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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생이 말하는 진짜 이야기(원본보존용..)

카이스트생j |2011.04.12 17:46
조회 3,465 |추천 29

---------------------------------------------------------------------------------------------안녕하세요 네티즌 여러분. 저는 카이스트를 07년도에 입학하여 학부를 4년 보내고 이제 막 11학번 석사가 된 학생입니다. 요즘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여러 안좋은 일들이 있는 상황에서 제 모교인 카이스트에서까지 안좋은 일들이 연달아 벌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정말로 안타깝고 눈물이 납니다. 
하지만 요즘 나오는 학교에 대한 여러 기사를 보다보니 너무 자극적이거나 과장되거나 사실을 왜곡하는 내용 때문에 기사를 보시는 여러 외부 분들께서 자칫 한쪽으로 치우친 생각만 가지게 되실까 두려웠고,
이에 대해 카이스트 학생으로서 그리고 제 개인의 자격으로서 들려드리고 싶은 이야기를 몇가지 적어 알려드리고 싶다는 생각에 글을 쓰겠다는 마음을 먹게 되었습니다.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먼저 간 네 명의 학우들과 어제 돌아가신 교수님에게 먼저 애도의 말씀을 전하며 시작하겠습니다. 
(앞으로 할 얘기 역시도 제 사견이 들어가 있을 수 있음을 염두에 두시고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하지만 최대한 객관적으로 쓰려 노력하겠으며 사견과 공적인 의견을 구분하려 노력하겠습니다. 스크롤의 압박이 있음을 인정하며...정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글솜씨가 없군요.. 피곤하신 분들은 읽지 않으셔도 할 말이 없겠습니다...)
현재 카이스트는 07년도부터 시작된 여러 개혁들이 진행되고 있는 중입니다. 차등등록금 지급제나 전체 영어강의 등 서남표 총장님의 파격적이고 굵직한 개혁들을 통해 분명 카이스트는 많이 변했습니다. 제가 입학한 07년도부터 이 개혁이 시작된지라 저는 그 이전이 어떠했는지 잘 모릅니다. 
다만 처음 새내기 때는 전혀 통보받지 못한체로 시작된 개혁에 마치 사기라도 당한 듯 화가 났었고 외고 출신인 저로서는 어려운 기본 이과 과목을 영어로 따라가려니 더욱 힘들었습니다. 제 주위의 많은 친구들도 이와 같은 상황에 힘들어했고 분노하기도 했으며 어떤 학우들은 직접 행동으로 자신의 의견을 표명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아는 한 누구도 자신의 현실을 외면하지는 않고 최대한 주어진 제도에 적응하려고 노력을 했습니다. 
저 또한 제가 선택한 학교이기에 한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과학도가 되겠다는 자부심을 갖고 학교를 사랑하려 하며 즐겁게 공부를 하였습니다. 성적이 뛰어나진 못했어도 언젠가는 좋아질 것을 굳게 믿었으며 새로운 것을 공부하는 것이 재밌었고 친구들과도 나름의 대학 생활을 즐기며 학부를 보냈습니다. 과학고나 영재고 출신의 친구들이 처음 1년간 앞서나가는 것을 보며,
일반고나 외고 출신인 나는 따라가기 힘들다며 간혹 푸념을 늘어놓기도 하고 열등감을 느끼기도 했지만 열심히 지내다 보니 어느순간 부터는 그런 불만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그 친구들은 지금과 같이 잘하기 이전에 제가 지금 하는 노력을 더 어린 나이에 힘들게 배웠고 그 과정을 거쳤기에 그렇게 잘 할 자격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1학년 때의 낮은 성적 때문에 등록금 차등 지급제 때문에 장학금도 짤려봤지만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더 열심히 공부를 하였고 그 후로는 미미하나마 성적을 계속 올려가며 마지막 졸업까지 무사히 하였습니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어떤 상황에 있던지 자신의 선택과 가치관이 중요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등록금으로 압박을 하는 것이 어떤 면에서는 긍정적인 면이 있다는 것도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다만 졸업후 대학원생이 되어 돌아보니 아쉬운 것은 그 차등등록금 제도란 것 때문에 학부 생활을 더 많이 즐길수 있었던 것을 즐기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여기서 즐기지 못했다는 것은 학교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질좋은 강의와 행사 그리고 외부 경험을 해보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정재승 교수님의 경우 학부시절 당신께서 말씀하시길 그 당시 개설되던 모든 교양강의를 전부 수강하고 졸업을 하셨다고 하셨습니다. 