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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냈으면 좋겠다.

우하 |2011.05.31 13:41
조회 534 |추천 2

어제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울던 너의 모습이

진심이었는지 내가 덜 비참해지라고 배려해 준건지

모르겠지만 그 덕분에 좋은 추억이라고 말 할 수 있을거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 만남부터 참 특이했는데

기억나? 너가 두근두근우체통으로 "심심해"라고 처음 보냈잖아.

그 뒤로는 뭐라고 한지 기억도 안나지만, 마음이 잘 통해서

카톡 친구까지 됐잖아.

 

 

어디에서 사는지, 이름은 뭔지, 다니는 학교는 어딘지

하나 하나 알아가는게 참 재미 있었던거 같아.

처음에는 그냥 시작했던 카톡이었는데..

 

 

어느새 아침 9시쯤만 되면

늦잠자서 지각했다면서 항상 보내오던 너의

카톡을 기다리고 있더라

 

 

항상 카톡 하다가 잠들곤 했던 나였는데

우리는 잠드는 걸 기절이라고 했었지...

"오빠 또 기절했어? 잘자고 내일봐~"

라는 카톡을 아침에 눈뜨고 보게되면

미안함과 함께 왠지 누군가가 이렇게 해준다는게 행복하더라

 

 

 

우리 처음이자 마지막 만남 기억해?

전화번호도 없이 카톡만으로 그리고 사진만 달랑 보고

서점에서 만났잖아. 그날 비도 참 많이 왔어..

내가 길도 헤메서 30분이나 늦은데다  날 처음 봐서

짜증나고 어색해 할만도 했는데...

그리고 바보 같이 뒤에서 등을 콕콕 찔러서

내가 왔음을 알렸는데..

 

 

 

환하게 웃으면서 "어..오빠왔어?"라고 해줬잖아.

늦어서 미안하단 말에 괜찮다며 오느라

고생했어라면서 어깨 주물러주고 땀을 흘리던

나한테 손부채질을 해주던 너였는데....

이게 다 날 그냥 오빠로 생각해서 그런걸 난 왜 몰랐을까?

 

 

 

손으로 머리카락 베베 꼬면서 머리카락 괴롭히는 너의 손목을 손을

잡으면서 "이 버릇 내가 꼭 고치게 해줄게.."라는 병신 같은 짓은 왜 한걸까?

그런 나를 보면서 넌 왜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댔을까?

참 바보 같지? 그냥 넌 날 오빠로만 생각하고 그랬는데....그치?

 

 

 

내 폰을 가져가서 너 번호 저장해주고, 첫 만남 이후에도

이어진 카톡은 그저 날 위한 배려였던 거였어?

6월달에 올라올 일 또 있는데, 그때 보자는 말도 그저

한번 뱉어 본 말이었던가?

 

 

난 그렇게 생각했거든...처음 만나서 맘에 안 들었으면

번호 안주면 그만이고, 연락 끊으면 그게 신호일거라고..

 

 

 

너가 술먹고 전화해서

"오빠 나 좋아해?"라고 물었을 때

그리고 내 대답에 우리는 거리가 너무 멀어라고 했을때

그게 완곡한 거절이라고 왜 난 생각을 못 했을까?

근데 넌 분명히 그랬어..

전 남친한테 데인 상처가 있어서 사람 못 믿겠는데

오빠 한번 믿어보고 싶다고...

자기 맘을 너도 모르겠다고...

 

 

 

 

그럴거면 왜

"오빠 목소리 들으니까 좋다. 보고싶다.."

이런 말은 한거야?

 왜 깨어 달래서 깨워줄때

"오빠가 와서 깨워줄 때까지 안 일어날거야.."라고 투정 부렸어?

왜 내가 식음을 전폐했다고 장난 친 문자에

전화해서 장난이란 걸 듣고나서

"그런 걸로 장난치지 말라고...걱정 시키지 말라고...

그렇게 화를 냈던거야?

 

 

이유없이 기분이 다운 됐다고 했을때

위로 해준 전화도 잊지 못할거 같고...

내가 노래 불러달라니까 카톡 음성메세지로

노래 불러준 것도 잊지 못할거 같고....

아직도 바보같이 너가 불러줬던 노래 목록이

적힌 포스트 잇이 책상 한켠에 떡 하니 붙어 있구나...

 

 

 

너의 카톡이 차가워지고

1이란 숫자가 하루가 넘도록 바뀌지 않았을 때

미련없이 그만 했어야 했는데....

연락을 안하니까 무슨 일 있냐고 보낸 카톡에

일말에 희망을 가졌던 걸까....

 

 

어제 전화 하면서도 솔직히 확인을 하고 싶었어...

너가 나 부담스럽게 느껴서 거리를 두려고 한다는 예감이 있었거든

그래서 물어보니까 너 솔직히 그렇다고 했잖아...

 

 

그러면서 우리 너무 멀다고...

난 내가 힘들때 옆에 함께 있어주고

내가 만질 수 있고, 내가 부를때 나와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근데 난 제주고, 오빠는 육지에서

생활해야 된다고...

우리 하는 짓은 틀림없는 연인같은 행동이라고

오빠한테 더 이상 상처주기 싫다고....

 

 

내가 전화번호 지우고 카톡도 계정삭제 할거고

일촌도 끊을거라고 놀라지 마라고 하니까

꼭 인연을 끊어야 되냐고 했었잖아....솔직히 안 끊고 싶었어.

하지만 내가 말했잖아. 안그러면 내가 더 힘들거 같다고...

 

잘지내라는 말에 넌 울면서 미안하다고 다 미안하다고

오빠가 힘들때 참 많이 의지 됐는데....내가 잘해준게 없는데

나한테 잘해줘서 고맙다고.....너가 우니까 매정하게 전화를 끊을 수가 없더라...

매정하게 끊었어야 했는데....

 

 

너의 확답을 듣고 나서는 헛웃음만 나왔는데...

전화를 끊고 너의 전화번호를 지우고

4월부터 지금까지 쭉 유지해오던 너와의 채팅방에서 나오고

계정을 삭제한 후 새로 생성하고, 일촌을 끊고...나니까

그때부터 실감이 나더라....이제 너와 난 완전 남남이구나...라고

 

 

 

사귄 것도 아닌데....이별보다 더 아프다..

나도 참 바보 같은게....마지막 통화목록에 남아 있는 니 번호를 왜 지우지 않은걸까?

아직도 미련이 남았나 보다...

참....바보 같다....한달동안이지만 참 즐거웠고, 좋은 추억이 된거 같아..

잘 지내고, 좋은 사람 만나라..그리고 6월 4일에 있을 공연 잘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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