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판을 써보는 것이 처음인데 첫 개시가 엽호판이네요.![]()
여기서 이런저런 무서운 글들을 보고 있자니 제가 겪고 들은 실화들도 꽤나 무서운 것들이 많은 데 싶어서...
그 중에서도 우리 어머니가 어릴적 자란 시골에서 겪은 일들이 굉장히 미스테리하고 은근 소름 쫘자작! ![]()
몇가지 들려드릴까 해요. 무서운거 좋아하시는 톡커님들 관심 가져 주세요~
엄마가 저에게 들려주신 이야기니까 엄마 시점(그러니까 어린시절의 엄마)으로 쓸게요.
1. 외할아버지의 음주
나의 외할아버지(저한테는 증조 할아버지죠)는 술 드시는걸 굉장히 좋아하시는 분이셨어.
그때는 술을 드시기 위해 읍내까지 논 밭을 지나걸어 나가야 됐었는데, 물론 돌아올때도 그 먼길을 술이
잔뜩 취한 채로 비틀대며 돌아와야만 했었지.
매번 귀찮지도 않으신지 그렇게 술을 하루걸러 하루로 드시고 오시더라. 이건 외할아버지한테 들은 이야
기인데 흔한 옛날 이야기를 할아버지가 자기 경험인양 말하신건지 아니면 술이 취해서 착각하신건지 그것
도 아니면 정말 할아버지께서 직접 겪으신 실제 경험인지는 모르겠지만 무섭긴 하더라.
그 일이 있었던 날이야. 그날도 외할아버지는 먼길을 걸어 읍내에서 친구분들과 술을 드시고는 만취한 상
태로 다시 집으로 돌아오기 위해 논 밭을 지나고 계셨어.
비틀비틀... 눈 앞은 빙글빙글.
그때였어.
외할아버지 앞을 막은 검은 그림자가 나타난건. 할아버지는 빙글빙글 도는 눈알을 간신히 추스리며
그 그림자를 아래에서 부터 천천히 위로 올려다 보셨데.
남자였데. 그런데 좀 이상했데. 상투를 틀고 사극에 나오는 옛날 삼베옷을 입은 젊은 남자가 할아버지를
뚫어지게 처다보며 서있더래.
할아버지는 여의치 않고 그 남자를 무시하며 지나치려 하는데..
" 저기 영감님."
그남자가 할아버지를 불러 세우더래.
'어디 젊은놈이 어른 가시는데..' 싶어진 외할아버지가 띠껍게 그 남자를 처다보자 그 남자가
" 저랑 씨름 한판 하시죠. 보아하니 체격도 우람하신데."
라고 하더래. 우리 외할아버지가 승부욕이 강하신 분이긴 하신데 그래도 지금은 음주를 하셨잖아 게다가
집에 빨리 가야하기도 하고. 그래서 거절을 하셨데. 뜬금없이 오밤중에 무슨 씨름이냐고...
그래도 그남자가 막무가내로 씨름을 하자고 조르더래. 할아버지가 벌컥 화를 내셨데.
어른 놀리지 말고 비켜서라고. 그러자 그 남자가 하는 말이
"저랑 씨름 안하시면 집에 못가십니다. 안 보내드립니다."
라고 하더라는 거야. 할아버지가 순간적으로 너무 열이 차서
"오냐! 너 이놈. 너 내가 이기면 이자리에서 무릎 꿇고 싹싹 빌게 만들어 줄테다."
라고 소리치시며 그 남자의 허리부분을 양손으로 잡았데.
그 남자도 만족한듯 씩- 웃으며 '그러시지요.' 라고 하며
할아버지의 허리를 잡더래. 그렇게 오밤중에 때아닌 씨름한판이 시작됐는데 둘다 막상막하였데. 이쪽으로
도 저쪽으로도 넘어갈 기미가 보이지 않았데. 우리 할아버지야 워낙 체구가 좋으신 분이라 그렇다 쳐도 그
남자 역시 굉장히 기술이 좋은지 할아버지께서 아무리 힘을 줘도 넘어가지 않더래. 그렇게 날이 새도록 서
로 넘기지도 넘어가지도 못한채 실랑이를 하고 있었는데 해가 뜰 즈음 되자 저 앞에서 소를 끌고 오는 사
람이 있는지 워낭소리가 들려오더래.
할아버지한테는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였지. 이 젊은 놈 넘어뜨려서 사과를 받아야 했거든. 그래서 거기만
죽자 사자 매달리고 있는데. 소 끌고 오던 사람이 할아버지를 부르더래.
