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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리 아고라 박물관에 가다

김배중 |2011.05.10 18:38
조회 1,200 |추천 1

 

 

   아고라(AGORA- 고대 그리스의 광장) 박물관은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의 교수로 재직 중이신 신명순 교수님께서 2005년 5월 5일 개관한 정치/우표 박물관으로, 헤이리 예술마을 안에 위치하고 있는 박물관이다. 지하철 합정역에서 2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버스정거장이 있는데, 아고라 박물관의 여정은 이곳에서부터 시작이 된다. 여기서 출발하는 2200번 광역버스(같은 장소에서 200번 버스를 타고 가도 아고라 박물관에 갈 수 있지만 2시간씩이나 걸린다고 절대 200번 버스의 유혹에 넘어가지 말라고 교수님께서는 당부하신다.)를 타고 40~45분 정도 가서 ‘법흥3리’ 정거장에서 내려 30m정도 내려가면 “헤이리 Gate 9”라고 쓴 빨간 기둥을 볼 수 있다 그 입구를 따라 내려가면 세 번째에 하얀 건물이 보이는데, 이곳이 바로 아고라(AGORA) 정치 박물관이다. 이날은 금촌사거리 정류장에서 금촌역 방향으로 가는 900번 경기 버스를 타고 30여분을 걸려서 왔다. 마찬가지로 '법흥 3리' 정류장에서 내리면 된다.

 

<아고라 박물관 가는길, 아고라 박물관 전경>

 

박물관은 총 3층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층에는 세계 정치관, 2층에는 한국 정치관, 3층에는 우표 및 압화(壓花) 전시관이 있다. 전시된 자료는 정치관련 기념품이 약 2,000여 점, 우표가 8,000여 장으로 매우 방대한 분량이다. 건물 입구를 들어서면 현재 미국 대통령인 오바마 대통령의 입간판이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박물관을 관람하면서 인상에 남았던 몇몇의 전시물에 대해서 소개하도록 하겠다.

 

 

 

□ 1층 세계정치관

 

 

이곳에는 세계 각국의 정치 포스터, 투표 용지, 투표 기구 및 각종 기념품이 전시되어 있다. 미국 및 북중미 및 남미의 국가들, 중동, 아프리카의 국가들, 그리고 동남아시아 및 이웃 나라 중국 일본 등의 정치에 관련된 많은 자료가 전시되어 있다.

 

인상깊었던 몇몇의 전시물에 대해서 소개하겠다.

 

○ 구소련 – 고르바초프 ‘조국없는 반항(Rebel without a country)’

 

 

 

제임스 딘의 영화 ‘이유 없는 반항’을 패러디하여 고르바초프를 희화화시킨 포스터이다. 고르바초프의 글라스노스트, 페레스트로이카 정책으로 사회주의가 붕괴되면서 소련은 강대국의 대열에서 이탈하게 되었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구소련의 주민들이 거머쥐게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국제적으로 고르바초프는 노벨평화상을 수상하는 등 명망있는 정치인으로 평가받지만, 국내적으로는 소련에서 가장 인기 없는 정치지도자로 평가받는다.

 

○ 로버트 케네디 포스터

 

 

 존 F. 케네디의 동생으로 1968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 출마시의 모습. 6월 5일 캘리포니아 주 예비선거에서 승리를 거둔 직후에 암살당하였다.

 

○ 칠레의 대통령들

    

 

   왼쪽 사진은 칠레의 살바도르 아옌데이다. 1970년 사회주의자로는 최초로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1973년 오른쪽에 사진이 있는 피노체트 장군 주도의 쿠테타가 일어났고 여기에 저항하다 사망하였다. 두 인물의 사진 사이에는 마치 현재까지 서로의 앙금이 풀리지 않은 듯 액자가 가로막고 있다.

 

○ 아르헨티나의 페론대통령 부부

 

이사벨 페론(좌)과 후안 페론(우). 이사벨 페론은 술집의 댄서에서 후안 페론을 만나 1974년 세계 최초의 여성대통령에까지 오른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인물이다. 남편 후안 페론은 ‘포퓰리즘’의 대명사이기도 하다.

