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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특급에 나올법한 흔한 괴담이야기

멍뭉맹 |2011.04.10 16:33
조회 619 |추천 0

 

바람도 차고 왠지 우중충한 주말이네요

모래님때부터 엽/호 게시판에 붙어살다가

최근에는 로즈마리님 로즈말이님 몽크호샤님 글 보는

재미에 빠져 있는 인간이랍니다 후후후

 

적적한 주말에 다들 들어봤을법한 흔한 괴담 하나 올려보아요~

좋은주말되세요...우후후 

 

 

 

행운(幸運)- 어느 운 좋은 여자 이야기....

 

 

 

"때르르릉..."

 

자명종이 울렸다. 나는 포근한 잠자리에서 쏟아지는 아침 햇살에 슬며시

 

눈을 떴다. 손을 뻗어 시계를 끄고 잠시 눈을 감았다.

 

그러다 살풋 잠이 들었는데 일어나 보니 20분이나 늦게 일어난 것이다.

 

얼른 화장실로 달려가 이를 닦고 세수를 했다. 너무 늦게 일어나서 머리를

 

감았다가는 지각을 할 것 같았다. 서둘러 연한 비둘기 색 모직 정장을 걸치

 

고 화장을 마친 나는 문을 잠그고 출근길에 나섰다.

 

내가 사는 곳은 아파트 15층이다. 그러다 보니 엘리베이터가 한번 내려갔다

 

가 올라오는 데 적어도 몇 분은 소요하기 마련이다. 다행히 오늘은 앞집

 

아저씨가 엘리베이터에 오르려 하는 순간 같이 탈 수 있었다.

 

"고맙습니다."

 

"오늘은 늦잠을 잔 모양이구려..."

 

아저씨는 씩 웃으며 말했다. 나도 미소를 지어 보이며 구두끈을 묶었다.

 

다 묶고 핸드백을 고쳐 매는 순간 1층에 도착했다.

 

지하철역까지는 10분 남짓한 시간이 걸린다. 거의 뛰다시피 해서 도착하고

 

보니 막 청량리 행 열차가 떠나려 하고 있었다. 나는 발을 동동 구르며 계단

 

을 뛰어 내려가고 있었다. 막 타려는 순간 그만 내 앞에서 문이 닫혀 버리고

 

말았다. 그 때 내 앞 칸에서 내린 어떤 아주머니의 치마자락이 문에 끼어 버

 

렸다.

 

"아이구...!"

 

아주머니는 옷자락을 빼지 못해 지하철과 같이 달리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그 광경을 보며 한마디씩 하기 시작했다.

 

"사람 다치겠네..."

 

"얼른 전철 멈추라고 해요..."

 

그 소동 끝에 지하철은 거의 끝 부분에서 멈추고 문이 열렸다. 나는 간신히

 

그 틈을 타서 지하철에 탈 수 있었다.

 

회사 부근까지 왔는 데 적어도 10분은 늦은 거 같았다. 오늘은 부서에서 아

 

침 조회가 있는 날이다. 까다로운 부장은 지각하는 사람에게 모질게 면박을

 

주곤 했기 때문에 모두들 신경을 곤두세우는 날이었다.

 

"아유, 어쩌면 좋아..."

 

사무실로 달려가면서 나는 꾸중들을 생각에 저절로 인상이 찌푸려졌다.

 

"늦어서 정말 죄송합니다...."

 

나는 사무실에 들어가자 마자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 그러자 여기 저기서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하하, 이 준희씨 괜찮아..."

 

"오늘 정말 다행이네..."

 

나는 의아해하며 내 자리로 가서 핸드백을 내려 놓고 옆자리의 선배 언니에

 

게 물었다.

 

"선배님, 어떻게 된 거에요? 부장님은요?"

 

"기지배, 너 오늘 운 좋았다. 오늘 부장님 감기 기운 있으시다고 30분 늦게

 

출근하신다고 전화 왔었대...."

