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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을 차야할 K리그, 관중을 차버렸다

대모달 |2011.05.30 14:05
조회 101 |추천 0

[문화일보 2011-05-28]

 

프로축구 승부조작 파문의 후폭풍이 채 가시지 않은 29일 오후 인천월드컵경기장. 인천 유나이티드가 수원 삼성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승부조작사건 발생 후 처음으로 열린 K리그 정규리그 12라운드였다. 팬도 선수도 아직 생채기가 남은 상황. 경기 전 구장 주변 분위기는 차분하다 못해 고요했다. 바로 옆 문학야구장에서 야구 경기가 있을 때는 상인들이 장사진을 이루는 것과 달리 이날은 노점상의 모습을 보기가 힘들었다. 쥐포를 구워 팔던 한 상인은 “원래 축구할 때는 상인들이 거의 안 나오는 데다 승부조작 사건이 일어난 탓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장에 들어서자 역시나 스탠드는 텅 비어 있었다. 홈팀 서포터스가 있는 북쪽 스탠드와 원정팀 서포터스가 있는 남쪽 스탠드에만 관중이 조금 몰려있을 뿐 나머지 지역에는 빈자리가 많았다. 4·5층 관람석에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인천 유나이티드 창단 때(2004년)부터 열성팬이었다는 조선형(39·회사원)씨는 “지난 라운드에 비해 관중이 크게 준 것은 아니지만 수원전임을 생각하면 적은 관중”이라고 설명했다.

K리그 최고 인기팀인 수원과 치르는 경기는 빅매치로 꼽힌다. 2008년에는 1만8772명의 관중이 들어찼고, 2009년에도 1만4320명이 모였다. 이날 공식집계에 따르면 1만582명의 관중이 들어선 것으로 발표됐지만 어림짐작으로도 5000명을 넘기 힘들어 보였다.

인천의 홈경기는 거의 빠짐 없이 찾아와 본다는 박근우(33·사업)씨는 “오늘 인천 경기를 보러 온다니까 주변에서 ‘승부가 뻔한데 왜 보러 가냐’고 묻더라”며 “승부조작 사건으로 K리그를 잘 모르는 사람들의 편견이 더 심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동쪽 스탠드에는 치어리더가 있었지만 호응은 적었고 함성도 들리지 않았다. 운동장의 텅 빈 공간을 메운 것은 양팀 서포터스들의 북소리와 응원가·구호뿐이었다. 인천의 서포터스 ‘미추홀 보이즈’는 200여명, 수원의 ‘그랑블루’는 400명쯤 돼 보였다.

얼마 전부터 인천의 서포터스로 활동하고 있다는 최은서(16·고2)양은 “승부조작 혐의가 아직 확실한 것도 아닌데 언론에서 너무 몰아가는 것 같다”며 “만약에 우리 구단의 소문이 사실로 드러난다고 해도 끝까지 지지하고 응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른 한 팬은 “K리그는 이번 일을 기회로 삼아 승부조작 방지제도를 만들고, 중계기술도 높여 팬을 모아야 한다”며 시스템의 근본적 개선을 주문했다.

〈문화일보 이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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