지금같은 카이스트 상황에선 정말 자기관리를 잘하지 않는한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되는 일이지요.(물론 제가 생각하는 것보다 뛰어난 학우들이 많겠습니다만...) 아무튼 요점은 등록금 차등 지급제로 인해 부정적인 면도 있었고 긍정적인 면도 있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확실히 부정적인 면이 많은 것 때문에 여러 학우들이 이 차등지급제에 대해 대책을 논의하며 전면 폐지를 주장하는 학우들부터 에어백이 있는 경쟁 즉 전체 등록금의 크기를 800만원에서 너무 큰 부담이 되지 않는 수준으로 떨어뜨리고 학점의 기준도 3.0 혹은 3.3에서(제가 다닐 때는 3.3이었던 듯 한데 바뀌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어느정도 내려주는 방안을 주장하는 학우들까지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세금을 받고 공부를 하니 너희는 열심히 공부를 해야하고 못하는 녀석들은 돈을 내도 마땅하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여러분, 카이스트 학생들은 모두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많은 수의 학생들이 그 책임을 알고 있으며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 안에서의 경쟁이 상생하며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지금과 같은 경우 그 경쟁이 너무 과열되어 오히려 제대로 된 인재로 성장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 친구가 말하길 학기 초에 후배들이나 친구들이 "야 괜찮은 과목 없냐?"하여 어떤 과목을 추천해주면 "그 과목 교수님 학점은 잘주셔?" 하는 이 상황이 모든 것을 말해주지 않냐며 제게 물었습니다. 저 또한 그런 적이 아예 없다고 말할 수 없기에 참 가슴이 아팠습니다. 
영어강의의 경우도 처음에는 몇몇 교수님들도 익숙치 않으셔서 어려운 이론을 영어로 전달하기 어려워하셨지만 차츰 강의의 질이 좋아졌으며 저희도 그 영어 강의에 익숙해졌고 어디 외국에 나가서도 강의를 들을때 영어강의에 대해 이질감이나 생소함을 느끼지는 않겠다는 자신감을 얻기도 하였습니다. 물론 어려운 내용을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측면에서 보면 영어강의가 좋지 않았지만 모든 제도에서 그렇 듯 장단점은 어쩔 수 없이 공존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서남표 총장님께서도 말씀하시듯 이런 영어강의와 같은 제도로 인해 카이스트가 세계적인 대학으로 발돋움 하는 것에 일조를 했다는 "사실"은 절대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부작용을 제외하고 객관적으로 얘기해보면 지금 제가 얘기하고 있는 의견은 비단 저 개인의 생각만이 아니라 카이스트의 많은 학우들도 공감하고 있는 점이라 생각됩니다. 
카이스트 학우들은 국민의 세금을 받아서 공부하는 것을 감사히 여기며 절대 마냥 놀 생각만을 하거나 저희에게 주어진 혜택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공부가 힘들다며 친구들에게 서로 투덜거리기도 하지만 기사들에서 나오듯 매번 불평 불만에 가득차 있거나 일반고 학생들은 수업을 따라가지 못해 왕따를 당하고 있지 않습니다. 모두들 주어진 상황에서 나름의 신념을 가지고 더 잘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 절대 안타까운 선택을 한 네 명의 학우들이 현실을 도피하려 했다거나 적응하려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의미의 글이 아님을 다시 밝힙니다. 그들은 분명 자신만의 이유가 있었고 그 이유가 남들이 볼 때는 어떨지 몰라도 자신에게는 큰 짐이었기에 진정 최후의 막다른 선택으로 어쩔 수 없이 그 길을 택했다고 생각합니다. 
