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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쩌는 무서운 이야기

 

 

지금은 도심의 소음 문제의 하나가 되었지만

내가 어렸을 땐 무척 시원하게만 들렸던 매미 소리.

 

난 이 소리를 들으면 7살 때의 일이 생각이 난다.

 

7살 그해 여름,

난 어머니 손을 꼭 붙들고 외가에 놀러갔었다.

그전에도 여름엔 외가에 놀러 갔었던 것 같은데 기억은 없다.

 

무척 재미있게 놀았던 것 같은데

그 곳에서 생긴 친구들과 개구리도 잡고,

몰래 참외 서리도 하고 들켜서 아저씨께 잡혔을 땐

꾸지람 대신 잘익은 참외 몇덩이를 받기도 했다.

 

그렇게 신나는 7살의 여름을 보냈다.

 

그리고 서울로 올라오기 바로 전날, 난 친구들과 산에 올랐다.

아니 산이라기 보다 언덕이라고 해야 좋을만한 곳이었다.

 

친구들이 매미를 잡으러 가자고 했다.

매미소리에 취해 있었던 난 흔쾌히 따라 언덕에 올랐다.

친구들의 발걸음에 난 맞출 수가 없었고,

결국 혼자 뒤쳐지게 되어있었다.

 

어차피 꼭대기에 오르면 친구들이 있을거니까

걱정없이 여기 저기 둘러 보며 천천히 따라 올라가고 있었다.

 

거의 다 올랐을 때였을까?

 

어디선가 힘 없이 죽어가는 듯한 강아지 소리가 들렸다.

호기심에 주위를 살피던 난 이내 강아지를 발견 할 수 있었고,

또한 그 강아지를 금방이라도 덮칠듯이 노려보고 있는

뱀도 발견할 수가 있었다.

강아지는 상처를 많이 입었었고, 무척 불쌍해 보였다.

 

어린 난 어디서 그런 용기가 생겼는지

옆에 있던 내 머리만한 돌을 들어 뱀의 머리를 내리 찍었다.

뱀은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

그리고 강아지를 안아 올렸는데 가엾게도

강아지는 마지막 생의 숨을 가쁘게 내쉬고 있었다.

무척 불쌍해 보였다.

 

친구들이 산에 오른것도 까맣게 잊고

난 강아지를 안고 달음질을 쳐서 외갓집으로 돌아왔다.

 

그 때 중학생이던 외삼촌은 강아지를 보곤

"야, 내다버려. 그거 조금 있으면 죽겠다. 더럽게 왜 그런건 들고 와?"

라고 어린 마음을 긁어 놓았다.

괜히 눈물이 흐르는게 느껴졌다.

 

난 강아지를 위해 아무것도 해줄 수가 없었다.

어린 마음에 죽어가는 강아지를 위로해주는 수 밖에는...

"강아지야.. 많이 아프구나.. 나랑 놀면 좋을텐데..

강아지야 너 아픈거 다 나으면 꼭 나랑 놀아줘야 돼?"

그때의 강아지의 눈빛은 아직도 잊혀지질 않는 듯 하다.

 

마치 말을 알아 들은 듯

나의 품에서 나의 눈을 올려다 보는 듯 했던 그 눈빛..

강아지는 그날밤을 넘기지 못하고 내 품에서 죽었다.

 

다음날, 난 되지도 않는 땡깡을 부렸던 기억이 있다.

강아지 돌려달라고.

 

어머닌 어린 아들에게

"강아지가 다음에 다시 태어나면 꼭 너랑 놀아 줄꺼야.

민수야 이젠 강아지를 보내 줘야지?"

하며 억지를 부리는 아들을 달래셨다.

난 강아지를 외가 뒤뜰에 묻어주고 서울로 올라왔다.

 

그리고 지금 23년이 지났다.

지금은 매미 소리가 너무도 시끄럽다...

여름의 끝무렵에 줄창 울리는

매미의 마지막 노래소리는 나를 더욱 심란하게 만든다..

 

그 소리가 그치면 가을이 고고

거의 모든 해를 혼자서 보낸 난 가을엔 더욱 외로움을 느낀다.

그래서 여름 끝자락에서 울리는 매미소리는 시끄럽다.

그리고 약간은 두렵기도 하다.

나의 외로움을 더해줄 소리이기에...

 

하지만 올해엔 단지 시끄럽게만 느껴진다.

드디어 나도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고..

그리고 올을엔 결혼을 하기로 약속을 했다.

 

그녀는 나보다 8살이나 어리다.

친구들은 나보고 도둑놈이라고 해대지만,

글쎄 마음을 도둑질 당한 도둑놈이라..

 

정말 우연한 일이었는데

서울의 그 많은 사람들이 다니는 길에서

그녀는 내게 다가 와 말을 걸었다.

 

"전생이란걸 믿으세요?"

 

사실 난 이와 비슷한 얘길 많이 듣는 편이다.

 

"도에 관심 있으세요?"라는 말 말이다.

 

뭐 얼굴에 덕이 흘러 넘친데나?

이번에도 그런 사람일꺼라 생각했다.

 

"저 아가씨, 전 지금 회사에 늦어서요..."

 

그녀는 잠시 날 보다가

"풋.."하고 입을 가리며 웃음을 짓더군

 

"지금 무슨 생각 하시는지 알겠는데요..그런게 아니구요...

왠지 그쪽을 보니..문득 그런 생각이 들어요.."

 

"네?"

 

"전에..우리 어디선가 만난적이 있지 않을까요? 전생에 말이에요..."

 

그렇게 말을 걸어온 그녀와 난 나이차를 극복하고

결국 결혼을 약속하게 되었고

이제 가을이 오면 우린 결혼을 하게 된다.

 

4살때 외가에 다녀온 후부터 몸이 안좋으셔서

거동이 불편하신 어머니는 더없이 기뻐하셨다.

 

 

 

 

 

 

 

 

 

 

 

 

 

 

 

 

 

 

 

 

 

 

 

 

 

 

 

 

 

 

 

 

드디어 난 23년 전의 내전생의 일을 갚았다.

 

이번 생은 그일 때문에 생긴 것.

이제 어느정도 해결은 됐으니 더 이상 미련은 없다.

 

난,전생의 기억을 안고 태어났다.

그리고 필연적으로 그의곁으로 다가 갈 수밖에 없었다.

 

그때 어린 그가 보여 줬던 행동 때문에

난 사람으로 태어날수 있었다.

 

그리고 그를 만나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7살이었던 천진난만했던 그의 눈을

한 생이 지나간 다음도 난 잊을수가 없었다.

 

비록 그의 눈빛은 많이 변해 있었지만..

운명처럼 난 그를 찾을 수 있었고, 그리고 우린 어제 결혼을 했다.

 

그는 너무 너무 기뻐했다..

 

내가...이 내가.. 바로 전생에 그에게...

 

 

 

 

 

 

 

 

 

 

 

 

 

 

 

 

 

 

 

 

 

 

 

 

 

 

 

 

 

 

 

 

 

 

 

 

 

 

 

 

 

 

 

 

 

 

 

 

 

 

 

 

머리가 부숴져 죽임을 당한 뱀이었다는 사실을 알았어도

그는 그렇게 기뻐 할 수 있었을까?

 

'

 

 

 

 

 

 

 

 

 

 

 

 

 

 

 

 

 

 

 

 

그리고 결혼을 한 오늘, 난 드디어 한을 풀었다.

그는 머리가 부숴진 채 지금 내 옆에 누워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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