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경리단길, 어떤가요?^^

백광호 |2011.05.17 21:10
조회 518 |추천 0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 2동 경리단길.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에서 남산터널로 향하다 우회전하면 하얏트 호텔까지 이어지는 다소 경사가 있는 길을 만날 수 있다. 행정상으로는 경리단길이 아니라 회나무길이지만 육군의 경리지원과 경리병과 업무 관리를 담당하는 육군 부대인 유군중앙경리단이 위치하는 까닭에 경리단길로 더 잘 알려졌다. 번잡스러워진 삼청동과 신사동 가로수길에 질린, 새로운 아지트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경리단 길을 추천한다.

이태원의 새로운 발견

 

지난 주말 오랜만에 산책이나 한번 해볼까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삼청동에 나갔다가 기겁을 했다. 날이 좀 풀리자 삼청동은 카메라를 맨 사람들과 손을 꼭 잡은 연인들로 그야말로 입추의 여지없이 붐볐다. 어느 정도였냐 하면 줄을 지어 삼청동길을 향해 올라오는 사람들과 내려가는 사람들로 인해 어깨를 부딪치며 걸어야 했고, 웬만큼 인기가 있는 카페나 레스토랑은 바깥까지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던 것. 최소한 주말에는 한적하고 고즈넉한 삼청동은 잊어줘야 할 것 같았다. 신사동 가로수길은 또 어떤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저녁에는 오가는 사람도 거의 없었고, 밤에는 가로등불만이 겨우 거리를 밝히던 그곳은 이제 메인 도로를 중심으로 빼곡하게 들어선 카페와 각종 가게들로 인해 삼청동 못지 않게 번잡스러워진 지 오래다. 잡지나 방송을 통해 소개된 좋은 곳이 워낙 많아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왕래가 잦아진 것.

 

 


다행스럽게 일명 '세로수길' 이라 불리는, 메인 도로에서 한두 블록 안으로 들어간 작은 골목길들은 여전히 호젓하고 좋긴 하다. 그렇다면 이태원은 어떤가?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과 보세 옷집, 혹은 게이 바와 새벽까지 불야성을 이루는 술집이 생각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해밀튼 호텔을 중심으로 하는 상업 지구를 조금만 벗어나면 삼청동이나 신사동 가로수길처럼 미끈하고 세련된 맛은 없지만 투박하고 독특한 매력을 간직한 경리단길을 만날 수 있다. 흥청망청하지도 않고 조금은 촌스러우면서 세련된 느낌이라고나 할까? 얼마 전부터 젊은 외국인들과 디자이너, 아티스트들이 경리단길 쪽으로 옮겨오면서 이 일대가 조금씩 활기를 찾기 시작했고, 독특한 카페나 레스토랑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투박함과 세련미가 공존하는 곳

 

최근에는 패션 디자이너 이보미의 숍이 가로수길에서 경리단길로 이전했는데, 이쪽에 스튜디오를 내기 위해 자리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 경리단길의 인기가 올라감에 따라 벌써부터 임대료가 오르고 있다는 후문이다. 경리단길은 여러로모 독특한 곳이다. 경리단길 초입에 들어서면 조그마한 재래시장을 만날 수 있는데, 시장 일대는 지방 소도시의 작은 읍내 같은 분위기(?)다. 정육점도 있고, 과일 좌판도 벌어져 있고, 호객하는 목소리도 높다. 또 ‘북경’ 반점, 후다닭 치킨, 바른 부동산, 남산김치찌개집, 부동산 중개소인 LA Realtor, 추억의 연탄구이집 등이 모여 있는 삶의 현장이기도 하다. 재래 시장쪽에서 하얏트 호텔을 따라 걸어 올라가다 보면 특색 있는 카페와 레스토랑이 하나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경리단길의 터줏대감에 해당하는 홈메이드 스타일 음식점 예환이나 스테이크가 유명한 비스테카, 중국 음식점 마오처럼 소문난 맛집을 비롯해 스페인 레스토랑 미 마드레, 디저트 카페 레이지수, 요리사 손지영의 핫토리 키친, 퓨전 일식 전문점 티즘, 태국 음식점 부다스밸리, 터키 음식점 이스탄불, 이탈리안 레스토랑 녹사, 캐주얼 카페 카페2 등 최근 1~2년 사이 문을 연 집도 10여 개에 달한다. 각 집마다 특색이 강하고 맛에 대한 자부심이 남다른 곳이 많기 때문에 어느 곳을 가도 실패할 확률이 적다. 묘한 것은 상당히 트렌디한 카페와 레스토랑이 즐비함에도 한껏 멋을 냈다는 느낌보다는 동네 맛집처럼 푸근하게 느껴진다는 점이다. 삶의 현장인 시장과 복덕방부터 트렌디한 레스토랑이 같은 길에 쪼르륵 늘어섰다는 점도 묘한 낭만과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남산 근처의 근사한 풍경은 덤

 


게다가 청담동이나 가로수길에 비하면 착한 가격에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어 더욱 즐겁다.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외국 음식점부터 고급 레스토랑까지 선택의 폭이 다양한 편. 이태원답게 외국인 요리사가 직접 앞치마를 두르고 주방을 지휘하는 곳이 많다. 그런가 하면 알제리 대사관, 케냐 대사관, 노르웨이 대사관 등이 위치해 있어 이곳이 이태원 맞다는 사실 역시 확인시켜 준다. 하얏트 호텔까지 올라오면 수많은 집들이 빼곡한 이태원 풍광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으며, 남산 순환도로를 타고 멋진 풍광을 즐기며 드라이브를 할 수도 있고, 남산 도서관이나 공원에 들러 한가로운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날씨가 좋아지면 맛있는 레스토랑에서 샌드위치나 케이크를 테이크 아웃해 소풍을 가도 좋겠다. 하얏트 호텔에 가까워질수록 언덕이 심해지기 때문에 조금 힘들 수도 있지만 이태원, 아니 서울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말 한나절을 투자할 가치, 충분히 있다.

 

내용출처-삼성카드블로그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