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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정말 감사합니다.] 1년전 하늘로 간 사랑하는 엄마에게.

한윤주 |2011.07.04 02:27
조회 50,860 |추천 1,369

엄마 안녕, 나예요.

오늘 엄마 기일이다? 참 빠르죠 벌써

아, 동생들은 잘 크고 있어요.

음,나이차 많이 나는거 때문에 얘네는 나 엄마라구 의지하다시피 해.

 

음. 다음은 뭐라고 써야될까?

아.1년전 엄마 치고 달아난 그 아저씨는 잡혔어요.

옆에 여자까지 태우고 엄마를 쳤었더라.

어이가 없었어.

 

그때 그 여자분 우리집에 한번 찾아왔었어.

근데 그때 우리가 그때 좀 안좋게 살았잖아.

그 여자분이 문앞에 서서는 나랑 동생 위아래로 싹 훑으셨어.

 

다 필요없고 아빠 어딨냐더라? 합의해야된다고.

잘 기억은 안나는데 그여자, 엄마에 대해 나쁘게 얘기를 했었어.

하필이면 왜 자기들 차에 치여서 이렇게 귀찮게 하냐는 식으로.

어린애들 셋만 있다고 막말했었던 건가봐.

 

근데 화 나잖아.

솔직히 할말이 있고 안할말이 있잖아.

죽은 사람에 대한, 아니 피해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잖아 그거. 그치

 

그래서 나 그여자 밖으로 밀쳐내고 문 닫았어.

그사람 아마 팔에 상처났을거야.

그건 미안하지만 그땐 정말 그여자 내 눈앞에서 죽여버리고 싶었어, 정말.

 

그리고 동생들이랑 아빠 올때까지 울었어

 

근데 그게 진짜 당시 내가 할수있던 유일한 일이었을거야

소리지르고 욕하고 화내면

그여자 엄마욕 하겠지. 근데 난 그게 정말 싫었거든

저런여자 입에서 엄마 나오는거 진짜 정말 싫었거든

 

그니까 한번만 봐줘.

앞으로 어른들한테 잘할게요 사랑하는 엄마.

 

 

근데 엄마.

없어진다는거 말이야.

정말 느낌 이상하더라구

 

엄마가 없다?

 

일곱시면 학교가라고 깨워줄 엄마가 없고

집에 오면 문 열어줄 엄마가 없고

웃어줄 엄마가 없고 나 안아줄 엄마가 없고

시간은 똑같이 째깍째깍 돌아가는데

있어야 할 엄마는 없어

 

엄마가 커피마실때 쓰던 커피잔도

엄마 찻숟가락도 엄마 옷들도 엄마 이불도

여느때처럼 그렇게 있는데 그게 너무 보기 싫었어

그땐 정말 보기가 싫었어 눈물이 났어

 

진짜 있을때 잘하라는 말이 실감나더라

엄마만 돌아오면 진짜 뭐든 다 해줄수 있을거 같은데

엄마가 없잖아

진짜 뭐만 하면 울었어.

 

 

 

 

어버이날 때 동생들이 카드 만들어왔어.

난 상처받으면 어쩌나 하고 진짜 고민했는데

윤정이랑 윤아 아무렇지도 않게 웃으면서 말하더라

 

언니 엄마 하늘나라 공주님 되러 간거잖아 우리 데리러 올거잖아

 

이러는데 진짜

나 그날 울었어

엄마 죽고 그여자 왔다가고나서

동생들 앞에선 한번도 안울었는데 그때 울었어

언니 왜우냐고 아프냐고 하는 애들 앞에서 진짜

나 울면서 웃었어

 

응 엄마 하늘나라 공주님 하러갔어

거기서 윤정이 옷이랑 윤아 장난감 사는중이래 엄마 원래 쇼핑속도 느리잖아

 

이러면서 진짜 동생들한테 고맙고 미안해서 울었어

엄마 진짜 왜이렇게 빨리갔어 뭐 그렇게 급했어 응?

 

아빠는 진짜 한달을 폐인으로 계셨어

 

그러다가

내 급식비 안내문, 차마 아빠 못준 내 급식비 안내문

책상에 숨겨놓은 그 안내문

그거 보고 나랑 같이 울었어

 

그리고 다음날부터 머리도 자르고 옷도 입고 직접 집안일도 도와주시고

일자리 알아보러 다니고 그렇게 일어나셨어

나도 그런 아빠보고 정신차리고 학교 다니고.

 

그때부터 우린 마음속에서 엄마를 서서히 보낼준비 했던거 같아.

