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7세 직장녀입니다.
엊그제 남자친구가 저에게 이별을 고했습니다. 당황스럽기도 하고, 마음이 너무 아파서 글을 남깁니다..
글이 좀 기니...죄송합니다. ㅠㅠ
만난지는 2년이 좀 넘었구요. 소개팅으로 만나 끌림이 있어서 사귀게 되었습니다.
저는 연애경험이 많은 편이 아니었고, 제가 진심으로 좋아한 사람은 전남친이 처음이었습니다.
남친은 처음 사귄 여친을 3년(군대2년 포함) 사귀었는데, 그 여친의 바람으로 헤어지고 나서 여자를 불신
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 뒤에 여자친구를 몇명 사귀긴 했었지만, 결국은 상처받을 것이 두려워서 주로 먼저 이별을 고했고, 그 기간도 그리 길지 않았죠. 남친은 냉정한 편입니다. 남친도 저도 서로가 가장 오래 만났고, 또 많이 좋아해서 행복했습니다.
처음에는 남친의 취업시기여서, 제가 옆에서 많이 도와주고 맞춰줬습니다. 저는 취업이 어느 정도 결정
되어 있는 상태여서 주로 제가 남친의 학교를 찾아갔죠. 취업은 1년에 걸쳐서 이루어졌고, 둘이 비슷한
시기에 회사에 입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저도 남친도 무척 바쁜 직업이어서 학교 다닐때처럼 자주 보지는
못했지만, 짬짬이 메일 주고받고, 아무리 늦게 퇴근해도 새벽에라도 통화를 하면서 지냈습니다.
당연히 저는 결혼을 마음속으로 생각했습니다. 남친은 결혼애기를 자주 꺼내거나 하는 사람은 아니어서
그런점에서 많이 서운했습니다. 사귄기간이 오래되는데, 여자라면 누군들 안그러겠습니까...그런 얘기로
섭섭해 하면, 자기는 너를 사랑하고 물론 연애만 생각하면서 만나는 것은 절대 아니라고..하지만 그렇게
결혼 얘기를 쉽게 꺼내는 남자들을 굉장히 가벼운 사람으로 치부했습니다. 지금은 결혼할 때가 아니
고, 몸과 마음이 준비가 되면 그때 얘기를 꺼내고 그러면 하는거라고...결혼 얘기하고 헤어지는 커플이
얼마나 많냐고 하면서 사람일은 모르는 것이라고. 만약 하게 되면 나랑 하게 될 것이고 미리 입방정떠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고 했습니다. 그만큼 남친은 솔직한 사람이기도 하구요. 여친에게 듣기 좋은 말을
자주하는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사실 남친은 다른 사람이 볼 때는 쾌활하고 사교성 있지만, 여자친구가
느끼기에는 감수성이 굉장히 예민하고, 상처를 쉽게 받고, 순수한 사람이었습니다. 여친의 바람으로 인해
헤어진 남자는 많지만, 특히나 남친은 그로 인해 여자를 별로 믿지 않았습니다. 자기는 솔직히 결혼도
생각해 본적이 없는데, 그나마 나를 만나면서 구체적은 아니더라도 결혼에 대해서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그나마 제가 다그칠때 ^^;;) 물론 서로의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거나 한적은
없습니다. 저도 남친도 냉정한 편이어서 모든 것이 결정되기 전에는 그럴 마음이 없었습니다. 부모님이
이성친구의 존재는 알고 있긴 했지만, 저도 정확히 알려드리지 않았습니다. 별로 엄마 아빠한테 다정다감
한 스타일이 아니어서요 ~~
사귄지 1년이 지나고, 남친은 직장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다시 이직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때
저희 아빠가 몸이 안좋으셔서 큰 수술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많이 힘이 되어 주지 못했는데, 다행스
럽게 원하는 곳으로 이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다툼이 잦아졌습니다.
이직이후 남친은 너무 바쁘고, 신경이 날카로워서 하루에 한번도 연락을 못하는 날이 종종 있었습니다.