 

일이 묘하게 잘 풀려 가고 있다는 안도감이 들었다. 오늘 처리해야 할 보고

 

서를 정리하고 나니 벌써 점심시간이 되어 있었다. 늦게 일어나는 바람에 아

 

침도 제대로 못 먹고 나왔더니 아까부터 배가 고팠기 때문에 나는 사원 식당

 

으로 얼른 먼저 내려가려 했다. 핸드백에서 지갑을 꺼내려다 보니 오늘 아침

 

에 서두르다가 지갑을 두고 나온 모양이다. 손수건과 화장품, 핸드폰 밖에

 

들어있지 않았다. 그리고 동전 지갑... 지하철 패스와 670원이 지금 내가 가

 

진 전 재산이었다. 누구한테 돈을 빌릴 까 하다가 구질구질한 거 같아 휴게

 

실로 내려와 버렸다. 자판기 커피로 점심을 때우기 위해서였다. 커피를 뽑으

 

려다 보니 휴게실 매점에 즉석 복권이 눈에 들어왔다.

 

갑자기 한 장 사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670원에서 500원을 주고 한

 

장을 샀다. 여섯 개의 숫자 위에 덮인 은박을 동전으로 벗겨 내기 시작했다.

 

오 만원, 오 백원, 천 원, 2천 만원, 오 만원, 오 만원....

 

"와아...."

 

4등인 오 만원이었다. 이걸로 오늘 점심은 물론 한 일 주일 용돈은 충분히

 

번 셈이다.

 

"준희씨, 전화..."

 

한참 오후 업무를 진행하고 있는 데 옆자리의 선배 언니가 말했다. 나는 얼

 

른 수화기를 들었다.

 

"여보세요, 홍보실 이 준희입니다."

 

"준희씨, 나야. 동민이...."

 

"아, 동민씨...."

 

동민 씨였다.. 나는 이 사람과 사귄 지 벌써 3개월이 다 되어 가지만 볼 때

 

나 전화가 올 때나 늘 가슴이 뛰었다. 동민 씨는 그만큼 나에게 최고의 행운

 

(幸運)이었다. 나는 운이 좋은 편이지만 이 사람만큼 내게 큰 행운은 없었다

 

고 생각하니까....

 

이 사람은 명문대를 졸업한 데가 실력 좋은 종합 병원 닥터이고 집안도 아

 

주 유복했다. 어쩌면 나같이 평범한 여자에게는 과분하다고 늘 나는 생각했

 

다. 우리가 만난 건 3개월 전, 어금니가 자꾸 욱신거려서 한참을 미루다가

 

마지못해 치과를 찾았을 때였다. 늘 봐 주던 의사 선생님이 연수를 가는 바

 

람에 후배인 동민 씨가 1주일 동안 와 있었는 데 그 때 만나게 된 것이다.

 

나는 진료 내내 그에게서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그는 매력적인 남자였다.

 

약간 긴 짙은 갈색 머리에 같은 빛깔의 눈동자....

 

"다 됐습니다. 한 동안은 그 쪽으로 음식물을 씹지 마세요. 양치하십시오."

 

나는 그의 얼굴을 더 볼 수 없는 게 못내 아쉬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허전한 마음으로 진료 체어를 내려왔다. 점심 시간에 잠깐 나온

 

거였기 때문에 발걸음을 재촉해 회사로 돌아온 나는 화장실에 들렸다. 화장

 

을 고치려고 콤팩트를 꺼내 거울 앞에 선 순간 오른 쪽 귀에서만 큐빅 박힌

 

금 귀걸이가 반짝인다는 걸 깨달았다.

 

"빌어먹을...."

 

그리 비싼 귀걸이가 아니었음에도 나는 동민 씨 때문이었는 지 너무 서글

 

펐다. 잠시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얼굴을 들고 화장을 고쳤다. 아마도 진료

 

를 받을 때 체어에서 잃어버린 모양이었다. 오른 쪽 귀에서도 귀걸이를 뺀

 

후 사무실로 돌아오는 복도에서 였다. 어떤 남자가 벽에 기대어 있다가 나를

 

보자 싱긋 웃었다.

