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0대 후반의 평범한 여자입니다.
저에게는 가끔은 이기적이지만 속마음은 누구보다 넓고 깊은 , 늘 존경하게되는 사랑스러운 남자친구가 있습니다.
기쁜 순간도 많았지만, 이 남자가 대체 날 좋아하긴 하는거야? 하는 순간들이 너무도 많아서 어제밤 까지만 해도 헤어져야겠다.. 마음 먹게 만든 나쁜 남자입니다. ㅜㅜ
늦은 밤, 같이 술먹고 택시타고 가다가 나는 우리집 앞 버스정류장에 내려놓고 고~대로 그 택시타고 슝!!가버리기
마음을 듬뿍 담은 메일이나 문자 등등 ,, 답장 없어서 보채면 , 보챌수록 더 도망가고 싶다고 말하기
크리스마스날 크리스 마스 카드 한장 달랑 주기
술 먹으면 연락두절되기
내가 늦은밤까지 회식하거나 술 먹어도 아무 걱정없이 꿈나라 여행하기 ㅠㅠ
내가 서운한 일로 투정부리면 같이 화내기..ㅠㅠ
퇴근 후 종일 연락 없어서 서운해 하면 늘 연락이 닿아있길 바라냐며 다른 여자랑 다를게 없다는 투로 마음에 못박기 ㅠㅠ
구정 명절때 나와 보낼 단 몇시간도 남겨두지 않고 내내 고향에 내려가있기 ㅠㅠ(명절때 얼굴보기 더 힘들었어요..)
안아주고 싶다고, 집에서 데이트하자고 해서 집에서 맛난 볶음밥 해서 같이먹고 티비 보는데 안아주기는 커녕 쿨쿨 잠들기 ㅠㅠㅠㅠㅠㅠ
영원히 지켜준다는 말은 아직은 못하겠다며 빡빡 우겨서 깊은 상처받게 하기 ㅠㅠ
결정적으로 엊그제..ㅠㅠ
경상도 남자 아니랠까봐, 평소에 오빠가 분위기 잡고 뽀뽀나 안아주기 뭐 이런걸 잘 안해주더라구요 ㅠㅠ
날짜를 헤아려보니 키스한지도 6개월째... 너무 서운해서 이런저런 얘기 하다가 이런 얘기하는 내가 비참하고 자존심이 너무 상해서 오빠 손 뿌리치고 처음으로 많이 화내면서 집에 와버렸습니다.
오빠가 너무 놀랐는지 전화해서 정말 처음으로,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잘못했다고, 잘하겠다고 이제 많이 안아주고 표현하겠다고, 나 없이 못산다고 풀 죽은 목소리로 말하는 통에 그만 화가 풀려버려서 그냥 알겠다고 괜찮다고 넘어가버렸네요^^;그리고 뿌리칠때 그 울것같은 표정에 마음도 많이 아팠구요 ㅠㅠ
게다가 내가 도망가버릴까봐 너무 걱정 됐다고 하더라구요..밤 새 움츠리고 잤다고 ㅠㅠ
처음으로 나 없이 못산다는 말에 많이 기뻤어요 사실 ^^;자존심 엄청 센 사람이라 저런말 할 줄 몰랐어요..
그래서 다음날 저녁, 퇴근 후 적어도 찾아와서 얼굴은 못봐도 통화로라도 다정하게 대화라도 할줄 알았더니 글쎄 친한 친구랑 술마시러 나간다며 한마디 딸랑 하네요 ㅜㅜ(평소에 술자리 엄청 싫어하는 오빠예요.., 잘 못마셔서 술자리에서 늘 혼자 잠들다가 집에가요;;) 내가 처음으로 화냈고, 잘한다고 말해주길래 조금은 더 신경써줄줄 알았는데 ㅠㅠ 눈물이 핑-*
알겠다고 하고,, 한시간 뒤 문자 보냈어요
-나때문에 아직 속상해서 술 마시러 나가는 거예요?
한시간 뒤 읽더니 답장 없네요 (카톡이라 읽으면 표가 나요 ㅠㅠ)
또 한시간 뒤
- 답장이 없네... 나 먼저 잘께요..
또 한시간뒤 읽더니 답장 없어요 ㅠㅠ
너무너무 화가 나더라구요,
정말 평소에 이랬으면 우리오빠 원래 술자리에서 잠드니까 이해했을텐데,
내가 처음으로 화내고, 더군다나 정말 잘 하겠다고 한지 24시간도 안지나서...
휴,,
포기가 되더라구요.....
밤잠을 설치며 겨우 잠들고 아침에 문자보니
- 어제 집에와서 쓰러졌어..
미안하단 말 하나없이 너무 원망스럽더라구요
그래서
- 오빤 두번이나 내 문자에 답장 없었어요. 정말 너무하네요
보냈더니
답장이 오네요
- 미안.. 문자를 늦게 확인했고., 먼저 잔다고 해서 집에가서 답장 주려고 했는데 쓰려졌어.. 미안미안
홧김에 문자에 대답 안했습니다..
그랬더니 하루 종~~~~~~~~~~~~~일 연락하나 없는 이 무심한 우리오빠.
아마도 내가 답장을 안해서 기분이 몹시 좋지 않았나봐요..!!
하루종일 마음이 얼얼 하더라구요.
마지막 끈이 마음속에서 톡 하고 끊어진 소리 ㅠㅠ
여자친구가 이렇게 토라지면 한번쯤은 전화라도 해주지!!!못났어!!
온 종일 헤어져야하나 ㅠㅠ
헤어지자. 그리고 미련갖지 말자 !!
