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느덧 20대 중반이 된 톡을 즐겨보는 여자사람입니다.
이제 벌써 여름이고 차츰 더워져 가는 것 같은데요, 여름이 오니 바닷가에서 아르바이트 하던
때
일화가 생각나 적어보자 해요 ^^
저는 머드축제로 유명한 충남
대천 촌년으로 2009년 여름 방학 기간 동안 시에서 주관하는 해수욕장
아르바이트에 지원해 개장일
동안 일했어요.
‘시’이긴 하지만 작은 동네라 다른 때는 관광객이 많지 않은데 그래도 바닷가라 여름에는 사람들이
제법 몰려온답니다! 여느 바다사람들이 그럴 거라 생각하지만 저는 원래 여름엔 바닷가에 가지
않았는데 그 해엔 지겹도록 바다에 갔던 기억이 나네요 ^^;;
아무튼 대천해수욕장은 그렇게
크지는 않지만 신광장, 구광장, 분수광장 이렇게 세 군데 구역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저는 그 중 신광장 안내소에 배정받아 안내소를 찾아오는 내/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도움을 주는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일을 하다 보면 제일 많이 받았던 질문이 ‘화장실이 어디에요?’와
‘기차/버스시간’ 이었던 것 같네요 ㅎㅎ
이렇게 사소하다면 사소하면서도 중요한 안내들을 하고 있던 어느 날!! 일이 벌어졌어요.
해수욕장 아르바이트는 각 구역마다
저처럼 안내를 하는 일과 주차장 안내, 해변 및 주변 관리 등으로
나뉘어지는데 제가 맡은 신광장에도 이런 역할들이
배정이 되어 한 팀을 이루고 있었어요.
저는 대부분의 시간을 안내소에서 보냈고 (거의 100%죠;;ㅎㅎ) 주변관리를 맡은 남자아이들은 안내소를
기점으로 해변과 도로 위를 돌며 갖가지 단속이나 환경정화 (쓰레기 줍기나 해파리 청소?)를 하다가
식사시간이나 쉬는 시간에는 제가 있는 안내소로 들어오는 식으로 그렇게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갑자기 그 남자아이들 중 몇 명이 화난 얼굴을 한 아저씨와 함께
안내소로 들어왔어요.
아저씨는 다짜고짜 ‘책임자는 어디에 있냐’며 ‘책임자를 불러라’ 하면서 다짜고짜 화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안내소엔 저와 쉬고 있던 남자아이 그리고 같이 근무하는 공무원 한 분이 계셨는데
처음엔
자초지종도 모르고 너무 화나 보이셔서 왜 그러시냐고 차분히 물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아저씨는 같이 온 남자아이 (알바생)가 자신의 자식 앞에서 자신을 창피하게 했다는 둥
싸x지가 없다는 둥 하며 화를 내며 ‘내가 누군 줄 알고 감히 나랑 내 자식한테 이러느냐’ 라고 하는 겁니다.
알바생은 무지 주눅도 들어 보이면서도 자기는 너무 억울하다는 표정이 역력하고..
아무리 물어도 아저씨는 너무 흥분해서 자초지종을 설명하지 않아 알바생에게 물어 상황을
들어보니
상황을 대충 이렇더라고요.
다른 해수욕장은 가보지 않아
어떤지 모르겠지만
대천 해수욕장에서는 해변에서 불꽃놀이가 금지되어 있습니다.
안전상의 문제 때문이죠. 불꽃놀이 하시는 분들이 하고 나서 다 수거를 해 휴지통에 버리면 그다지
큰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실상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불꽃놀이를 즐긴 후 위험한 잔여물을 백사장 위에
그대로 버려두고 가기 때문에 해변에서 맨발로
걸어 다니던 많은 분들이 그런 것들을 밟고 다치는
일들이 종종 벌어지게 되더라고요. 따라서 시 차원에서 불꽃놀이를 금지하고 이를 단속하고 있는데
이 분이 초등학생 어린 아들을 데리고 불꽃놀이를 하고 있었다 합니다. 그래서 불꽃놀이 단속을 하던
알바생이 그들에게 다가가 ‘불꽃놀이를 금지하고 있으니 하지 말아달라’고 하자 어린 아들이 그걸 보고
‘아빠 나쁜 짓 한 거야? 잡혀가는 거야?’ 라고 했다고 합니다.
약주까지 한 그 아저씨는 알바생이 자식 앞에서 자신을 망신 줬다고 생각하고 책임자를 만나겠다고
안내소까지 찾아온 겁니다..
얘기를 듣게 된 저희는 아저씨의
뻔뻔스러움에 혀를 내둘렀지만 공무원의 입장이고 시 책임자(?)의
입장이기 때문에 좋게 좋게 아저씨를
타이르려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완고한 아저씨는 욕까지 하며
‘내가 누군지 알고 이러느냐!’ 면서 저에게 종이와 펜을 달라고 하시더라고요.
자신이 누군지 똑똑히 보여준다면서......-.-
저희는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길래 이러나’
하고 긴장하며 종이와 펜을 드리자 아저씨는 종이에 열심히 무언가를 적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는 그 종이를 담당 공무원 아저씨에게 주었습니다. 종이를 본 아저씨는 ‘피식’하고 웃었습니다.
