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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시절 바디로션 사건

유원진 |2011.05.26 17:04
조회 387 |추천 2

예비역 2년차

자랑스러운 6사단 수색대대를 동반입대로 전역 했구요

군시절 웃겼던 일이 생각나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제가 전역을 거의 앞둔 때였을 겁니다

무쟈게 추운 철원 겨울이였습니다

저희 부대는 DMZ 수색,매복 작전을 뛴다해서

고생 많다고

모든 시설이 타부대에 비해 무쟈게 좋았습니다

뜨거운물도 개인정비시간인 저녁시간이 되면

시간 맞춰서 아주 잘나왔구요 (저랑 비슷한시기에 전역한 친구들 말로는 초겨울에도 차운물로 샤워를 했답니다)

그래서 인지 저녁시간때 귀찮아서 샤워를 안하면

뜨거운물도 잘 나오는데 씻지도 않는 더러운놈이라고 낙인이 찍히곤 했습니다

덕분에 샤워하는데 쓰이는 바디클렌져 , 폼클랜징

샤워하고 나서 바르는 바디로션등이 무쟈게 쓰였죠

항상 PX에서 직접 사다 썻는데

한번은 바디로션이 다 떨어진겁니다

PX에서 살려고

PX에 갔는데 다 팔리고 없다는 겁니다

들어오길 기다리는것도 뭐해서

공중전화로 엄마한테 전화를 했습니다

바디로션이 다 떨어졌는데

바디로션이랑 이것저것 해서

챙겨서 좀 보내 달라고

엄마가 이번주 안으로 보내 줄테니깐

기달리라고 해서

알겠다고 말하고

그렇게 그렇게 시간이 지나

엄마가 보낸 물건이든 택배가

부대에 도착을 했습니다

그때 웃겼던게

보낼수 있으면 밖에 파는 맛있는 과자도 많이좀 사서 보내 달라고 했는데

큰박스안에 초코파이 5박스가 들어 있더군요

당직사관이 물품 검사를 하면서

초코파이 먹고 죽은귀신이 있냐며

보고 얼마나 웃던지

후에 물어 보니깐 누가 군대에서 먹는 초코파이가 그래 맛있다며

그럭게 대량으로 넣어서 보내셨답니다

전 초코파이에는 관심이 없어

초코파이는 소대애들한테 다 나눠주고

박스안에든 바디로션부터 주워들었습니다

일단 향이 얼마나 좋은지가 중요하기에

뚜껑을 열고 향 냄새를 확인했습니다

역시 싸제라 그런지 무쟈게 좋더군요

이걸 내 몸에다 바르면

이향이 내몸에서 난다는걸 생각하니

행복했습니다

그렇게 제 관물대에 고이 모셔 두었습니다

그리고 그날 저녁 샤워를 하고

한번 썻었죠

청소 시간이 되고

병장인저는 요리저리

청소 잘하는지 확인하러 다니는

당직사관의 눈을 피해

짱박히면서 도망을 다녔죠

그때 지나가던 후임녀석들 마다

뭘 바르셧길레 이리 냄새가 좋냐며

물었습니다

그때마다 장난스레

바디로션 하나 바꾼거 뿐인데

하며 장난을 쳤죠

그러자 어디꺼냐고 나도 좀 써보자며

부탁하는 녀석들이 한둘이 아니였습니다

전 싸제품이라고 하며 절대 안된다 했죠

그렇게 저는 샤워를 하고 그 바디로션을

듬뿍 듬뿍 짜서 몸에 바르곤 했습니다

그때마다 같은분대원들이 무슨 바디로션이기에

냄새가 그렇게 좋으냐고 물었습니다

뿌듯하더군요

엄마가 고마웠습니다

하루는 같이 샤워를 하고 나온 후임녀석에게

내 바디로션을 니 손에 뭍힐수 있는 권한을 준다며

내 등에 좀 발라 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후임녀석이 발라 드리는 대신 저도 조금 쓰면 안되냐 해서

큰 인심쓰듯이 그렇게 해라 했습니다

그녀석이 손에다 짜서 손을 비비면서 하는말이

이야 역시 싸제품이라서 그런지

향도 좋고

다른 바디로션들은 짜서 손으로 비비면

미끈 미끈 거리는데

이건 걸쭉하게 쭉쭉 늘어 나는게 뭔가 틀려도 틀린다고

그때 저는 그랬습니다

좋은거라서 그런거라고

형이 말년휴가 떠날 때 특별히 이건 너에게 물려 주겠다구요

그녀석은 땡잡았다는 듯이

감사하다며

열심히 제 등에 바디로션을 바르더군요

그러다 한번은 일요일 쉬는날에

수색작전이 있어 상쾌한 마음으로

수색작전을 뛰기 위해 샤워를 하고

바디로션을 듬뿍 짜서 몸에다가 발랐습니다

그리고 수색을 갔죠

그날 따라 비가 조금 내렸었죠

수색을 반쯤 돌고 나니깐

전투복이 다 젖어 있더군요

그래서 가서 다시 샤워 시원하게 하고

바디로션 발라야지 하고 생각했습니다

근데 그날따라 제 몸이 이상하더라구요

몸도 근질 근질 거리고

비를 맞았는데 몸에서 거품같은게 생기더라구요

모야 이거 샤워 하고 몸을 대충 행궈냈나

싶었죠

그렇게 별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하지만 날이가면 갈수록 몸이 간지러운게 심해지고

