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2011-05-18]
홍명보 올림픽팀 감독은 2009년 2월 20세 이하 청소년팀을 맡으면서 두 가지 목표를 잡았다. 그가 키울 선수들에 대한 목표 설정이었다. 하나는 2012년 런던올림픽까지 함께 가는 것, 다른 하나는 많은 A대표를 배출하는 것이었다. 여기에는 선수들 기량을 업그레이드시켜 한국의 역대 올림픽 최고 성적(현재 2004년 아테네올림픽 8강)을 거두고자 하는 바람이 내포되어 있을 것이다.
최근까지 순탄하게 흘러왔다. 홍 감독은 2009년 이집트청소년월드컵(20세 이하) 8강,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3위 성적을 내며 올림픽팀 지휘봉을 잡았다. 선수들도 승승장구해 2년 전 청소년팀 출신의 구자철(볼프스부르크) 김보경(세레소 오사카) 김영권(도쿄) 홍정호(제주) 윤석영(전남) 이승렬(서울) 조영철(니가타) 등이 A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홍 감독 체제에서 주장을 맡아온 구자철은 A대표 소속으로 지난 1월 아시안컵 득점왕에 오른 뒤 또래 중 가장 먼저 유럽에 진출했다. 김보경은 '포스트 박지성'으로 불리고, 홍정호와 김영권은 촉망받는 A대표팀 수비 자원들이다.
하지만 '홍명보 아이들'의 가파른 성장속도에 브레이크를 밟아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이들 22세 이하 선수들은 A대표팀에서 관리할 정도로 성장했다. 홍 감독은 당장 A대표팀 일정과 겹치는 6월 한달 이들 선수들을 활용하기 힘들어졌다.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는 A대표팀과 올림픽팀간 차출 선수가 중복돼 갈등을 빚을 것을 우려했다. 선수들을 반씩 나눠 양쪽 대표팀에 배정해 중재하기에 이르렀다. 구자철의 경우 소속팀이 차출 거부 의사를 내비쳐 홍 감독은 구자철 없이 올림픽 예선을 맞는 걸로 입장정리를 했다. 결국 홍 감독과 '홍명보 아이들'이 함께 롱런하기가 물리적으로 어려워졌다.
해법을 찾아야 했다. 미련을 버리는데서부터 시작했다. 차출이 힘든 선수를 염두에 두면 홍 감독, 해당 선수 모두에게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미세한 떨림은 팀 전체에 충격파로 번질 수 있다. 그래서 홍 감독은 냉철하게 판단하고 새 얼굴을 찾기로 했다. 지난달부터 18일까지 네 차례 대학 선수, 프로 2군 선수들을 소집해 테스트했다. 제1, 제2, 제3의 대안을 찾기 위해서다. 홍 감독은 "팀을 가장 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무엇이 이 팀에 도움이 되고 안 될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이번 소집 멤버 중에는 다음달 1일 오만과의 평가전 엔트리에 2~3명 정도를 포함시킬 계획이라고 했다.
지난 17일 파주NFC(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만난 홍 감독은 고민이 많은 듯 했다. 팀 내 큰 비중을 차지하던 구자철 활용을 포기한 직후였다. "깨달음은 항상 현실 보다 나중에 오는 게 아닌가"라고 말문을 연 홍 감독은 "2년 전 청소년팀 멤버 중 70~80% 정도 올림픽 예선과 본선갔으면 한다. 그렇지 못할 것을 대비해 항상 대비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구조적으로 A대표팀 다음일 수밖에 없는 올림픽팀의 홍 감독이 어떻게 새롭게 팀을 꾸려갈지 관심인 시점이다. 요르단과의 올림픽 2차예선은 다음달 19일 시작된다.
〈스포츠조선 국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