웃음의 의미가 궁금하긴 했지만 물어볼 분위기가 아니어서 그땐 가만히 있었고..
무한 사과를 하고 담당 책임자 공무원 (과장님)과 통화까지 해서 사과를 받으신 아저씨는 간신히 화가
수그러들어 씩씩대며 안내소를 나가며 종결되었네요.. 아마 한 40-50분은 그러고 있었던듯…? -_-;;
아저씨가 나간 후 전 공무원
아저씨께 종이에 뭐라고 적혀 있었는지를 물어봤어요.
아저씨는 다시 한번 피식 웃더니 제게 종이를 건네 주었고 그 안에 적혀 있던 건 바로….
[서울 xx구 oo동 gg아파트 oo동 xx호 김개똥]
자신의 이름과 집 주소였습니다… -_- 뭥미…![]()
사실 아저씨가 말하는 뉘앙스로
봐서 저희는 청와대 비서실에라도 근무하는 줄 알았는데 ㅋㅋㅋ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 공공규칙도 지키지 않으면서 당당하게 따지러 오다니 하며 놀라워하고
있었는데
결국 아저씨가 남긴 건 자신의 신상~
시 홈페이지에 올리겠다 신고하겠다
뭐다 하며 떠들던 아저씨…
다음날은 술에 깨 잘못을 아신 건지 뭔지 그런 건의나 신고는 전혀 없었네요 ㅎㅎ
해프닝으로 끝났고 지금은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말하지만 그때는 정말..
심장이 쪼그라들 것 같이 긴장했었네요 -. ㅜ
또 한번은 어떤 시민 한 분이
안내소에 오셔서 물을 찾으시는 거에요. 사실은 개인이 물은 사서 드셔야
하는 거지만 안내소까지 오신 분에게 그렇게 말할 수 없어서 종종 드리곤 했어요.
그날도 그러시길래 친절하게 미소를 날리며 ‘네~ 잠시만요~’하고 물을 떠서 나가고 있었는데 다른
시민 분이 질문 No.1인 화장실이 어디냐는 질문을 하셨고 저는 간단한 질문이길래
‘저쪽으로 가시면 저기에 보일 거에요~’ 하고 답변을 해주고
그 할아버지 (였어요)께 물을 가져다 드렸어요.
그랬더니 할아버지가 받으시자
마자 종이컵에 든 물을 모조리 쏟아버리시더니
‘네x이 오다가 말해서 물에 침 다 들어갔다. 더럽다’
며 물을 다시 떠 오라 하셨습니다.
너무 황당하고 어이가 없었지만 그래도 알바생 입장이고 우리 시의 이미지가 걸린 것이니
죄송하다며
다시 물을 떠 드렸죠. 이번엔 물 뜨기 전에 동료들과 좀 어이없다는 식의 말 한마디를 하고 물을
나르는
중에는 말도 안하고 가져다 드렸는데 이번에도 ‘또 말을 했다’ 는 식의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대며 물을
버리는 거에요 -_-
저도 너무 어이가 없고 화도 났지만 화를 낼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지켜보던
좀 생긴 것만
무서운 공무원 아저씨가 ‘아저씨 지금 뭐 하시는 거냐’ 며 그 아저씨를 말려 간신히
그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네요.
정말 잠시 일했지만 여름에
해변에서 일하다 보니, 그것도 임시 공무원처럼 일하다 보니 정말
별의 별 일이 다 일어나는 것을
보았어요. 가게에 어떤 게 너무 비싸다, 어디 음식점에 뭐가 나왔더라,
웃겼던 것은 어떤 분이 오셔서 약국에서 까스활명수를 달라 했는데 까스명수
를 줬다고.......
민원을 넣으시더라고요;;; 게다가 값이 너무 비싸다고.. 왜 저희보고 그러는 건지 ㅜ_ㅜㅋㅋㅋ
물론 불성실하게 민원 받고 시민들에게 불친절한 공무원들 얘기도 많이 들어보기도 했지만 제가 일하며
느꼈던 건 공무원들은 참 힘이 없구나..였어요 ㅜㅜ
시민들이 말도 안 되는 걸로 트집을 잡고 우기고 심한 욕을 해도 (부모,자식 욕도 많이 하더라고요;;)
화도 낼 수 없고 잘못이 없어도 ‘죄송하다’를 달고 살아야 하는 ㅜ_ㅜ
아무튼 얘기가 좀 길게 됐는데 해변 수칙 몇 가지 간단하게 적고 마무리 할게요~
1) 하지 말라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답니다..!
위에 적은 이유로 불꽃놀이가
금지되어 있고 (적어도 대천에선!), 바람이 불어 파도가 세거나 비가 많이
내리거나 할 땐 물에 들어가는 것이 금지되어 있어요. 그럴 땐 그만큼 사고 위험성이 높아서 금지를
하는 거잖아요! 특히 요즘은 ‘너울성 파도*’라는 게 잦아서 매우 위험할 때가 있어요. 너울성 파도가
감지되는 때는 바다에 들어가는걸 자제하도록 요하고 있는데 꼭 말 안 듣고
들어가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그리고 그러다 큰 사고가 나고.. 제가 일할 때 그 물에 들어갔다가 목뼈가 부러지신
분과 다리가 부러지신 분들을 봤네요.. 자연의 힘 참 무섭습니다!