온종일 서운하고 눈물났던 일들만 생각했어요..
내 마음이 흔들~흔들~ 하더라구요 ㅠㅠ
그런데.. 지난 시간을 생각해봤어요..
귀찮은 기색없이 일주일에 두번씩 꼭꼭 퇴근시켜주던 고마운 모습
주말마다 놀러다니던 초록 들판이랑 파란 물가.
집에 도착하면 손 마주잡아주며 불러주던 노래들..
친한 초등학교 친구, 고등학교 대학교 친구 , 친형, 형수님 앞에서 내 여자친구라고 당당히 손잡아주던 사랑스럽고 듬직한 모습
내동생 불러서 동생이 가고싶어하던 레스토랑에 가서 맛난 음식 사주던 모습
여자친구가 예뻐서 여자친구 친구들도 맛난거 사주고 싶다던 다정한 모습
저 멀리 서있어서 반가와서 뛰어가며 두팔 벌려서 웃으며 기다리던 모습
화이트 데이라며 예고없이 백화점에 끌고가서 선물해준 등산화,,등산바지..
힘들었을때 건네준 쪽지 한장.,.
생일에 처음으로 받은 정성어린 편지..직접 만들어준 케이크, 선물해준 세상에서 하나뿐인 목걸이...
오빠 집 냉장고에 온통 도배되어 있는 내 사진들이랑 쪽지들....
마이너스가 이제 플러스가 됐다며 기뻐하며 보내준 통장내역 엑셀 파일..^^;;
처음 손잡던 날 그 두근거림이랑 처음 뽀뽀했던 공원
그리고 처음으로 키스했던 놀이터
처음 고백받던 날 조수석에 앉아있던 곰돌이 인형과 장미꽃..
전화하면 들려오는 세상에서 제일 다정한 목소리....
내가 제일 사랑하는 손..
웃으면 사라지는 조그맣고 귀여운 눈이랑
세상에서 젤 잘생긴 코...
너무너무 듬직하고 단단한 어깨
제일 귀여운 종아리.
내 인생에서 너무너무 소중해져버린....
이제 다니 영영 못 볼꺼라고 생각해보니까
식은땀이 나고 가슴이 쾅쾅 거리더라구요.....
그래서 생각했어요,..
아.
이사람 그냥 내 짝꿍이구나.. 헤어지면 정말 영원히 후회하겠구나...
가끔 너무너무 미워도 내 오빠구나..무슨일이 있어도 지켜내야겠구나,,
앞으로 닥칠 기쁨도 슬픔도 함께 해야겠구나.. 난생처음 다짐했어요 ..
10시에 집에 가는길. 에잇, 자존심이 밥먹여주나!
슈퍼에 들려서 오빠가 좋아하는, 먹고 싶다던 사과 한 봉다리 샀습니다^^
지금쯤 얼마나 오빠 속이 복잡할까요? 생각해보니 또 미안해지더라구요..우리오빠 기죽어 있을까봐 걱정 ㅠㅠ
집 창문 너머를 보니 깜깜하니 벌써 잠 들 준비를 하는것 같았어요(오빠는 항상 엄청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요 ㅠㅠ 신기해,,)
사과 한 봉다리에 내 마음 꼭 꼭 눌러담에
조심조심 대문 앞에 놓고
띵똥!
눌렀습니다.
그러자 네~~~ 하던 내가 그토록 듣고싶던 목소리가 들리더라구요..
후다다닥 도망나왔어요 ^^
숨가쁘게 버스에 타고 보니 고 새 오빠한테 전화가 와 있더라구요. 뛰느라 못 받았는데..에이 ㅠㅠ
그리고
-♥
오빠한테서 귀여운 하트 문자가 왔어요 ^^
나도 똑같이 하트 문자 하나 보내고 집에 도착했어요..!!!
하트 문자 하나에 마음이 사르르 ~~
우리 오빠 그 새 다시 잠들었나봐요 ^^
오늘 밤은 우리 오빠 두 다리 쭉! 펴고 마음 놓고 잠들 수 있겠죠?
아직은 서로 맞춰나가야 할 부분이 너무너무 많지만
내 허벅지에 누워있을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내가 음식을 맛있게 먹는게 너무도 행복하다는 우리 오빠 옆에서
오래오래 짝꿍하고 싶어요...^_^
오빠.
내가 가끔 오빠 속상하게 토라지고
더 예뻐해달라고 보채서 귀찮게 하지만,
나도 알아요.
오빠가 표현하는것 보다 훨씬 넓고 깊은 마음이 있다는거..
누구보다 내가 믿고 잘 알아요.
오늘 오빠를 영영 못 볼 생각 하니까 너무 아득해서,
너무너무 아득해서 일이 손에 잡히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나 생각했어요.
내가 오빠 마음 더 헤아릴께요
그리고 잘할께요 ^_^노력할께요!
앞으로도 나 많이 예뻐해주세요!!
그리고 오빠 말에 똑바로 대답 못했는데..
나도 이제 오빠 없이는 못살것 같아요.. ^_^..
바보같은 우리오빠.
세상에서 제일 똑똑하고 성실한, 내가 존경하는 우리오빠
앞으로도 서로 미워할일, 힘들일 많이많이 기다리고 있겠죠?
하지만 그 산들 다 넘어가면 우리 정말 사랑할 날이 올것같은 예감이 들어요 ^ㅁ^
서로 이해 못하고, 미워져도 서로 도닥이면서
이 많은 언덕들 두손 놓지말고 다 넘어 버려요 !!!
지금 이 순간.
너무너무 보고싶어,
내마음도 모르고.. 바부....
잘자요 ^3^ 안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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