저 자신도 우울증을 겪어보지 못한 상황에, 아니 겪어보았더라도 감히 함부로 그 상황을 이해하겠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안 좋은 일들을 이용하여 제대로 상황을 알지도 못하면서 기사를 쓰는 기자들을 보면 분통이 터질 따름입니다. 
분명 서남표 총장님의 정책이 고인이 되신 분들의 상황에 일조를 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절대로 그 것이 그 분들이 자살을 선택한 이유의 모든 것을 설명한다고 말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그렇게 매도하는 것은 그 분들을 모욕하는 것이라 저는 생각합니다. 많은 카이스트 학우들도 두 사건을 같이 봄과 동시에 다르게 볼 줄도 알아야 함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서남표 총장님의 사퇴를 여러 사람이 주장하고 있는데 이 것에 대해서도 학내에서 많은 의견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저 그리고 많은 학생들은 서남표 총장이 책임을 져야하는 것은 맞으나 사퇴를 하는 것은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질 지언정 그저 모든 것을 버려두고 사퇴를 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새로운 총장이 선출된다고 하여 현재 상황을 이해하고 학생들과의 대화가 잘 되리라는 보장이 없을뿐더러 그 과정 사이에서 일어날 시간적 물질적 소요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관점에서 이 사건들을 본다면 이 문제들이 비단 카이스트만의 문제가 아님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사실 한국 교육의 전반적인 병폐들이 카이스트에서 크게 터진 것이라 생각합니다. 중학교 때부터 계속 되온 경쟁의 정점에서 고등학교를 거치고 다시 그 경쟁에 이겨 카이스트에 온 사람들이 더욱 힘든 경쟁을 하는 가운데 이런 일이 생겼다는 점을 여러분이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는 우리 교육의 현실이 진정한 인재 창의적인 인재를 배출하는 것에는 좋지 못하다는 것을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한 예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여러분, 현재 대두되고 있는 영어강의와 차등등록금제 외에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하는 연차초과자에 대한 제제나 대학원생의 환경 처우에 대한 것은 혹시 아시는지요? 연차초과자 제제란 4년내에 졸업을 못할 시 혹은 대학원생이 석사를 2년 내에 박사를 4년내에 졸업을 못할 시 받게 되는 제제입니다. 등록금을 모두 내야하는 것은 물론 기숙사를 배정받지 못하여 밖에서 원룸을 구하여 거주해야하는 제제입니다. 차등등록금이라는 제도 밑에 4년 내에 졸업을 해야하며 재수강은 4년동안 단 3번만 가능한 카이스트 학부생과 연차초과 제제에 나이는 있어 부모님께 손벌리기는 어렵고 인건비는 먼 옛날부터 동결된 상황에서 09년에 갑자기 생긴 기성회비 100만원을 매학기 내야하는 대학원생...탈출구가 없이 꽉꽉 막아놓은 이런 상황을 여러분은 아시는 지요. 영어강의와 차등등록금 제도의 자극적인 기사들 아래 이런 다른 문제들은 조용히 묻히고 있습니다. 여러분 만이라도 다양한 문제들이 더 있을 수 있음을 알아주시길 기대합니다.
네티즌 여러분 제 글이 정말 두서없음을 스스로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얘기하는 본질에 대해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기자들의 단순한 언론플레이에 자극적인 글의 배출에 여러분이 흔들리시면 안됩니다. 카이스트는 그동안 좋은 대학이었고 지금도 좋은 대학이며 그 속의 대다수의 학생들은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많은 의견들이 분분하고 과장된 기사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스스로의 주관과 객관적인 관점을 동시에 유지하시는 것이 힘드시겠지만 그래도 노력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적어도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들만이라도 저희의 상황을 알고 무조건적인 비판이나 편향된 시각을 갖지 않으시길 바라며 이렇게 난잡한 글을 마치겠습니다.
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수29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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