너울성파도란? 일반적인 파도는
멀리서는 크게 보이지만 가까이 오게 되면 크기가 줄어드는 파도인데
너울성 파도는 멀리서는 작게 보이지만 점차 다른 파도와 반동을 하면서 점점 강도가
세지는 엄청난
위력을 가진 파도입니다. 파도는 통상
바람을 동반하지만, 너울은 파도보다
해안으로 도달하는 속도가
2-3배나 빨라서
바람이 뒤에 오고 파도의 폭과 주기도 길어서 한 주기의 바닷물 양이 파도의 몇 배나
되기 때문에 알아차리기도 쉽지가 않습니다. 수심이 얕은 연안에 가까워지면서 해저 지형과의
마찰력으로 순식간에 높이와 유속이 커져서 큰 피해를 입히는 것이 특징입니다.
2) 8월 즈음 부터는 해파리 경계령이 시작됩니다!!
저는 여름에 바다 가는걸 좋아하지
않아 잘 몰랐는데 8월 초-중순 즈음이 되면 (혹은 7월 말부터?)
해파리의 계절이 온다 합니다. 갑자기 해파리가 바닷물 얕은 곳까지 오게 되어 사람들을 마구 마구 쏘죠.
전 바다 쪽에 갈 일이 없어 본 적은 없지만 남자아이들이 찍은 인증사진을 보면 크기가 손바닥만한
것부터 해서 파라솔만한 것까지 다양하더라고요 -0-// 하루에 해파리에 쏘인 사람을 거진 100명
이상씩 치료 했던 기억이 나네요. 해파리에 쏘이는 걸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몰라 되도록 얕은 물에서
놀고 아님 바다에 안 들어가는 걸 권하지만 (바닷가에 와서 바다에 들어가지 말라니 참…현실성이 ㅋㅋ)
혹시 쏘이게 된다면 아프더라도 너무 당황하지 말고 근처 치료소나 관광안내소로 가세요!
그곳엔 갖가지 응급처치 기구들이 있어 간단한 치료를 해 드리고 있고요 간혹 의사 선생님들도 계셔
더 심도 있는(?) 치료도 가능해요! 정말 심한 경우엔 구급차도 불러드려요.
당황하셔서 빼려고 손톱으로 누르거나 하지 마세요! 독이 더 퍼지게 될 수도 있으니까요.
3) 되도록 신발을 신고 다니세요
대천 해수욕장의 모래는 조개껍질이 침식에 침식을 거쳐 부드럽게 갈아진걸로 유명하죠~
그 길을 맨발로 걷고싶어 하시는 분들이 많은걸로 알고 잘 이해 하지만.. 요즘은 그게 매우 위험해요 ㅜ_ㅜ
사람들이 버린 병이 깨진 조각이나 출처도 모르겠는 여러 뾰족한 것들이 바닥에 널부러져 있어서
모르고 밟으시는 경우에 치명상을 입으실 수 있거든요. 저는 근무하는 중 발바닥에 쇠고랑이 들어가
위험해서 빼지도 못하시고 많은 피를 흘리며 오신 분을 봤어요 ![]()
환경미화원들도 계시고 알바생들도 청소도 하고 하지만 관광객들이 버리는 쓰레기의 양이 너무 많아
사실상 다 바로바로 치울 수가 없거든요.. 그러니 되도록이면 신발을 신고 다니시는 게 좋을거 같아요.
맨발로 다니실 경우 꼭! 바닥을 확인하면서 걸어주셔야 혹시 모를 사고를 대비하실 수 있을거 같네요.
4) 인생이 힘들어도 자살은 No!!
알바를 하는 동안 또 많이 보았던 건 자살 시도자들…
대부분은 대낮부터 술을 드시고
오셔서 밤에 바닷가에 들어가 자살을 하려 하시더라고요.
다행이 제가 알기론 모두 더 깊이 들어가기
전에 발견이 되셨지만.. 해양경찰 분들이나 건장한 20대
남자아이들이 말려도 한사코 죽을 의지를 꺾지 않으시려는 분들을 많이 봤어요..
말려서 간신히 육지로 데려 올라오면 다시 들어가시고.. 인생이 힘들 때도 있는 거 알지만 가족들을
생각해서 제발 그러지 마세요 ㅜ_ㅜ
제가 좀 말이 많은 사람이라 쓰다 보니 예상보다 길어졌네요.
아무튼 읽어주신 끈기 있는 분들 너무 감사하고 올 여름도 보람차게 즐겁게 보내시기 바라요 ^^
참고로 관심 있는 분들을 위해!!
올해 보령 머드 축제는 7월 16일 (토)에서 24일 (일)까지 진행됩니다. 자세한 사항은
http://www.mudfestival.or.kr/ 에서 확인하세용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