 

○ 테오도어 루즈벨트를 상징하는 곰

 

미국의 제 26대 대통령이었던 테오도어 루즈벨트는 ‘사냥광’이었다고 한다. 어느 날은 사냥을 나가서 곰을 발견하였는데, 특별한 이유도 없이 총을 쏘지 하지 않았다고 한다. '테티(루즈벨트 대통령의 애칭)가 곰을 쏘지 않았다는' 소식은 금세 퍼졌고, 이후부터 곰은 루즈벨트를 상징하는 동물이 되었고, '테티베어'라는 브랜드도 탄생하게 되었다고 한다.

 

○ Register! Vote!

 

우리나라의 선거와는 다르게 미국은 본인이 직접 가서 선거 신고를 하여야 한다고 한다. 이때문에 투표율이 매우 낮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굳이 가서 등록을 하지 않아도 특정 나이 이상이 되면 자동으로 선거를 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투표율이 낮은데, 가서 내가 선거 대상임을 등록해야 한다니… 이 때문에 선거철만 되면 이런 포스터가 항상 등장한다고 한다.

 

○ 공화당 선거 자명종

  

 

   공화당에서 선거운동 때 만든 자명종인데, ‘일어나서 공화당에 투표하라!’라는 문구가 이색적이다.

 

○ 클린턴 대통령을 조롱하는 인형

    

 

   미국의 제 42대 대통령이었던 빌 클린턴의 인형이다. 가운데 부분에 코르크 마개가 꽂혀있는 것이 눈에 띈다. 이는 대통령으로 재직 중일 때에 터진 르윈스키와의 스캔들이 터진 후에 클린턴을 희화화 하면서 만들어진 인형으로 가운데의 코르크 마개는 클린턴의 남성성을 상징한다.

 

○ 미국의 투표 방법

 

 

왼쪽에 보이는 칸막이는 우리나라의 ‘기표소’와도 같은 것이다. 이곳에 들어가면 책자가 있는데, 선거 시에는 대통령 선거뿐만 아니라 많은 선거가 중복적으로 치러질 수도 있다고 한다. 이에 각 선거 종류와 후보자의 이름이 적혀있는 책자가 있는 것이다. 책자 윗부분의 투표용지 고정 틀에 투표용지를 꽂고 책자를 하나하나 넘기면서 해당 후보 이름 옆에 있는 구멍을 핀으로 누르면(오른쪽 아래사진) 해당되는 투표용지의 해당부분에 구멍이 뚫려 나중에 집계를 할 수 있게끔 한다. 매우 획기적인 투표기구처럼 보이지만 용지의 구멍이 제대로 뚫리지 않아서 구멍이 제대로 뚫리지 않은 부분을 수작업으로 다시 집계를 하는 등 실제로 무척이나 집계 기간이 오래 걸렸다고 한다.

 

○ 일본의 정당 포스터

    

 

   자민당의 고이즈미 전 총리 아베 전 총리의 모습이 보인다. 아울러 권투장갑을 낀 공명당의 정치인의 모습도 매우 흥미롭다.

 

   ○ 세계 각국의 투표용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러시아, 일본, 아르헨티나, 남아공,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동티모르의 투표용지

   투표용지를 보면 각 나라의 성격을 어느 정도 엿볼 수 있다. 그정도로 다양한 투표용지들이 존재한다. 러시아의 투표용지에는 후보의 이름과 함께 후보자에 대한 간단한 약력이 소개되어 있다. 일본의 투표용지에는 공란에 후보자의 이름을 직접 적는데 이는 유권자들의 문맹률이 지극히 낮은 경우에만 가능한 일이다. 일본의 교육 수준을 엿볼 수 있다. 아르헨티나의 투표용지는 독특한데 투표용지 하나에 한명의 후보자만 적혀 있다. 유권자들은 투표시에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의 투표용지를 집어서 투표용지에 넣으면 된다. 아래의 투표용지들은 모두 컬러로 되어있고 후보자나 정당의 사진이 투표용지에 기재되어 있다. 이는 유권자들의 문맹률이 높기 때문에 글씨보다는 그림 등을 보고 투표를 하게끔 유도한 것이다. 올 컬러판의 투표용지는 비용이 많이 드는데, 이는 컬러 투표용지를 사용하는 국가들의 경제력으로는 사실 힘들다. 이에 따르는 비용은 UN등의 국제기구의 지원을 받는다.