심지어 몸에 뭐가 나더라구요

그때마다 샤워를 하고 바디로션을 적게 발라

몸이 건조 해서 그런거라며

샤워를 하고 난후에

싸제 바디로션을 평소에 바르는 것 보다 듬뿍 듬뿍 발랐습니다

한번씩은 좋다고 소문난 제 바디로션을 다른 후임들에게도 조금씩 나누어 주었는데

그녀석들도 같은 증상이였습니다

그때마다 적게 써서 그런거라며

미안함 마음에 평소에 짜주던것보다 듬뿍 짜서 주었지요

그렇게 시간이 흘러 말년휴가 떠나는 날이 왔습니다

신기하게도 그 간지러움증은 밖에 나갈생각을 하니

싹 사그러 들더라구요

그리고

꿈에 그리던 군용물품 정리시간이 저에게도 왔습니다

이젠 저에게 다 필요 없는 물건들을 후임들녀석들을 줄을 세워 놓고

하나씩 하나씩 던져 주며 폐기처분 하고 있었을때였습니다

한녀석이 병장님 하며 소리 지르며

저번에 바디로션 그거 저 주시기로 하지 않으셨습니까?

하며 그걸 적게 발라 몸간지러움증이 심해 졌다며

그걸 자기한테 꼭 줘야 한다는 거였습니다

다른 후임녀석들도 니만 간지럽냐며

니가 가지더라도 같이 써야 된다고 하더군요

저는

그래 많이덜 써라

나는 나가서 이것보다 더 좋은 물건들 많으니

나는 그걸 쓰겠다며 그녀석에게 바디로션을 선물로 줬었죠

아직도 기억합니다 그녀석의 행복해 하던 얼굴을

그렇게 저의 말년 휴가도 거의 끝이 나가고

마지막 말년휴가 나가기 전이였습니다

그날이 아마 그녀석 전역전날이였을겁니다

저보다 한달 선임이였는데 동갑이였죠

갑자기 절 부르면서

내 먼저 집에 간다고 놀리더군요

나도 조금있다가 따라 나간다고

웃으며 말했죠

근데 그녀석이 내 아들한테 그런 바디로션을 물려주고 휴가를 가냐고 그러는겁니다

(제 바디로션을 받은녀석이 이놈 아들입니다 , 군에는 1년차이 나는 후임을 아들로 받아들이는 그런게 있어용)

왜그러냐고 뭍자

그녀석이 그러더군요

자기도 말년 가면서 있는물건 다 줘버려서

한번은 샤워를 하고 바디로션을 바를려는데

자기 아들이 기특하게도

아버지인 자기가 바디로션이 없을거라 생각 해서

제가 준걸 들고와서 제꺼 쓰시라고 하며

이게 요즘 우리소대에서 최고 잘나가는 바디로션이라며

향도 좋고 암튼 좋다고 하며

아버지 전역전에 한번 꼭 써보시고

나가서도 이걸 쓰라고 강조 하며

그걸 발라 줬답니다

당연 그걸 바르고 자기 자신도 흡족해 했답니다

바디로션 이름도 바뒀다더군요

나가서 쓸려구요

근데 한3일 썻답니다

몸에 이상한게 나서 아들을 불러서

니가 그때 발라준 바디로션 때문에

몸에 이상한게 난다고 뭐냐고 그러쟈

아들녀석이 그거 바른 애들 다 그랬는데

적게 바르면 그런거라고

많이 바르면 괜찮다고 해서

평소때보다 더 많이 발라 줬답니다

신기하게도 그렇게 바른 다음날

간지러움증과 몸에 난것들이 조금 사그라 들었다고 하더군요

몇일이지나고

그래도 가려움증과 몸에 나는게 치료될 기미가 안보이자

아들녀석에게

그 바디로션 들고 와보라고 해서

바디로션을 확인 했답니다

그러다 중요한걸 발견 했다더군요

유통기한

유통기한이 3달인가 지난걸 확인했답니다

아들 뒷통수를 때리며

전역하는 아버지 전역빵하는 거냐며

유통기한 지난 바디로션을

아버지 쓰라고 갔다 주냐고 뭐라 했답니다

이 이야길 저에게 해주는겁니다

그래서 저는

나는 모른다 내가 쓸때는 이상 없었다고 뻥카를 쳤죠

그렇게 그녀석이 전역을 하고

저에게도 꿈만 같았던

전역 전날이 왔습니다

점호시간에 당직사관에게 보고를 한후에

소대원들이 모여

저와 같이 군생활을 했던 일들 이것저것을

이야기 하며 사회에 나가서도 열심히 살라고 했습니다

마지막 군대에서 먹는 과자와 음료수

마지막말년 복귀하면서 사온 치킨등을 먹으며 시간을 보내고 난후

씻고 잘려고 하는데

바디로션을 선물 받았던 녀석이 저에게 온겁니다

근데 이녀석이 절보고 웃으며

깜짝 놀랄만한 이야기를 하더군요

그건 다름아닌

병장님이 저에게 주신

바디로션

전 소대원들이 좋다며 한두번씩은 써본 바디로션

그건 바디로션이 아닌......


