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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서 정말 멋진 훈남을 만났어요.

행복할사람 |2011.04.09 15:34
조회 580 |추천 1

안녕하세요 저는 대중교통을 참으로 사랑하는 26살 직장인 여성입니다.

다른 친구들은 남자친구를 고를때 자가 유무를 많이 따지는 편인데 저에게 자동차가 있냐 없냐는 그렇게 중요한 요소가 아닙니다.

저는 일명 뚜벅이 생활이라고 하죠.. 이런생활에 익숙해져있고 마음도편하기에 자동차 따위는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한사람 입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피곤하면 잘수도있고, 돈도 많이 절약되어 여러 가지로 저는 우리나라 대중교통시설에 감사하며 살아가고있습니다.

그리고 대중교통은 요즘 트렌드를 한눈에 알 수 있는 장이기도 한것같습니다. 또한 저에게 추억거리를 선물해준 고마운 존재랍니다.

한동안 저를 설레게 했던 쌍커풀 없는눈의 피곤한기색이 역력해보였던 출근길 훈남이 생각나네요.

때는 바야흐로 3년전..저는 지하철 8호선을 이용하여 열정거장 정도 되는 사무실에 다니고있었습니다.

출근시간은 8시30분.. 야근과 주말출근도 불사해야했던 시절 저에게 출근길 꽃단장은 그야말로 사치중의 사치였죠. 그 시간에 잠이나 더자야지 생각하며 운동화차림에 고시생 저리가라 하는 츄리한 패션으로 출근을 할 때 였습니다. 그날도 어김없이 고양이 세수만하고 무표정한얼굴과 저녁 늦게 야식을 먹어 부운 눈으로 플랫폼에서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었죠.

두귀에는 박혜경의 레몬트리라는 아주아주 상큼한 음악이 흘러나오고있었습니다. 지하철이 방금 지나간 터라 사람이 없어서 제일앞쪽에 서서 지하철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암사행 열차가 곧 도착예정입니다 ”안내방송이 나오고 지하철이 제앞에 섰을때 저는 지하철유리에 비친 어느 남정네의 모습을보고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습니다. 이게 얼마만에 느껴보는 감정인지 죽은줄만 알았던 연애세포들이 새록새록 솟아나오고 있지몹니까. 저는 지하철에 타자마자 옷매무새를 가다듬었지요.

그리고 그 훈남을 자세히서 보기위해 근처로 다가가 힐끗힐끗 쳐다보았습니다. 가까이서보니 우수에 찬 눈빛과 하늘을 찌를듯한 콧대에 감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그리고 한참이 지나서 저는 아쉽지만 도착역에서 내리게되었죠. 그런데 인연인지 필연인지 그 훈남도 저랑같은역에서 내리는 것이 아닙니까 !! 뒤를 따라가 뒷조사를 하고 싶었지만 저도 출근시간을 빠듯하게 맞춰 다니는 형편이라 그럴 수 없는게 아쉽기만 했습니다.

회사에 도착해서도 그 훈남 생각 뿐이었습니다. 학창시절에도 첫눈에반한적도 ,누군가를 그렇게 흠모해 본 적도 없었는데 23살이나 돼서 이런다는게 주책같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무미건조한 일상에 저에게 설렘을 주는 일이 생겼기에 기분은 좋았습니다.

그 다음날부터 저는 새벽같이 일어나 꽃단장을 했습니다. 출근길이 아닌 훈남을 만나러 가는 즐거운 시간으로 바뀌어 그 시간이 너무 기다려졌습니다. 결혼식 갈 때나 입는 원피스 정장을 입고 오랜만에 하이힐을 신고 거울에 비친 제 모습에 흡족해하며 지하철을 타러갔지요.

그날도 역시 훈남은 피곤해보였지만 슈트를 입은 깔끔한 모습으로 나타났습니다. 드라마를 너무 많이 본 탓에 이게 인연이 아닐까 하는 생각과 여자가 먼저 대쉬 하는것도 나쁘지 않겠지 생각하며 자기합리화를 하고 있을 때 쯤 그 훈남에게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저는 제 귀가

이렇게 잘 들리는 줄은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전화를 받은 그는 살며시 미소를 짓더니 부드러운 목소리로 어제 잘들어 갔냐고 하는 겁니다. 분명 그건 친구도 아니고 직장동료도 아닌 여자친구 즉 애인에게 하는 말투 였습니다. 마지막에 사랑해 라는 말로 쐐기를 박더군요. 아침부터 꽃단장한 보람도 없이 그는 저에게 이렇게 실망을 주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잠시나마 저에게 출근길이 이렇게나 즐겁고 행복할수 있구나를 알려준 고마운 사람이었고 눈을 호강시켜준 사람이었네요.

지금도 그때의 일을 생각하면 웃음부터 나온답니다. 지금은 그때의 그 훈남보다 더 멋진 남친이 제곁에서 같이 뚜벅이 생활을 해주고있어서

저는 너무 행복하답니다. 저희의 두 발이 되어주시는 운전자 아저씨께도 감사하다는 말 전하고 싶네요.. 감사합니다^^

추천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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