 

"여긴 어떻게...."

 

동민 씨였다. 나는 차마 말을 잇지 못하고 그저 그를 바라보고만 있었다.

 

그는 여전히 환한 미소를 지으며 주머니에서 반짝이는 무언가를 내밀었다.

 

"귀걸이를 놓고 가셨더라구요. 어, 그런데 두 쪽 다 잃어버리신 거였어요?

 

진료 실에는 한 쪽 밖에 없었는데...."

 

그 날 이후 우리는 연인이 되었다. 나중에 그의 말에 의하면 나를 처음 보

 

는 순간 이 여자다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숫기 없는 자신으로서는 말할 용

 

기가 나지 않아 머뭇거렸다고 한다. 나를 보내고 나서 귀걸이를 발견한 그는

 

정말 하늘이 내려준 기회라고 생각했단다. 그래서 얼른 진료 차트를 보고 회

 

사가 가까이 있다는 걸 안 그는 서둘러 찾아왔다고 했다.

 

"...준희 씨? 왜 대답이 없어요?"

 

나는 잠시 그의 목소리에 멍해 있어 그가 하는 말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

 

"아, 동민 씨... 죄송한데요, 다시 말씀해 주시겠어요?"

 

"제가 바쁜데 전화했었나 보죠? 오늘 저희 집에서 저녁 식사 같이 하는 거

 

어떠냐구요...."

 

3개월 가까이 사귀었지만 아직 그의 집에 가 본 적이 한 번도 없었기에 나

 

는 기대가 컸다. 퇴근하는 시간에 맞춰 데리러 오겠다는 그를 회사 정문에서

 

기다리고 있는 데 가슴이 정말 콩닥콩닥 뛰는 것이었다. 정문 윈도우에 비친

 

내 모습도 오늘따라 화장도 잘 된 거 같고, 예뻐 보였다.

 

"준희 씨, 많이 기다렸어요?"

 

동민 씨였다. 차창 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나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는 모습

 

이 오늘따라 더욱 멋있었다.

 

"아네요..."

 

나는 차에 오르며 그에게 활짝 웃어 보였다.

 

그의 아파트로 가는 중간 중간 그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평소에

 

도 유쾌한 사람이었지만 오늘은 유난히 즐거워 보였다. 그와 엘리베이터에

 

올라탄 나는 그가 긴장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약간 상기된 얼굴로 나를

 

바라보며 미소짓는 그를 보며 나는 정말 운이 좋다고 느꼈다. 그의 태도로

 

보아 어쩌면 오늘 내게 청혼하려는 건 아닐 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으니까....

 

"여기에요."

 

15층... 나와 같은 층수였다. 1502호라는 호수가 눈에 들어왔다.

 

"어머, 저는 1503호에요..."

 

나는 반갑게 말했다. 그는 주머니에서 열쇠를 꺼내며 말했다.

 

"그래요?"

 

그는 잔뜩 긴장한 채로 문을 열었다. 안은 불을 켜지 않아 어두웠다.

 

"어두워서 잘 안 보이네요...."

 

내가 현관에 발을 내 미는 순간 센서가 작동하며 현관 불이 켜졌다.

 

그 순간이었다.

 

"퍽....!!"

 

뭔가가 내 뒷통수를 내리쳤다고 느꼈을 때 이미 나의 몸은 앞으로 고꾸라

 

지고 있었다.

 

밝은 빛에 정신을 차려 보니 나는 거실에 눕혀져 있었다. 그러나 나의 손과

 

발은 꽁꽁 묶여 있고 입 마저 테이프로 봉해진 상태였다. 그리고 그런 나를

 

들여다보는 헝클어진 머리의 여자가 있었다. 검정 실크 원피스를 입은 그녀

 

는 아마도 나의 머리를 내려친 듯한 망치를 한 손에 쥐고는 빙그레 미소를

 

짓고 있었다. 잠시 후, 동민 씨가 뭔가를 든 채 내게로 다가왔다.

