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밤 11시 넘어서, 발신자 제한으로 전화가 한통 왔습니다.
받을까말까 고민하던 찰나에 전화가 끊겨버렸는데, 혹시 그 사람일까요?
목소리 듣고 싶은데.......... 참아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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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그냥 답답한 마음에 위로 받고 싶은 마음에 이렇게 글을 써봅니다.
저는 20대 중후반 여자입니다.
그와는 2살차이로 직장에서 만난 커플이었습니다.
그는 현재 조리사 자격증을 준비중이며, 저는 취업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를 처음 만난건, 재작년 초였습니다.
회사에서 진급을 하면서 다른 지점으로 발령이 났는데,
그때 그의 첫모습은 아쉽지만 기억이 나지 않네요.
그렇게 두달이라는 시간이 흘러가면서,
제가 그가 있는 파트에서 업무를 배우고 있었을 시점이었습니다.
그에게 호감을 보이는 언니가 저에게 털어놓기 시작했습니다.
그가 좋다면서......
당시 저는 그에게 그냥 나에게 업무를 잘 알려주는 착한 사람이라고만 생각했기에
자리를 만들어주고 만남을 갖게 해주기에 급급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그와 저는 서로 호감을 갖게 되었고,
언니에게 미안하지만 그와 만남ㄴ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와는 2년 3개월정도 만났고, 총 3번의 이별을 겪었습니다.
첫번째 이별은,
나름 서로 합의하에 서로 소홀하다는 이유로 (알고보니, 다른 여자를 마음에 살짝 두고 있었죠.)
두번째 이별은,
아무 느낌이 없다는 이유로 남자쪽에서 그만만나자는 문자로 통보를 했고,
저는 그가 아니면 안되겠기에 3일후 술냄새 풍기면서 그를 찾아가
자존심따위 바닥에 던져버리고 울며 매달렸습니다.
세번째 이별은,
일주일전 그와 이틀동안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난후,
그 다음날인 월요일부터 뭔가 달리진것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항상 아침에 아르바이트 갈때 출근한다는 문자를 남기고, 점심을 먹을때도, 학교를 갈때도,
학교에서 끝났을때도 저에게 꼭 연락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연락하는 횟수가 점점 줄어들고 이별하기 전까지 일주일넘게 통화 1초도 한적 없습니다.
문자가 와봤자, 친구들끼리 보통 주고 받을 수 있는 그런 문자 있자나요.
출근해요 / 학교가요 등등 이런 짤막한
그가 그렇게 행동을 하니, 저도 서운한 마음에 연락 횟수를 줄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연락횟수를 줄인다고 해서 그에대한 마음이 줄어드는 건 아니니까요.
그가 일요일날 자격증 실기 시험이 있어, 토요일날 만나지 못할 것 같다는 연락을 해왔습니다.
여러번 불합격을 했기 때문에 그의 마음을 이해하고 알겠다고 했습니다.
그 토요일 24시간동안 연락한번 하지 않던 그였습니다.
하루 종일 공부하는 것도 아니고.... 서운한 마음에 저녁에 먼저 문자를 보냈죠.
공부는 잘했어? 뭐 이런식으로 보냈는데 답문자는 당구장 왔다는............
이건 아니다 싶은 마음에 일요일 그를 만나러 가야겠다고 생각을 햇습니다.
그가 시험이 끝나기에 제가 잠깐 만날 수 있냐는 말에 그는 오늘은 좀 쉬고 싶다고 했습니다.
오늘 대화를 하지 않으면 안될것 같아 그의 집근처 까페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했습니다.
5시간 넘게 기다린후에 그를 만나서 제가 먼저 이야기를 꺼냈죠.
성격상 저는 왠만하면 먼저 얘기안하는데 정말 손이 덜덜 떨리더라구요.
서로 연락도 잘안하고 연락이 와도 조금 성의없이 느껴진다는 말을 먼저 했습니다.
그는 말이 없었고 계쏙 저를 바라보기만 하는데, 정말 인지................
그래서 물었죠. 이제 안만날꺼냐고.....
그는 이렇다할 얘기를 꺼내지 않았습니다.
그의 입에서 나온 첫얘기는,
만약 내가 결혼안한다고 하면 너도 안할꺼야? 뭐 이런식으로
저희는 종종 결혼얘기를 하곤 했습니다. 부정적인건 없었구요. 딸아들 낳자면서~
그가 말한걸 요약하자면
헌재 제대로된 직장이 없고 자신의 미래에 대해 자신이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절 놓아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답니다.
제 생각은 좀 달랐습니다.
둘이 함께라면 둘이 함께니깐 다 헤쳐나가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계속 제 의견으로 설득도 해봤죠.
저에게 너무 미안한 마음인지, 쉽게 말을 꺼내지 못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먼저 얘기했죠. 헤어질꺼냐고 수십번 물어봤습니다.
결국 그가 그만 만나자는 얘기를 한후, 저희는 까페에서 나왔습니다.
그가 정류장까지 데려다줄꺼 같은 느낌이 들어 그냥 무작정 걸었습니다.
눈물이 너무 흘러 근처 상가에 들어가 꺼이꺼이 통곡을 하는데,
그가 와서 달래주었습니다. 그 모습에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붙잡았습니다.
그를 억지로 안고 그의 품속에서 울고 있는데 그의 생각은 확고했는지 절 안아주지 않더군요.
그는 기분좋게 헤어지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기분좋게 헤어질 수 있나요?
결국 그가 먼저 집으로 발걸음을 옳긴뒤에야 저도 집으로 향했습니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자신이 없다며, 혼자 살고 싶다며,
둘이 함께라면 더 재밌고 더 잘살수 있는데 그는 왜 그런 결정을 해야만 했을까요...?
사실 그가 크론병이라는 질환을 앓고 있는데 다달이 병원을 가고 주사를 맞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와 결혼을 생각하는 저인데,
그런 병따위는 고민거리가 되지 않았고 그가 현재 직장이 없어도 불만한번 가진적 없었습니다.
제가 억지를 부린거였지만, 마지막 그의 품속에서 흘린 눈물은 정말 잊지 못할것 같습니다.
지금이라도 당장 그를 찾아가 매달려보기도 하고 싶지만,
안아달라 애원해도 안아주지 않던 그이기에 더이상 아무런 진전이 없을것 같단 확신이 듭니다.
그래도 마지막으로 한번더 그를 찾아가 다시 얘기해볼까요?
2년 3개월동안,
저를 세상에서 가장 예쁘고 가장 착한 그의 여자친구를 할 수 있게 해준 그를
스쳐지나가더라도 꼭 한번 다시 보고싶습니다.
그리고 이말도 꼭 전해주고 싶습니다.
정말 사랑했었고, 너무 행복했고, 내 모든걸 준것에 대해 후회는 없다고. 나를 잊지 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