨 심정이었는지 니가 내 믿음을 저버렸다고 생각하고 너에 대한 마음을 조금씩 접고 있었던 것 같다.
이렇게 후회할 줄 알았다면 그렇게 행동하는 건 아니었는데 그렇게 못됐게 너를 몰아부치지 않았을텐데..
멍청하게 그걸 지금 와서 깨달은 내가 후회된다.
헤어지고 나서 정말 많은 것을 느꼈다. 3년 동안 수도 없이 헤어졌다 만나면서도 이런 감정은 느껴본 적이 없었는데
진심으로 미안하다. 그동안 니가 나한테 준 상처만 생각하고 내가 준 상처는 당연한 것이었던 순간들..
니가 나의 이런 마음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내가 마지막으로 기회를 달라고 보낸 편지를 넌 스윽 읽고 버렸을까 아님 화장실에서 몰래 보며 가슴 아파했을까
둘 중 무엇이 되든 가슴 아프긴 매 한가지다.
너의 연락을 기다리고는 있지만 넌 지금까지의 나와 편지의 내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할 것 같다.
그렇지만 니가 몰라준다고 해도, 기회를 주지 않는다고 해도 난 그런대로 너를 사랑하며, 살 수 있을 것 같다.
마음은 너무 아프겠지만 나의 반성으로 넌 충분히 멋있었고 나에게 잘해주었던 .. 나를 위해 맞춰주고 예뻐해주던 사람이 되었어
나는 나를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고 너와의 시간을 사랑하게 되었다.
내가 지금 오직 하나 바라는 것은 니가 부디 편지 속 나의 마음을 알아주어 기회를 주었으면 하는 것 뿐
Vt.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