 

왕따 당한거? 그거 진짜 웃기더라

나 고1 1학기때 가출하고 그랬잖아

담배랑 술 막장짓은 안했어도

밤늦게 돌아다니고

일진놀이 한답시고 치마줄이고

그딴식으로 나 한학기 보냈잖아 허세에 빠져서.

 

근데 그게 너무 미안한거야 엄마한테

엄마가 그렇게 힘들게 키웠더니 딸은 그딴짓거리나 하고다니고

결국 엄마생일에 흔한 오백원짜리 양말한장 못사줬잖아.

 

나 그래서 이 악물고 공부했어.

불쌍한 엄마 , 죽어서라도 기쁘게 해드리려고

잘난거 없고 그렇다고 끼가 있는것도 아냐

할수있는거? 공부였어.

 

근데 나랑 같이 놀던 애들 , 죽고 못살것처럼 굴던 걔네들이 진짜 한순간에 돌아서더라

그렇다고 너같은게 대학갈수 있을거 같냐고 별 병신같은게 나댄다고

그래놓고 너 또 이틀만에 다시 돌아올껄 뻘짓한다고 그러더라

 

진짜 사람이란게 무섭단거 실감했어

매일 내 교과서는 찢겨져있어. 누가 침뱉어놔.

내 의자?책상? 없어졌어. 찾아보면 남자화장실에도 처박혀있고 운동장에도 나와있어

겨우찾은 책상엔 화장실에서나 볼법한 저급한 낙서로 가득해

 

근데 나, 힘들수록 더 독기 품었어

걔들이 책상에 써놓은 낙서 지우면서 걔네들 빈 머리 골빈 머리 생각했어

개들이 털어간 필통 부러뜨린 볼펜 써가면서 ,걔들이 찢어논 교과서땜에 선생님 교과서 복사해다 쓰면서 걔네들 아무것도 못쓸 서술형 답지 생각했어

문제집? 힘들어하는 아빠한테 미안해서 돈달라고 못했어. 그 흔한 참고서도 미안해서 못 샀어.

큰 서점가서 문제집 하나들고 몰래 구석가서 연습장에 적어가면서 풀었어

체납으로 끊긴 핸드폰 가져가서 문제 찍어와서 집에서 풀었어

 

정말 나 그렇게 공부에만 미쳐서 살았어

 

그리고 고1 2학기 중간고사때 전교석차 75등

고 1 2학기 기말고사때 전교석차 53등

고 2 1학기 중간고사때 전교석차 27등

고2 1학기 이번 기말고사 , 아직 석차 안나와봐서 모르지만 가채점해봤는데

틀린거 전과목에서 3점짜리 하나

 

잘했지 엄마

나 정신차린거 잘한거지 엄마

 

마지막 시험 답 가채점 끝나는 순간

다들 컴싸 집어던지고 어딜 놀러가네 마네 하는데 난 울었어

엄마한테 미안하고 못했던거 힘들었던거 다 북받쳐서 울었어

마지막 동그라미 그어지는 순간 ,엄마한테 살아있을때 진작 이렇게 해볼걸 

그랬으면 엄마 진짜 좋아했을텐데. 이생각에 진짜 그 소란속에서 울었어

 

엄마 엄마가 나 일등하면 나 업고 시장 본댔잖아

나 1등만 올라도 칭찬해줬던 엄마잖아.

지금 이상황에 엄마가 있다면 얼마나 기뻐할까

엄마 웃는얼굴 생각나서 나 더 울었어 

 

 

나 이제 왕따 아냐 엄마.

 내 친구 공부도 잘하고 이쁘기까지 하다? 나한테 엄청 잘해줘.

아빠도 며칠전에 앞집사는 총무 아저씨랑 신발가게 시작했어.

윤아랑 윤정이는 벌써 아홉살이랑 열살이고 난 이제 좀있으면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이야.

앞에서도 말했지만 참 빠르다, 그치 엄마.

 

나 이제 누가 엄마 얘기 하면 안울고 말할수 있어.

우리엄마는 바보같은 딸 만나서 속도 많이 썩었고 많이 힘들었지만

항상 내가 자기딸로 태어나준거에 고마워했던 진짜 착한 사람이라고 .

지금도 하늘에서 나 보면서 웃고있을 사람이라고 나 웃으면서 말할수 있어.

 

고마워 엄마. 그리고 여태까지 미안했어.

나 이제 엄마를 맘속에서 보내줄수 있을것 같다.

잊고 살겠다는게 아니라, 엄마생각 하면서 아프게 안 울어도 될거같단 소리야.

 

엄마. 오늘 아빠랑 동생들 데리고 엄마 산소 찾아갈게 기다려요.

