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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이와 엄마에게 개념없는 짓을 당했습니다.

여행녀 |2011.07.17 22:51
조회 159,642 |추천 662

평소와 같이 톡을 확인하다가 저랑 비슷한 사연이 있는 사람이 있는 줄 알고 클릭했더니

 

제 글이 올라왔더군요...

 

위로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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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기본적으로 모든 여행은 예약을 기반으로 하고 움직입니다. 창가자리를 워낙 좋아하기 때문에 예약하고 가지 않으면 못앉기 때문이죠.

고속버스 예약 처음 들어봤다고 하시는 분............당장 검색창에 고속버스 예약만 쳐도 파워링크부터 시작해서 블로그, 지식인까지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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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여행하길 좋아하는 20대 초반의 대학생입니다.

 

여행이라봐야 남들처럼 스펙터클한 해외여행이 아니라 그저 국내에 1박 2일~2박3일 정도로

 

관광명소, 숨겨진 명소를 찾아 떠나는게 취미입니다.

 

이번엔 여름이고 하니 부산에 다녀왔습니다.

 

사실 여행은 항상 싸게 다녀야한다는 생각에 게스트하우스에서 묵거나 찜질방에서 자거나

 

가끔은 돈도 모자라서 이집저집 구걸도 하고 다녔었어요

 

...아니 이게 문제가 아니죠

 

 

 

부산 여행 갈 땐 ktx를 탔지만 올땐 좀 오래걸리더라도 고속 버스를 타자는 생각에

 

2주전부터 예매해두고 올라올 때 버스를 탔습니다.

 

제 지정 좌석에 앉아 버스가 출발하길 기다리는데 제 옆자리로 한 아이와 엄마가 작은 여행용가방을 들고 탔습니다.

 

절 보는 순간 두 사람의 표정이 묘하게 이상하더라구요.

 

아이는 대놓고 절 흘겨보면서 뭐라고 투덜거렸는데 제가 뭐라 할 꺼리도 안되서 그냥 지켜만 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이상한 말을 하더라구요

 

"엄마랑 좁게 가야겠다."

 

처음엔 무슨 소린가 했습니다. 혹시 자리를 두석 예매했는데 따로 떨어져서 그런건가 싶어 아이 엄마에게 원래 좌석이 어디냐고 물었습니다.

 

제 옆자리라고 하더군요. 자리가 없어서 한자리만 예매했다고. 전 그냥 그걸로 넘어갈 줄 알았습니다.

 

아이는 계속해서 절 흘겨보면서

 

"아~ 넓게 갈 수 있었는데."

 

자꾸 흘겨보면서 이러는겁니다. 한 6~7살쯤 되보였을까요. 머리에 베이비펌을 하고 있는데 처음엔 참 귀여웠습니다.

 

아이 엄마가 가방에서 이것저것 꺼내 늘어놓더라구요. 각종 먹을거리를 정말 고속버스 주머니가 터지도록 짐을 다 정리하고 아이를 무릎에 앉혔는데 아이는 그 순간까지도 절 계속 흘겨보면서

 

"저 사람만 아니면 엄마랑 나랑 넓게갈 수 있는데. 저 사람이 있어서. 저 사람만 없으면 되는데."

 

이게 아이가 할 소리 인가요. 제가 아무리 얼굴이 어려보여도(종종 사람들에게 듣는 말입니다. 괜히 저 자랑하려고 하는거 아...아니에요) 저런 말 들을 나이는 아닌데 그것도 저보다 한참 어린 아이에게, 말이죠.

 

한 소리 하려다 아이 엄마가 주의를 주겠지 했는데 아무 말도 안하는 겁니다.

 

아이는 좋다 하면서 자꾸 저에게 이 사람, 저 사람 찾으면서 저더러 자꾸 없어지라고 하는겁니다.

 

어이가 없어서

 

"내가 내 돈주고 여기에 앉아있겠다는데 네가 왜 나더러 가라고 하는거니? 네 엄마가 자리가 없어서 한자리 예매했다고 하는데 왜 자꾸 나한테 이 사람, 저 사람 찾으면서 버릇없이 구는거야?"

 

하는데 아이는 계속 절 흘겨보다가 고개를 돌리더군요.

 

제가 한 소리 하니까 그제서야 아이 엄마는 아이를 타이르면서 사과하라고 종용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자존심이 세서인지, 아니면 자신의 생각을 굽히지 않아서인지 사과에 익숙치 않다는 건 왠만한 사람들이 다 아는 사실입니다.

 

듣는사람도 기분 나쁠 사과를 하는데 아이 엄마는 그제서야 잘했다~ 하면서 또 아무 말 없더군요.

 

아이는 정말 말 그대로 "죄송함돠" 딱 이 말만 했습니다. 아이 엄마는 그걸 또 잘했다고 칭찬했구요.

 

대부분 이런 상황이면 아이 엄마가 저에게 미안하다고 대신 제대로 사과해야하는 거 아닌가요?

 

제가 많은 걸 바란 걸까요?

 

제가 어려서 그런걸까요?

 

하도 어이 없어서 가만히 보다가

 

"듣는 사람도 기분 나쁠 사과를 아이에게 시키셨으면, 적어도 그에 대한 사과정도는 어머님께서 해주셔야하는거 아닌가요. 아이가 뭘 알겠다고 제대로 사과를 하겠어요?"

