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사랑하는 사람은 유부남입니다.
저 혼자만의 사랑이라면 오히려 더 빨리 마음을 접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사람도 절 사랑합니다.
저는 나이가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그 남자도 나이가 많지는 않지만 결혼생활을 오래했고 그에 따른 결실도 있습니다.
그 남자의 아내 역시 저와 그분이 만나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가정파탄자, 불륜녀..........이런말들이 저에게 맞는 수식어라고
저도 생각합니다만, 처음부터 알고 만난 것은 아닙니다.
커져버린 마음에 그 사실을 알고도 그 남자를 사랑했습니다.
아니 사실은 지금도 사랑하고 있습니다.
그남자는 말했습니다.
"이혼할꺼야 그니까 그 마음 변하지 말고 조금만 기다려줘 나 믿지?"
누군가는 말했습니다. 이것이 미혼여성을 만나는 유부남들의 뻔한 핑계라고.
처음에는 저 역시 믿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씩 지날수록
그 믿음의 한쪽에서는 보채고 안달난 저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확신없는 기다림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저의 이런모습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힘들게 하고 싶진 않았습니다.
나 스스로의 감정 하나 따위 절제하지 못해서 벌어진 일이고
더이상 어느 누구도 힘들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그 사실을 알기 오래전부터 있던 그 남자와의 약속 날입니다.
자주 만나긴 하지만 일부러 시간을 내서 데이트 하기로 했던 날인데,
아마 마지막이겠죠. 아니 확실히 마지막입니다.
처음에는 욕심을 부렸죠.
그 사실을 알고 저런 말들을 들었을 때 저는 그 남자의 빠른 이혼확정만이
저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남자에게 준비한 이혼서류를 건낼껍니다.
저도 막상 서류들을 보니 제가 당사자가 아닌데도 마음 한구석이 이상했습니다.
이거 보고도 정말 자신있으면 나한테 기다리란 말을 하라고.
그리고 어느정도의 시간 안에 해결하고 나한테 다시 오라고.
난 그럼 얼마든지 기다려줄수 있다고.
그치만 알고 있습니다.
그남자 역시 망설이며 대답할 것이고 또한 그렇게 하지 못한다는 것을.
사람이 참 이기적이라는 말이 맞나봅니다.
그 남자과의 마지막 만남을 앞두고 지금까지 마음의 정리를 한다고 했는데도
손톱만큼도 정리가 되지 않은걸보면 말입니다.
또 그 남자가 오늘도 사랑한다고 말해주길 기대하고 있는 저를 보면 말입니다.
사람은 사람으로 잊는다는 말.
신은 견딜수 있을만큼의 고통만을 인간에게 준다는 말.
지금은 이런말들이 저에겐 해당이 안됩니다. 하지만 잠시뿐이겠죠.
알고 있습니다.
스스로의 잘못을 알고 있기 때문에 어떤 질타도 비난도 다 받을 자신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의 진심어린 고백에 진심어린 충고와 조언을 해주세요.
지금 저와 같은 고민을 하시는 분들이 당연히 많지는 않을겁니다.
너무나도 뻔한 세드엔딩을 알지만
그게 어느순간 해피엔딩으로 바뀔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버텨왔습니다.
하지만 이제 놓겠습니다.
도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