우리는 연락을 많이 하는 편은 아니지만, 하루에 메일 한두통, 밤에 전화 한통은 정기적으로 했었는데,
그마저도 안되는 날이 종종 있어서 제가 굉장히 화를 많이 냈습니다. 예전에 그런일이 있을 때는 남친이
사과를 하는 편이었지만(성격이 세서 잘 안져줍니다.) 이직후 자기도 몸이 피곤하고 그러니 그런것도 이
해 못해주냐면서 싸움이 종종 커졌습니다. 그리고 중간에 말을 끊는 경우가 많아서 제가 많이 답답했
습니다. 또 주중에 매일 야근을 하니 주말에 만나야 하는데, 주말에도 친구들과 약속이 있어서 하루정도
만날 수 있어 저의 투정은 심해졌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일주일에 하루 만나도 괜찮지만
머 그 전에 워낙 자주 만나서 적응이 안되었지요. 제가 너무 그런것에 대해 불만을 많이 토하니깐 남친이
그럼 내년 또는 후년에 결혼하자고 말했습니다. 만나고 연락하는 거 이외에 싸울일은 별로 없으니깐
자연스럽게 해결될듯 했지요. 하지만 연락과 만남 그리고 싸울때 태도 등등 여러가지 쌓여서 저는 남친의
마음을 의심하게 되어서 점점 지쳐갔고, 어느날 긴 메일로 이별을 고했습니다. 남친은 저에게 당장 만나서 이야기를 하자고 했지만, 그당시에 저는 지쳐서 다음에 야근 안할 때 연락하라고만 했습니다.
그랬는데 저는 미련이 남았었나 봅니다. 막상 헤어지려고 하니 너무 힘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쯤
지나서 갑자기 남친의 어머님으로 부터 연락이 와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제 번호를 아셨는지..
둘이 만나서 남친이 힘들어하고 있다고..둘의 만남이니 자신이 간섭하지는 않겠지만 그냥 자기 아들이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해서 한번 보고 싶었다고 했습니다. 어머님은 참 좋으신 분이었고, 남친도 나에게
무심해서 잘사는 것이 아니라 힘들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습니다. 그리고 어짜피 한번 만나기로
했으니 제가 연락을 하게 되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남친은 은근히 소심해서 자기가 만나자고 했는데, 내가 다음에 만나자고 해서 차였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다시 만나서 얘기가 잘되는듯 싶더니 도중에 또 싸워서 집에 가게 되었습니다. 이대로 끝이라는 생각에 다시 연락을 했더니 서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자고...1달정도 후에 다시 만나기로 했습니다.
1달동안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과연 이 사람이 최선인가...사실 남친은 약간 이기적인 사람입니다. 순수
한만큼 이기적인 사람이기도 했습니다. 여자를 보호하고 감싸주려기 보다는 여자가 자기를 보듬
어주고 이해해주길 바라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취직할 때 제가 너무 맞춰주다보니 버릇이 되서 제가
계속 더 맞춰주었고, 그걸 당연히 여기게 되었습니다. 그런데도 남친은 전 여친들이 남친한테 너무 헌신적이어서 그런지 제가 많이 양보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큰 인지가 없었습니다. (전 여친들은 아마 훨씬
상대방을 더 좋아한듯 합니다....제가 들으면 거의 천사 수준입니다.).
그래서 저는 피해의식이 있었고, 항상 남친한테 그런것들을 수정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너는 너무 못한다
면서...그런데 제가 너무 이런식으로 몰아가니깐 남친은 저에게 자신이 굉장히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되
고, 자기가 아무리 노력해도 제가 만족하지 않을 꺼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사실 객관적으로 보면 잘
해주는 것은 아니지만....이게 이 사람의 한계였던 것입니다.
한달 후에 만나기로 하고나선도 2번 정도 전화가 왔는데, 제가 말하다가 열받아서 화를 내고 끊었던
것 같습니다. 두번째 통화에서 다시 사귀기로 하였습니다. 기다리기로 한 한달을 조금 앞둔 시점이었죠.
누가 먼저 적극적으로 말했다기 보다는 그냥 서로 이만한 사람을 찾기 힘들다라는 점에서 다시 만난거죠.
그런데 다시 만난 이후 남친이 좀 달라졌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사실 저는 그 전의 마음과 그다지 큰 변함
없었죠. 제가 헤어짐을 고해서 남친은 예전과 마음이 같지 않았습니다. 믿음이 없어졌다고나 할까..