 

하니까 아이 엄마는 이렇게 아주 당당하게 눈을 치뜨면서(거짓말 안하고 정말 눈을 치떴습니다.)

 

"그럼 여기서 제가 뭘 더 해야하는데요?"

 

이러는겁니다. 저도 여기서 감정이 좀 격해졌지만 최대한 조용한 목소리로

 

"아이 어머님이라도 제게 대신 말을 해주셨어야죠. 미안하다고. 안그런가요?"

 

그랬더니 아이가 사과했으니 다했다고 하더이다. 그게 사과인가요? 아이도 엄마도 알량한 자존심으로 사람을 깔보는 거 같아 기분이 상했습니다.

 

"아이 키우시는 어머님인거 알고, 저보다 나이가 많은건 알고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도리가 아니잖아요. 제가..."

 

"아 쫌! 그만해요. 교양없게."

 

....그 순간 할말을 잃고 아이 엄마를 보고 아이를 보다가 입을 다물었습니다.

 

아이 엄마 소리가 높아지면 버스 안에서도 좋지 않을거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피해가 갈거라 생각했기에...

 

그런데 지금 누가 누구에게 교양을 찾는건지 모르겠네요.

 

아이가 누굴 보고 배워서 이 사람 저 사람 찾는 걸까요.

 

아이 엄마는 그에 대한 대응도 제대로 하지 않았으며 심지어 저에게도 저런식으로 말을 했습니다.

 

 

전 이런 사람들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걸 잊고있었나봅니다.

 

음식점에서 애들이 뛰어다니는데도 제재를 가하지 않는 부모들이 퍼뜩 생각나고, 그 뒤로 교사들을 골탕먹였다고 좋아하는 학생들이 생각나더군요.

 

 

아직 어린아이인데 저런 식으로 사람을 흘기고 막말을 내뱉는 거 보면 어떤 교육을 받았는지 조금 궁금합니다.

 

한참 뒤에 버스가 출발하고나서 아이 엄마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더니 아이에게 자리를 이동하자고 했습니다. 맨 뒤에 자리가 좀 남아있더라구요. 그리고 자신이 풀어둔 그 수많은 먹을거리들을 알맹이만 쏙 빼가지고 이동했습니다.

 

쓰레기는 그 자리에 그대로 둔 상태였습니다.

 

(저것들은 버스에 타자마자 먹은 음식물 쓰레기와 아이 얼굴을 닦은 휴지입니다.

저것 말고도 가지고 온 먹을거리가 상당했고, 그것도 모자랐는지 휴게소에서도 과자를 하나 사가지고 타더라구요.) 

 

 

이건 버스 매너가 아니지 않나요. 전 항상 여행을 떠날 때 고속 버스를 타지만 쓰레기를 버린 적도 없고 사실 그런 사람도 좀 적게 봤습니다.

 

하지만 너무 대놓고 버리고 갔습니다. 내릴 때 가져가겠지 했는데 오히려 자신이 가져온 그 수많은 먹을거리 음식쓰레기, 봉투들을 그대로 버스 안에 버리고 내렸습니다.

(결국 그건 제가 치웠습니다만.....생각해보니 쓰레기 던져주면서 니가 가져가!!! 라고 말 못한게 좀 걸리더라구요.)

 

아이가 뭘 보고 배울까요.

 

그래서 아이가 그렇게 자란걸까요.

 

저도 그냥 잊고 버스에서 내려 집에 가려고 지하철로 이동했습니다. 한참을 가는데 뒤에어 이상한 소리가 들리더라구요.

 

"에베베~ 베베~ 에베베베~"

 

혀 꼬인 사람처럼 이상한 소리가 나서 돌아보니 아까 그 곱슬머리 아이가 뒷짐을 진 채로 제 뒤를 따라오면서 하던 소리였습니다.

 

정말...........전 아이를 그리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때리고 싶은 충동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싫어도 아이니까 참아야하지 하는 마음도 그 순간 싹 달아나서 한대 때려주고 싶었지만 그냥 참고 넘어갔습니다.

 

 

 

 

제가 아이 엄마에게 사과를 요구한 것이 잘못된 것일까요.

 

버릇없는 아이와 개념없는 엄마 이야기는 네이트 판이나 그저 글 속에서 있는 일인줄 알았습니다.

 

이런 사람들 때문에 길거리를 걷는 많은 아이 엄마들이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눈길의 대상이 되는걸까요.

 

 

제가 사과를 요구한 게 잘못된 건가요?

추천수662
반대수30
베플정선경|2011.07.18 14:55
우리아이가달라졌어요보면서 패고싶은그런느낌임ㅋ ------------------- 아싸 베플이다!! 집짓고가용
베플20女|2011.07.18 15:24
이제 저 아이가 10년 후에 교사를 폭행했다고 뜰 것이고 저 엄마는 교사에게 너가 뭔데 내 애를 훈계하냐며 쫓아오겠지.ㅋ --------------------- 으힝ㅋ베플.ㅋ베플시켜주셔서 감사합니다.ㅋ
베플후후|2011.07.18 14:39
담에 그런일이 있을땐 말야 핸드폰을 들고 전화하는척하면서 그사람 욕을 하는거야 ㅇ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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