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삽질.
게스트하우스에서 차려주는 아침을 먹고,
가기로 마음먹은 곳은 아웅산 박물관.
미얀마 독립의 영웅. 정신적 지주이며 동시에 미얀마 정부가 두려워하는 존재이기도 한 아웅산 장군.
사전지식 별로 없이 지른 여행이라 미얀마에 대한 지식은 짧았지만, 그래도 미얀마의 비극적인 현대사에 대해서 좀 알수 있을까 해서.. 결정.
걸어서 30분이라는데??? ... 한번 걸어보지 뭐.
30분은 개뿔.
길은 다운타운을 벗어나 외곽의 큰길로 이어졌고
미친 더위와 매캐한 매연이 나를 감쌌다.
이 방향이 맞는지 아닌지 점점 자신감이 없어지고.
얼굴은 더위와 햇빛에 익어 대추색깔이 되어버렸다.
결국 한 한시간쯤 걷다가 gg를 쳤다.
역시 동남아는 걸어다니는게 아니다ㄱ-;
가난한 배낭족이고 뭐고 떠나서 현지인들도 안 걸어다닌다... ;;;
사람들에게 물어 물어 버스를 탔다.
버스라기보다는 개조된 봉고차 느낌?
여자들은 차 안에 들어가 끼어앉고 남자들은 매달려 간다.
나도 매달려 가고싶은데 ㅠㅠ
버스는 우리나라로 치면 평창동 정도 될듯한,
대사관저가 모여있는 한적한 주택가에 날 내려 놓았다.
근데,
문을 닫았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OTL
다시 걷거나 버스를 기다리기엔... 너무 지쳤다.
택시... 타자 타 ... ㅠㅠ
**미얀마에서 인터넷 하기.
엄마에게 생존 메일을 보낼겸, 잠깐 쉴 겸 해서,
미스터 도넛 짝퉁처럼 보이는?? 제이 도넛이라는...
아이스커피와 도넛을 팔고 인터넷도 할 수 있는 곳으로 갔다.
그러나.
한메일? 액세스 디나이드 어쩌구 저쩌구.
네이트메일? 막아놨음. 네이버? 당연히 막힘.
외국 사이트는 대부분이 막혀있었다.
(메일은 Gmail만.... 된다고.)
그럼 디씨는??
디씨는 된다..... -_-;;;
자랑갤에 미얀마에서 디씨하는게 자랑.... 이렇게 쓰고싶었으나,
페이지 넘어가는데만 20분가량 걸렸다. 속도 레알 캐시망.
인터넷 하는건... 결국 포기 ㅠㅠ
**양곤 순환열차 타기.
아웅산 스테디엄 맞은편에는, 우리나라 서울역 정도 되는
양곤 레일웨이 스테이션이 있다.
이곳에서는 장거리 기차 외에도 양곤 순환열차라는 게 다닌다.
양곤과 시 외곽을 잇는, 일종의 통근열차 구실을 하는 열차로
다 돌아 역으로 돌아오는데 까지 걸리는 시간은 세 시간.
6번 플랫폼으로 내려가서, 표를 사려는데....
어디서 빡!! 하는 소리가.
염...염소다!!!
거짓말처럼, 플랫폼에서는 염소들이 서로 치고 박고 있었다. -_-;
(레알 기운넘치는 놈들이었음)
쓰레기를 쪼아먹는 닭들도 몇 보이고. -_- ㅋㅋㅋ
아 이 어메이징한 나라같으니....;;;
표 가격은 외국인 price로 1달러.
기차는 매 시 정각에 출발한다고 했다.(맞나??)
표파는 언니가 안내하는 대로 열차에 앉으니,
엄마 품에 안긴 쪼매난 꼬맹이가 호기심 어린 눈으로 날 바라본다.
안뇽 하고 손을 흔들자 꼬맹이는 자기가 먹고있던 롱간을 내민다.
쎄주베.. 인사하고 한 개 따서 입에 넣는데,
시..시다 ㅠㅠ
내가 알던 롱간의 맛은 이게 아닌데...;
(미얀마는 과일이 맛없음. 비료며 약을 안쳐서.. 하지만 야채는 맛있음.)
외국 꼬맹이들과 놀아주는 나의 방법은
공책 펴서 그림그려주기 ...;
코끼리며 토끼며 그려주니까 박수를 치면서 웃는다. 귀여운 녀석...;;
열차는 출발하고..
속도는 레알 거북이 속도.
그리고 무지하게 많은 정거장을 지난다.
정거장을 지날 때 마다,
군것질거리며 생활용품(호날두 연습장 포함)을 파는 행상들이 타고 내렸다.
근데.. 철로가 저지대에 있어서 그런지,
창 밖에 보이는 건... 불행히도 풀떼기와 쓰레기가 대부분... ㅠㅠ
설마 세시간동안 저 풍경이 이어지..는건...;;;
다음 역에서 내려 택시를 타고 돌아갈까 진지하게 고민했지만,
일단은 사람들 구경만으로도 충분히 재밌었다.
사람들도 날 구경하는걸 꽤나 재미있어 하는 것 같았고...
폰카로 내 사진 찍고 내려버린 어린 녀석... 잊지 않겠다. ㄱ-;;
시 외곽으로 빠져 나가니, 풀떼기.. 쓰레기크리에서는 해방되었고
내 옆자리에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앉고 내렸다.
빈 라덴의 죽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던 아저씨,
(이유는 잘 모르겠는데, 미얀마인들은 무슬림을 좋게 생각하지 않는 모양)
파란 망고에 양념 뿌린걸 내미는 아주머니...
역시 주섬주섬 한국어 교본을 꺼내던 청년....
(또다시 강아지 같은 눈빛으로 읽어줘...;; )
점점 기차안엔 사람들이 늘어갔다.
미얀마는 여성이나 노인, 아이들한테 자리를 양보하는 듯 한 느낌이 있었는데..
마침 내 앞에는 할머니 하나가 서 계셨다.
나도 장유유서를 아는 한국인 -_-;; 자리를 비켜드리기.
서 있으니까 뒤에서 누가 날 부른다.
경찰 아저씨들..
열차 맨 뒷칸에는 폴리스라인(?).. 정확히는 빨랫줄-_-;;이 쳐져 있었는데,
나보고 빨래줄 넘어 들어와 앉아 가라고~~
(나에게만 베푼 친절은 아니고, 서서 가는 여자나 노인들을 남는 자리에
앉히는 것 같았다)
쌩유!!
양곤의 더위는 미친더위인지라...
경찰아저씨들도 유니폼은 한 구석에 모아두고 런닝차림이었다.
한쪽에 걸려있는 경찰모에는 아까 행상에게서 산 오이가 들어있고...
“한국에선 경찰이 인기 많아??”
“음 많은 학생들이 경찰이 되기 위해 아주 열심히 공부를 해요”
(... 오늘도 노량진에서 젊음을 사르는 불쌍한 청춘들... ㅜㅜ)
세 시간은 금방 지나가버리고
다시 열차는 양곤레일웨이스테이션으로.
“원더풀 폴리스 바이바이!!”
만달레이로 떠날 시간이 가까워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