 

   ○ 미국의 선거 포스터 Vs 독일의 선거 포스터

  

   <맨 위, 중간 왼쪽> 미국의 선거포스터는 크기에 관한 특별한 규제를 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포스터의 크기가 제각각이고 심지어 자동차 번호판에 맞는 선거 포스터가 존재하기도 한다. 반면 독일의 선거포스터는 크기에 관하여 규제를 하고 있고, 기독민주당, 사회민주당, 녹색당의 선거포스터가 크기가 동일함을 확인할 수 있다.

 

  ○ 전자투표기

  

   선거관리 위원회에서 홍보하기 위해서 설치해 놓은 것이다. 카드를 투입하면 터치스크린을 통해서 전자투표를 진행하게 된다. 전자투표 기술은 실제로 투표에 적용이 가능한 상태이며, 이를 사용하게 된다면 투표완료 이후에 바로 개표를 진행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각 정당에서 해킹 등에 의한 결과 조작의 위험성, 그리고 개표 과정에서 결과가 의심스러운 경우 검표를 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는 이유 등을 들어 실제로 전자투표 방식을 도입하고 있지는 않다.

 

 

 

 □ 2층 한국정치관

 

 

이곳에는 대한민국의 건국 이래 현재까지 선거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국내에 단 하나밖에 없는 1956년 대통령 선거 포스터,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선거포스터, 박정희 전 대통령의 쿠테타 전 서신 등 대한민국 건국 초기부터 지금까지 남겨져 왔던 한국 정치의 소중한 자산들이 다수 전시되어 있다.

 

인상깊었던 몇몇 전시물들에 대해서 소개하겠다.

 

○ 1956년 자유당 정/부통령 선거 포스터

 

 

대통령 후보로 나선 이승만과 부통령 후보로 나선 이기붕의 포스터이다. 현재 우리나라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포스터라고 한다. 성을 ‘리’씨라고 사용한 것이 흥미로운데, 당시 대부분 사람들이 현재처럼 ‘이’라는 성을 사용하였으나 유독 이 둘은 자신들은 남들과는 다른 고귀한 사람이라고 하여 이를 구분 짓기 위해 성을 ‘리’라 표기하였다고 한다. 영문으로는 현재의 ‘Lee’ 대신 ‘Rhy’를 사용하였다고도 한다. 또한 눈에 띄는 것은 ‘올 컬러 포스터’라는 사실이다. 당시에는 종이 자체도 귀한 시절이었는데 지금의 기술력으로 봤을 때에는 매우 조잡하지만 당시로서는 매우 파격적인 포스터라고 한다. 당시 대통령이었던 이승만과 그 세력들이 얼마나 정권을 잡기 위해 돈을 많이 쏟아 부었는지, 그리고 그들이 얼마나 권력을 남용해 왔는지도 간접적으로 알 수 있었다.

 

○ 대한민국 초기의 선거홍보 전단

 

   1948년 제헌국회의원 선거 홍보물. 후보자를 홍보하는 선거전단이다. 후보자의 사진과 함께 기호가 아라비아 숫자가 아닌 막대기로 표시된 것이 특징이다. 이는 당시 숫자를 읽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었다. 당시 홍보전단은 종이로 만든 것인데, 종이가 귀하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아래의 전단에 나와있는 것과 같이, 선거 전단에 어린이가 그림연습을 하기도 했다.

 

 

○ 정치인들이 새해 선물로 돌렸던 달력

 

 

지금은 여기저기서 달력을 나누어 주고 핸드폰이나 컴퓨터에도 저장이 되어 있기 때문에 달력이 귀하지 않으나, 30~40여 년 전만 해도 달력은 매우 귀한 것이었다고 한다. 더군다나 달력의 한가운데 있는 절기가 표시되어 있는 ‘농력(農曆)’은 당시 농업이 주요 산업이었던 사회 분위기상 매우 중요하였다고 한다. 국회의원 등 정치인들은 새해가 되면 자신의 기반 지역에 이 달력을 돌렸는데, 정치인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던 당시 사람들은 달력을 통해서 자신의 지역구 의원의 얼굴을 맨날 보며 익숙해지고, 다음 선거 때에 익숙하기에 또 그 후보에게 투표를 하는 등 웃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고 한다. 반대로 정치인들에게 달력은 자신을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수단이었던 것 같다.

 

○ 박정희 전 대통령의 서신

  

   1961년 5월 16일 새벽 군부 쿠테타 직전 박정희 소장이 장도영 참모총장에게 보낸 친필 편지로 박물관에 소장하고 있는 것은 원본소장자가 두개의 사본을 제작한 것 중 하나이다. 박정희 당시 소장의 절박한 심정이 잘 묻어나오고 있다. 