"어이~ XX이~ 자네 뭐하는가?"
하고.
할아버지는 '아 말걸지마!' 라고 소리지르고 계속 힘을 주고있는데. 소 끌던 그 사람이 소리치며 달려와서
는 할아버지와 그 남자를 떼어놓더래.
"자네 미쳤나!? 지금 뭐하는거야 이 땀 좀보게."
"자네야 말로 뭐하는거야!! 한창 씨름중인데! 내가 거의 이기고 있었다고!"
"씨름? ....... 이거랑?"
그 사람 손에 들린 것은 긴 장대 싸리빗자루였데.
외할아버지는 밤새 싸리빗자루와 씨름을 하신거지. 그 옛날 시골이라 지금은 거의 잊혀진 귀신, 도깨비에
홀리셨던거야.
이게 정말 할아버지가 밤새 겪으신 일이 맞는건지 아니면 날 밝아서 집에 들어오시자 버럭버럭 거리는 외
할머니의 잔소리를 피하기 위한 외할아버지의 거짓말인건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한건 정말 할아버지 옷이
푹 젖을 정도로 땀이 흥건했었다는거야..
그 싸리빗자루 도깨비는 단순히 장난으로 씨름을 걸었던걸까, 아니면 나쁜 도깨비였을까. 만약 나쁜 도깨
비였다면 우리 외할아버지가 그 씨름에 졌다면 어떻게 되시는 거였을까...
2. 외할아버지의 음주Ⅱ
외할아버지가 술을 자시고 오는 날이 많아서 이야기가 한개 더 있어.
이 날 역시도 만취하실때 까지 자시고는 집에 비틀비틀 걸어오시는데 너무 많이 자셔서 도저히 집까지 갈
엄두가 안나시더래.
그래서 그 논 밭이 양쪽으로 있는 좁은 길에 '에라 모르겠다~' 하시고는 철퍽 누워 주무셨데.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감도 오질 않는데 뭔가가 귀 옆에서 킁킁 거리는 느낌에 잠이 깨셨데.
눈을 살짝 떠보니 눈이 빠알간 여우가 할아버지 몸을 이곳 저곳 킁킁거리며 입을 갖다 댔다 떼었다 하고
있더라는 거야. 순간적으로 굉장히 놀라셨는데 다행히 미동은 하지 않으셨어. 할아버지 말씀이 이 여우가
보통 여우 같지가 않더래. 눈도 빨갛고 꼬리도 여러개로 보이셨데.
(물론 이 날도 거짓말이거나 술이 취하셔서 착각하신 것일수도 있지만.)
그래서 숨도 참고 몸도 경직된채로 눈감고 죽은척 하셨데. 여우가 한참 할아버지 몸 여기저기를 기웃기웃
거리더니 할아버지 얼굴 앞으로 와서는 빤히 바라보더래.
그 시선이 느껴졌데. 무척 불편하고 음산한 그 시선이.
할아버지께서 너무 긴장하신 탓에 그 순간 '뿡-' 하고 방귀를 끼고 말았데.
여우가.... 킁킁거리더래.
여우가.... 할아버지를 잠깐 더 바라보더니 가버리더래.
한참뒤 여우가 다 가버렸을 즈음 할아버지도 벌떡 일어나서 집으로 미친듯이 뛰어오셨어.
할아버지 말이 아마도 여우가 할아버지 방귀냄새를 맡고는 시체 썩는 냄새로 생각해서 가버린듯 하데.
정말 여우가 할아버지 얼굴을 바라보는게 느껴지던 그 순간은 억겁의 시간이 흐른듯이 길고 두려운 시간
이셨데. 다행이지 할아버지의 방귀가 아니였음 큰일 날뻔 하셨지.
첫 이야기는 가볍고 친근한 이야기를 다뤄봤어요.
실제로 저희 엄마에게 들은 이야기였고 들을때 그다지 무섭지는 않았지만 신비하고 미스테리 하더라구요.
두번째 이야기도 무섭다기 보다는 신기한 이야기인데 저는 듣다가 빵터짐....ㅋㅋㅋㅋㅋㅋ![]()
첫 이야기들을 가벼운걸로 쓰려고 하다보니 무서운 이야기는 하나도 안나오고 시간은 벌써ㅜㅜ
절대 여러편으로 쓸 생각이 아니였는데 졸려서 안되겠네요.. 일단 두개 먼저~ ![]()
킬링 타임이라도 되셨다면 빨간 버튼 좀 부탁드릴게요 히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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