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버스녀 글에 답변을 적고 보니 상식밖의 비난 아닌 비난을 하시는 분들 많더군요
저더러 그 아줌마인 것 같다며
에미가 어쩌고 년이 어쩌고..
저요 고속버스 아주 많이 타고 다녔습니다
창원에서 서울로 서울에서 광주로 광주에서 창원으로..
친정, 아이 때문에 5시간에서 3시간 반씩요
남편과 동행한 적은 얼마 없기 때문에 택시,지하철을 주로 이용했어요
택시에서 터미널, 또 내려서 터미널에서 도착지까지 합치면 차만 하루 열 두시간 탄적도 있어요
제 핸드백엔 온통 아이 물건입니다 제 물건이래봤자 파우치 지갑 핸드폰 정도고 아이 물부터 물티슈, 기저귀(어릴 적) 겉옷, 아이가 먹을 간단한 과자들 워낙 입이 짧은 아이라 과자도 종류별로, 물에 바나나우유에 뭐 하나 멕여야 할 것 같아서요 거기다 친정에서 며칠 지내려면 캐리어 가방까지.. 한번은 고속버스 기사 아저씨가 아이랑 내리는 새를 못기다려 캐리어를 못 내린 채로 차가 출발 해 버려서 큰 일 날 뻔한 적도 있고요 또 그것 때문에 짐부터 내리려다가 아이를 잠깐 내려놨는데(물론 오지 말라고 했죠) 옆 고속 버스가 들어오는 바람에 아이가 사고 당할 뻔 한 적도 있어요
아이가 아주 개구져요
제 한계 밖으로요 좌석 덮개가 신기한지 잡아 당기다가 앞 사람한테 피해를 준 적도 있고요..
아무리 말려도 고속버스에서 소리지르고 우는 바람에 저까지 입을 막아가며 운 적도 있습니다
애가 잘못한걸 혼내서 애가 울기라도 하면 주위에서 아주 난리들입니다
어떤 댓글에서처럼 지인에게 전화를 해서 몰상식한 아이와 아이 엄마 때문에 시끄러워서 잠도 못잔다는
당연히 들리라고 작은 소리로도 안합니다
젖을 먹을 때를 제외하곤 애가 잠이 들지 않은 이상은 항상 그렇게 고속버슬 타고 다녔던 것 같네요
순하고 착하고 말 잘듣는 아이였으면 좋겠지만
저같은 경우는 한의원에서도 그러는데 태아일 적에 엄마가 스트레스가 많았으면 아이가 그런 경우가 있다고 하더군요
전 임신 8개월까지 첫 애가 아파 병원 생활 하느라 할 말도 없고 미안한 마음이었습니다
부모가 아일 제지하는건 한계가 있어요
더더군다나 미취학 아동일 땐 더 그렇다고 봅니다
아일 무조건 감싸기도, 또 아일 무조건 제지하기도 힘든 시기죠
당시 아이 아빤 뭔가 아이가 잘못하면 아이를 사람들 많은 데서도 사정없이 때렸었어요
식당요..하...
서두에서 말했듯이 아이가 워낙 안먹는 아이여서 식당 한번 갈라치면 가슴이 갈갈이 찟겨져 집으로 돌아옵니다
큰 맘 먹고 외식하러 나가면 아이는 먹을 건 관심 밖이고 우리 입 채우자고 나온게 아닌데 아이는 식당 구경만 해답니다 뛰어다니죠, 네 뛰어다닙니다 뛰는걸 넘 좋아하는 아이라서요
놀이터에 나가면 제 주위 엄마들은 뛰는 아일 찾으면 제가 나온 줄 알고 그 많은 아이들 틈에서 제 아일 찾으려면 무조건 뛰고 있는 아일 찾으면 될 정도입니다
제지합니다 와서 한 입만 먹으라고 (이제 다섯 살 됐는데 체중이 13~4kg 밖에 안나갑니다)
그럼 아이는 먹는 건 원래 관심이 없고 정말 가뭄에 콩 나듯 하는 외출이라 모든게 신기해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구경만 해댑니다
그럼 아이 아빠는 주위 사람들이 많은데도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고 손찌검까지 하더군요
그럼 또 우리 가족은 동물원 원숭이가 되는거죠
그리고 집에 오면 차 안에서 잠들었다가 시간이 몇시건 집에만 도착하면 깨서 새벽 두 세시까지 잠을 안잡니다
집에 오자마자 아이 아빤 소리를 지릅니다
다시는 밖에서 밥 먹잔 말 하지도 말라고
안그래도 시댁 말곤 외출 한번 마트에 장보러도 같이 한 번 안가주니
아인 밖에만 나가면 제 세상이고 하지 말라고 해도 뭐든 해봅니다
제 자식이지만 제어가 안되는거죠
핑계같지만 이렇게 사는 애엄마도 있어요
핸드백에 내리자마자 전화해야 하니 손에는 핸드폰 쥐고 아이는 버스 계단이 안보이지만 안아야 하고 먹었던 간식들 담긴 봉지 갖고 내리고.. 내려서 캐리어 집어야 하니 쓰레기 놓고 간 적 몇 번 있습니다