 

○ 17대 대통령 선거 포스터

    

 

왼쪽부터 정동영 당시 대통합민주신당(現 민주당) 후보, 이명박(現 17대 대통령) 한나라당 후보, 그리고 경제공화당 허경영 후보 포스터이다.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가 11,492,389표(48.7%)를 득표하여 2위였던 정동영 후보(6,174,681표 득표, 26.1%)를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당시 기호 8번으로 출마한 허경영 후보는 96,756표(0.4%)를 득표하였다.

 

○ 옛날 투표용지

    

  

 

 

   지금은 기호 순서대로 1,2,3 번의 아라비아 숫자를 사용하지만 1950~60년 대에만 해도 문맹자의 비율이 높아서 기호를 ‘작대기’를 사용하였다고 한다. 특정 지역의 선거에서는 20여 명이 넘는 후보자가 출마하였다고 하는데 'ㅣ' 모양의 막대기를 30여 개를 넘게 사용하여 후보의 기호를 표시하였다고 한다(아래 사진 참조). 현재에도 이라크 등 선거를 치른 국가에서 국민 중 문맹자의 비율이 높아서 문자 대신에 정당의 상징이나 후보자의 얼굴 사진을 투표용지에 새겨 투표를 치른다고 하는데(이 투표용지는 세계정치관에도 소개되어 있다.), 문맹자가 높은 환경에서는 예나 지금이나 시각적인 요소를 사용하는 방법들이 효율적인 것 같다.

 

 

□ 3층 압화전시관 / 우표전시관

 

 

아고라 박물관의 3층에는 압화(壓花) 및 세계의 우표 전시관이 있다. 1층 2층에서 정치에 관한 자료들을 보았다면 이곳에는 정치적인 요소를 털어내고 부담 없이 각종 압화나 세계의 우표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압화는 식물 등을 눌러붙여 만든 그림을 가리키는 것으로 교수님의 사모님께서 직접 만드신 압화 예술품들을 전시해 놓았다. 우표는 세계 각국의 기념 우표들을 모아놓은 것으로 특정 인물이나 영화배우들의 우표라든지, 만화 캐릭터의 우표 등 세계 각국에서 물 건너온 우표들을 원 없이 감상할 수 있다.

 

 

 

□    아고라 박물관 총평

 

우리가 생각하는 박물관이라고 하면 신석기 시대에서부터 현재까지 이어져 오는 순차적으로 나열된 역사박물관 등이 우리에게 매우 익숙하다. 그러나 이곳 아고라에는 순차적인 역사의 기록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정치'라는 테마에 관한 방대한 자료들이 관람객들을 압도하고 있으며, 그런 방대한 자료들은 이를 통해 각 국의 정치문화나 정치와 관련된 세계 시민들의 생활이나 생각 등을 읽을 수 있게끔 해준다. 한사람의 개인이 꾸민 박물관이라이라기에는 자료가 무척 방대하다. 그렇기 때문에 교수님의 엄청난 열정을 확인할 수 있었고 그런 방대한 자료를 한 곳에 담기에 오히려 공간이 협소해 보일 정도였다. 이런 방대한 자료 하나 하나를 관장이신 교수님의 설명을 듣다보면 그런 자료들이 이곳에 왜 있는지를 납득하게끔 해준다. 앞으로 교수님이 은퇴하신 뒤에도 애정을 갖고 관리할 예정이신데,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1년 후 그리고 몇년 뒤가 다를 말그대로 살아있는 박물관이다. 근래에 파주 아울렛이 개관되고나서부터 유동인구가 늘어나기 시작했는데, 아울렛에서 방대한 양의 의류를 감상하였다면 돌아오는 길에는 아고라 정치박물관에 들러 방대한 양의 정치기념품들을 감상해보길 바란다.

 

 

*    아고라 박물관 정보

 

입장료: 성인 3,000원   대학생 2,000원  초중고생 1,000원

운영시간 :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아고라 대표 전화 031- 957-5051

홈페이지: www.agora500.co.kr

                  www.정치박물관.com

                  www.우표박물관.com

 

 

 

 

 

<2층으로 올라가는 길..세계 최초의 백인 사회에서 탄생한 흑인 대통령이었던 남아공의 만델라 대통령의 얼굴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

 

 

글& 사진: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4학년 김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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