그리고 가끔 잘 지내고 조용히 있다가도 제가 밉다는 말을 종종 했습니다. 그냥 넘어가긴 했어도
이사람 상처가 깊었구나..그 후 조그마한 다툼이 있어도 옛날에는 사랑이 커서 잘 해결을 했었는데 이제는 점점 더 골이 깊어지고, 단점이 눈에 크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다시 만나고 한달 쯤 후 어느날 일기장을 볼 기회가 생겼는데 거기에 나를 계속 만나야 되는지 고민하는 내용이 짤막하게 적혀있어서 큰 충격을 먹었습니다.ㅠ.ㅠ 당연히 모르는 척을 했구여...
사실 남친의 행동으로 인해서 저도 많은 상처를 받았고, 제 마음도 멀어져 갔지만 그래도 만나면 최대한
좋은척하면서 마음을 돌리기 위해 많이 노력했습니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사람에게
한번 헤어짐을 고한 후 다시 사귀는 것이 이렇게 힘든지는 정말 몰랐습니다....남친도 저도 사귀는 동안에는 다른 이성에게 끌린 적은 없고, 그 점에 있어서는 서로가 확신합니다. 한달 동안 안만날 때도 마찬가지였구여...다시 만난 이후에도 남친은 제가 바람필 거라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지만, 그냥 근본적인 사람에 대한 믿음을 잃어버린 것 같습니다.
저번주에는 남친친구들이랑 만나고, 엊그제는 제 친구들이랑 같이 만났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하루종일
연락이 안되서 저는 너무 걱정이 되서 집까지 찾아갔습니다. 그 전날 저를 집에 데려다 주고 택시를 타고
가는데 술에 너무 취해서 정신을 못차려서 혹시나 하는 생각에... 집에는 없었고 저녁 늦게나마 연락이
왔습니다. 자기가 오춘기라면서..얘기를 평소와 다름없이 하다가 내가 그냥 남친한테 뭐가 그리 힘드냐고
요즘에 맨날 야근해서 힘드냐고...이것저것 묻다가 오빠 내가 마음에 안들어서 그래? 그랬더니 엉...이럽
니다. 내가 미워? 그랬더니 니가 밉다고..
그래서 제가 그러면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고 그러니깐 그냥 넋이 나간것 같은 목소리로 헤어지는 것
이 맞는것 같다고 합니다. 어제 니 친구들이랑 만났을 때나 저번주에 자기 친구들이랑 만났을 때도
느꼈다고...너는 너한테 더 맞는 사람을 만날 수 있을꺼라고...그래서 제가 그러면 오빠는
? 그랬더니 자기도 그런 사람을 만날 수 있겠지 말하는데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남친이나
저나 다른 사람에게 쉽게 빠지는 성격이 절대 아닙니다. 그래서 제가 침착하게 타일러보았습니다.
오빠 진짜 후회안할 자신 있어? 그랬더니 또 힘없이 '안할 것 같아...후회해도 안할려고 노력해야지'
하고 말했습니다. 제가 마지막으로 이제 나 안좋아하냐고 그랬더니 대답이 없습니다. 그리고 한동안
말이 없어서 제가 다그치니깐 자기는 너무 피곤해서 쉬어야 겠다고 말해서 제가 그냥 끊었습니다.
그리고 한동안 전 멍하니 있었습니다. 다시 사귄지 2달 정도 이후에 한 말입니다.
전혀 이별을 예상하지 못한건 아니었어요...하지만 준비가 되어있다고 생각한 것 자체가 오만한 생각이었
습니다. 2년넘게 동안 내 곁에 있었던 사람과 하루아침에 떨어진다고 생각하니 견디기가 정말 힘듭니다...
저도 성격이 예민해서 음식도 먹으면 계속 토하고, 시근대도 없이 울고 잇구요.
어제까지만 해도 힘들지만 참아보려고 했는데, 오늘은 다시 연락해볼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우선 만나서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고, 정말 내가 납득이 갈 정도로 서로가 안맞는
것이라면 어쩔 수 없는 것이라면 헤어지는 것이 맞지만은 지금 생각같아서는 붙잡고 싶습니다. 비참하게
매달리지는 않겠지만, 우선은 얼굴 보고나선도 제가 미련없앨 수 있게 매정하게 말할 수 있는지도 궁금
하구여. 이런 생각하다가도 남친 일기 본지가 한달이 넘었는데, 이사람이 갑자기 이런말을 한 것은 아닐테고 많이 생각했을텐데 이미 마음이 다 떠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남들이 말하기를 헤어질 때 자존심을 지키라고 했는데, 자존심을 지키고 그냥 쿨하게 보내줘야 되는가도 고민됩니다.
긴글 일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