쓰레기 버린거 가지고 몰상식하다고 하는데
애 엄마인 저보다 더 한 사람들 더 봤으면 봤지 못보진 않았어요
혼자 몸인데도 쓰레기를 망에다 버리기가 귀찮아 버스에 그냥 팽개쳐서 버스가 움직일 때마다 캔 깡통이 떼굴떼굴
아이가 5세 미만이라 무임승차 했죠
그래서 아이라도 안고 앉아있을라치면
미혼인 아가씨들 정말 심술맞게도 팔걸이를 자꾸 밀고 옵니다
빤히 아이랑 같이 앉아있는 것 알면서 자기가 절반 이상 확보하려고요
제가 체구가 작아선지 일반 버스라도 탈라치면 엉덩이까지 밀고 들어옵니다
엄연히 제 좌석인데도요
그런 사람들 보면 10에 아홉은 다 여자 혼자 앉은 사람입니다
오히려 남자분들은 친절해요
아이한테 시달리기 싫어서라구요? 물론 그런 분도 있겠지만
언젠가 한번은 옆에 남자분이 타셨는데 빈 자리가 없어서 옆 자리에 앉으셨어요
당연히 전 제 아들을 품에 안았는데 제가 뭘 꺼내야 할 때마다 아이를 안아주겠다고 하시더군요
친절도 친절이지만 사정이 있어서 아이를 안아달라곤 안했구요 아이한테 말도 몇 번 걸어주시고
그 분은 중간 정거장에 사람이 비자마자 주위를 돌아보더니 편하게 가시라며 뒷좌석으로 가시더군요
만 5세 미만은 무임승차에요
무임승차라는건 돈을 안내도 좌석에 앉을 수 있다는 거에요
물론 그 자리에 주인이 있다면 당연히 비켜드려야겠지만요
그리고 쓰레기는 운전기사 아저씨가 처리하는걸로 압니다
쓰레기를 버리는게 당연하지만 그렇다고 쓰레기를 버리고 가는게 몰상식한건 아니라고 봐요
아이 가진게 벼슬이라서가 아니라 아이가 있으니깐 조금 배려도 해주셨음 해요
재밌는 얘기 하나 할까요?
상가에 갈 적 마다 겪는 일입니다
커다란 미닫이 문을 겨우 열고 유모차를 당기면 내 뒤에 왔던 사람들 유모차를 휙휙 웨이브 해대며 앞질러 갑니다
첫 애가 아파서 잘 걷지 못할 때도.. 상가 문을 열어놓고 아이 손을 잡고 오면 제가 작은 키인데도 불구하고 그 아래로 머리를 숙여 들어와요
낑낑 거리며 문 밀고 있을 때도 모르는 척 하는 사람들이 어쩜 그러는지들
바로 옆에 다른 문이 있어도 그렇고..
글에서 말한 아이와 아이엄만 어떤 분인지 모르겠지만
여하튼 전 그런 사정이 있어봤기 때문에 이해가 간다는 겁니다
좀 다른 얘기지만..
첫 애가 아픈 아이라 5살인데도 유모차에 태웠었죠
그런데 CD기 문에 아이가 좋아하는 울트라맨 공연 팜플렛이 있더군요
한번도 그런 적이 없었는데.. 전 평평한 곳에 유모찰 세운 줄 알았는데 팜플렛에 잠깐 한 눈을 판 새 유모차가 도로로 굴러갔어요
전 한눈 파느라고 그것도 몰랐죠
어느 남자분이 다급하게 뛰어가길래 무슨 일인가 봤더니 우리 아이가 탄 유모차가 도로쪽으로 가고 있었어요 저는 본능적으로 뛰었죠
그런데 앞 서 가시던 분이 아이 엄마가 뛰어오는걸 보더니 자기 갈 길을 가버린 거에요
그 짧은 순간에 전 유모차를 잡지 못했구요
아이와 유모차는 그대로 도로로 고꾸라졌습니다
물론 제 잘못이 커요
그치만.. 거기 택시를 주차해놓던 택시기사 아저씨도 한참을 그냥 보고만 있더군요
결국 그 택시와 부딪혔고 아이는 온 얼굴에 생채기가 나고.. 유모차는 넘어졌습니다
아이를 진정시키고 아이 다친걸 확인하고 있는데 택시기사 아저씨가 저 들으라는 투로
"아 이 기스난 거 봐라" 하시며 은근 보상을 바라시더군요
기스는 무슨 플라스틱 유모차가 긁었으면 얼마나 긁었다고
그냥 수건로 닦아내도 될만한 작은 흠집이었습니다
그 아저씬 유모차가 구르던 순간부터 보고 있었는데도 도와줄 생각조차 안하고 제 뒷통수 너머로 계속 그 소리만 하십디다
전 뭐 그렇습니다
성격상 대놓고 내색을 못하는지라
무슨 일이 있으면 집에 가서 혼자 생각해서 화내고 답답해하고 하는데요
우리나라가 언제부터 이렇게 상대방을 이해 못하고 삭막한 곳이 되었나 싶을 때가 많아요
아이 가진걸로 유세 떨자는 게 아닙니다
제발 오해는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주절이 주절이 말이 많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