 

"긴장하지 말라구.... 혈관이 수축되서 바늘이 꺾이니까...."

 

그는 내 팔에 뭔가를 주사하고 있었다.

 

"우웅, 우웅...."

 

나는 바동거리며 어떻게든 피하려 했으나 소용없는 짓이었다. 그는 나의 팔

 

을 꽉 잡고 주사액을 밀어 넣으며 말했다.

 

"별 거 아냐, 이건 모르핀(morphine 마취, 진통제)일 뿐이야. 니가 그냥 맥

 

없이 끝나면 재미가 없거든...."

 

그는 소파로 가서 담배에 불을 붙였다. 늘 단정하던 그는 넥타이를 풀고 와

 

이셔츠 앞 자락을 연 채로 위스키 언더 락을 즐기기 시작했다. 아까의 그 헝

 

클어진 머리에 검정색의 긴 실크 원피스를 입은 여자가 다시 내 곁에 다가

 

오더니 들고 있던 망치로 나의 머리를 내리쳤다. 처음에는 못 박는 곳으로

 

시작하더니 나중에는 못을 뽑는 곳으로 후려갈겼다.

 

퍽....!

 

"...난 말이지.... 내 아내를 사랑해..."

 

퍽...!

 

"그런데 사랑하는 내 아내는 살인 중독(中毒)증 인가 봐...."

 

퍽...!

 

"그래서 너처럼 얼빠진 계집애들을 서너 달에 한 번씩은 구해다 줘야 해..."

 

퍽...!

 

"그래야 좀 잠잠하거든... 다행히 나도 이걸 보는 게 즐겁고..."

 

퍽....!!

 

나는 내 두개골(頭蓋骨)이 깨지고 박살나는 소리 중간중간에 그의 말을 들

 

어야 했다. 그러니 내가 들은 게 정확한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대충 무슨 소리인지 알아들었으니 제발 좀 닥쳐, 이 빌어먹을 자식....

 

그녀가 휘두른 망치에 눈 윗 부분의 이마가 터지면서 피가 눈가로 흘러들

 

었다. 나는 의식은 어렴풋이 남아 있지만 손가락 하나 꼼짝 못한 채 널부러

 

졌다. 그녀의 망치질이 멈추자, 그는 잔에 있던 위스키를 모두 입 안에 털어

 

넣고는 일어나서 김장할 때나 쓰는 커다란 비닐 봉투를 가지고 왔다. 그리고

 

나의 다리를 들어 그 안에 밀어 넣고는 몸통도 집어넣었다. 머리마저 비닐

 

안으로 쳐 넣어지자, 그는 테이프로 봉하기 시작했다.

 

그는 나를 번쩍 들더니 어깨에다 메고는 베란다로 나갔다. 거기에는 개조한

 

넓은 다용도실이 있었다. 그는 그 문을 열더니 나를 다용도 실에 내 던지고

 

거실로 돌아가 다시 위스키를 따르기 시작했다. 내가 숨을 쉬자 비닐 봉투는

 

허옇게 습기가 차기 시작했다. 나는 숨이 막히자, 어떻게든 몸을 움직여 보

 

려고 안간힘을 쓰다가 거실에서 들어오는 불빛으로 다용도실 안을 보고 말

 

았다. 그 안에는 나처럼 비닐 봉투에 든 여자들이 여럿 보였다. 내 앞의 여

 

자는 혀를 목까지 내민 채 처참히 죽어 있었다. 몸부림을 치던 나는 모든 걸

 

포기한 채 옆으로 쓰러지면서 생각했다.

 

...그래도 최소한 저 여자처럼 끔찍한 모습은 아닐 테니 난 역시 운(運)이

 

좋은 편이라고.....

 

 

행운(幸運)- 어느 운 좋은 여자 이야기....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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