바디클렌져!!!!!!!

였다구요......

한동안 저는 멍해졌습니다

그리곤 그녀석에게

이 이야길 다른 누구에게 했냐고

물었지요

그녀석은 자기도 방금 씻고

나서 로션을 바르다가

제가 준 바디로션???!!이 다 써가길레

부모님한테 똑같은 제품으로 하나더

보내 달라고 이름이 정확히 뭔지 확인을

하다가 그걸 확인했다며

아직 자기와 저밖에 모른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녀석에게 이렇게 기분좋게

전역 하고 싶다고

니가 만약 이 이야길 한다면

난 전역빵을 다시 맞아야 한다고

니만 알고 있으라고 신신당부를 했습니다

다행히도 군생활 하면서

친하게 지내고 귀여워 했던 후임이라

알겠다고 하더군요

저는 그렇게 아무 탈 없이 전역을 했습니다

아직도 아마 그때 그 후임녀석들은

바디로션인줄만 알고 썻던게

바디클렌져였다는걸 모르고 있을겁니다

그 간지러움증

그 몸에 나는 이상한것들

그 한번씩 땀을 흘리면 거품이 나는 증상들

몰랐던 겁니다

여기서 사죄 합니다

그녀석들에게......


그리고 더 웃긴건 뭐냐면

말년 나와서도

똑같은 물건을 구입 해서

샤워를 한후에

동반입대한 친구와 히히덕 거리며 서로의 등을 발라주며


이야 뭐 이런 바디로션이 다있냐?!


장난 아니게 끝내준다잉!?


하며 낄낄거리며 서로의 등을 발라 주던

바보 두명의 모습......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핳.......


그리고 이글을 쓰게된 이유가 된건

얼마전

엄마가 동생팔을 쓰다듬으며

피부가 왜 이렇게 까칠까칠 하냐며

엄마가 항시 쓰는 바디로션이 있다며

그걸 줄테니깐 쓰라고 해서

동생은 흔쾌히 알겠다며

엄마에게 바디로션을 달라고 했습니다

저도 그때 바디로션이 다떨어 져서

됐고 그건 내거라고 소릴 질렀죠

엄마가 하나 더사줄테니깐

이건 동생 주자고 해서

그러자 했습니다

전 더 비싼걸 살려는 흑심을 품구요

동생이 바디로션을 들고 와서

저한테 자랑질을 하더라구요

근데 전 그걸 보고 소름이 돋았습니다

그건 다름이 아닌

군시절

바디로션인줄 알고 썻던.......

소대원 전체의 몸을 더럽혔던 그 바디로션! 아니......

그 바디 클렌져 였던 겁니다

전그때 동생한테 군시절때의 이야기를 하며

그건 바디로션이 아니라고 했죠

무서운 물건이라고 했습니다

동생은 배꼽을 잡고 쓰러지며 웃어 댔습니다

엄마도 그때 그이야기를

듣고

여태껏 좋은 바디로션인줄말 알고 썻던게

바디클렌져였다는걸 알고

크게 한숨을 쉬며

허탈해 하셨습니다

전 당연 군시절때 모르고

그걸 보내신걸로 알고 있었는데

저희 어머니는

평소 즐겨 쓰시던 바디로션 아니 바디클렌져가

몸소 쓰시고 나서 좋은걸 알고

군에서 고생하는 아들에게 보내셨던 겁니다

이건 뭐 눈물을 흘려야 할지

화를 내야 될지 몰라

그냥 그려러니 했습니다

그래놓고 더 놀란말이

좋아서 집에 3~4개씩 사놓고 썻는데

당장 다버려야겠다며

당장 자리에 일어나 집에 가시더라구요

그리고 나서 저는 그 추억의 바디로션 아니 바디 클렌져를

들어 보았습니다

동생이 들고 가서 사진으로 남길 방법이 없는데

정말 눈으로만 봐도 제가 집에 놓고 쓰는

바디로션 통과

짯을때 약간은 틀리지만

거의 비슷한 내용물

놀라웠습니다

모르고 썻다는게 믿을정도로......


긴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쓰다보니 많이 길어 졌내요

웃을일 많이 없는세상

한번 웃으시라고 나름 노력해서 써봤습니다

다시한번 감사해요~


추천수2
반대수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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