엄마가 좋아하는 오이소박이 만들어갈게. 맛없다고 타박주면 진짜 나 울거야.

( 오늘만 나 야자 뺄게 엄마♥ 딱 한번만! 봐줄거지? )

 

그럼 조금 있다 봐요, 엄마 사랑해.

 

 

 

_____

 

아..이런 관심을 바라고 쓴 글이 아닌데..

엄마 산소 다녀와서 컴퓨터 켰더니 어마어마하네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베플 '하나님'... 울컥해서 눈물이ㅜㅜ..

윤정이랑 윤아한테 보여줬어요. 둘다 정말 좋아했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여러분 정말 이런 관심 감사합니다. 저 도와주시겠다는 분도 계시구 다독여주신 분도 계시고..

문제집이랑 이런거 주시겠다는 언니오빠들 진짜 마음만이라도 감사드려요.

 

악플다신 한분이 계시더라구요.

네 감사합니다. 그쪽은 꼭 어머니께 잘하셔서 저같은 후회 하지 마세요.

 

여기에 댓글달아주신분 하나하나 정말 감사드리고.. 하나하나 편지라도 써드리고싶은 심정이네요.

정말 여러분 , 주제넘은 말이라고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부모님 생전에 잘해드리셔야 해요..

제가 못한만큼 톡커님들은 꼭 해드리세요. 여러분 행복하시고 세상 모든 어머니들 사랑합니다.♥

 

더불어 우리엄마도 사랑해, 알지? ♥

추천수1,369
반대수16
베플마음이아프네|2011.07.04 10:10
윤주야 언니니까 말 놓을게 그래도 되지?^^ 언니 19살 고3 수험생이야, 올해2월에 아빠가 하늘로 떠나버렸어. 우리아빠도 교통사고야. 5월에는 10년동안 가족처럼 지냈던 오빠가 ROTC였는데 기구강하 훈련받다가 추락해서 순직했어. 정말 세상이 원망스럽더라 왜 나한테만 이런일이 일어나는지 왜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이렇게 아프게 가야하는지 너무 싫었어, 살기가 싫었어. 그냥 모든 걸 내려놓고 싶었다? 없다는 그 느낌... 나도 잘 알아. 어디선가 내이름 부르면서 달려올거 같은데 금방이라도 장난이었다구 웃으면서 내옆에 있을거 같은데 돌아보면 사진한장 뿐이야... 이제 목소리 들을 수도 없고 안길 수도 없어. 있을 때 잘할 걸 왜그렇게 투정만 부렸는지... 사고나던 날 엄마가 아빠얼굴 보고가라 했는데 왜 난 보고가지않았는지... 몰랐었는데 없어보니까 그 빈자리가 너무커... 아무도 채울수 없는 그 빈자리.... 그런 사람이였더라구 우리아빠가 내가 너무너무 정말로 사랑했던 사람이더라 준비되지 않은 이별이었잖아... 그래서 너무너무 힘들었어 너무 힘들어 다 내려놓고 싶지만 그냥 떠나간 사람 생각하며 울고있고만 싶지만 언니 고3이잖아 그치? 잘 달려오다가 이렇게 주저 앉을 수 없잖아 그래서 엄마랑 약속했어 우리 끝까지 가보자고 모든걸 다 이뤄낸 후에 그때 힘들어 하자구 내가 원하는 대학 들어가서 합격증 들고 가서 그거 보여주면서 이거보라구 아빠 딸 이렇게 해냈다구 말하면서 울거야.... 윤주야 우리 할 수 있을거야 그치? 너도 많이 힘들었겠다 고1이었으면 정말 어린나인데... 언니는 19살때 겪었는데도 너무 힘들었거든.... 우리 모두 힘내자^^ 힘든거 있으면 언니한테 싸이쪽지로 연락해 언니가 도와줄 수 있는 한 최대로 도와줄게 ---------------------------------------------------------- 여러분들 정말 고맙습니다...^^ 도와주신다는 분, 힘내라는 분 일일이 감사말씀 못드려서 죄송해요 ㅜㅜ 그리구 윤주야 웅 연락꼭줘 기다리구 있을게^^
베플하느님|2011.07.04 18:48
어머니는 하늘나라 공주님되서 잘계시니까 걱정말아라. -------------------------------------------------------- 윤주씨ㅠㅠ화이팅!!
베플 20|2011.07.04 18:02
이런말 주제 넘을지 모르겠지만 문제집 팔요한거 없어요? 새거는 아니지만 사놓고 안풀어서.. 정말 공부열심히 하는 님같은 분께 선물로 드리고 싶어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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