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처음에 이 꼬마가 우리집 식구가 되기까지도 참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워낙 고양이를 좋아해 죽고 못살았던 신랑이랑 저는 우리 같이 살게 되면 꼭 고양이를 키우자고 약속을 했구요. 아무 생각 없이 설날 큰집에 가서 친척들 앞에 그 얘기를 했더니 엄마를 필두로 ㅠㅠ 온가족이 반대를 하고 나섰어요.
고양이 뭐하러 키우니 더럽다 애한테 해꼬지한다 애랑 같이 키우면 애 병걸린다 성격 나쁘다 할퀼거다 물거다 울어서 시끄럽다 등등... 정말 별소릴 다들었네요. 그 중에서도 제일 답답했던 건 고양이는 요물이고 사람한테 해를 끼친다는 것. 고양이도 그냥 한마리 동물일 뿐인데, 왜들 그렇게 싫어하는지.. 설 내내 잔소리만 들었어요.
솔직히 그땐 너무 화도 나고 답답도 하고.. 에이 뭐 동의를 꼭 얻어야하나 데리고 사는 건 나랑 신랑인데, 뭐 그런 생각에 설 지나고 두주 후에 갑작스럽게 입양을 결정하고 덥석 애기를 데려왔어요.
같이 살아보면 고양이는 정말 사랑스러운 동물이예요. 오라고 할 때 오고, 가라고 할 때 가고, 하지 말라면 제깍 알아듣고 이러진 않아요. 오라고 해도 시큰둥, 가라고 해도 시큰둥, 하지 말라면 눈치 살살 보면서 더 하는 녀석이지만 출근할 때 베란다로 달려나와 차 타러 가는 저를 배웅하고 퇴근하면 현관에서 기다리다 마구 반기며 안겨서 고롱고롱 하고 한참 다른 것에 몰두해 있을 때, 슬그머니 다리에 몸을 비벼대며 애교를 부리고 제가 조금 이상하다 싶으면 옆에서 왜그러냐며 관심을 줘요. 정말 조용히 사랑을 표시하는 아이들이죠.
말썽 피울 땐 화도 나고 아직 어려 손이나 발을 깨물깨물하면 짜증도 나지만 그래도 한번 애기 데려온 것을 후회한 적이 없었어요. 그런데 정작 데리고 사는 저는 좋다는데, 다른 사람들이 저보고 키우지 말라고 할까요.
최근에 신랑이랑 이사를 왔어요. 아파트에서 세가족이 단란하게 살고 있는데 가끔, 애기 안고 산책을 나갈 때가 있어요. 그러면 이웃분들을 만나게 되는데 꼭, 만날때마다 고양이에 대해 험담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누가 고양이가 귀찮은데 키우겠어요- 사랑스럽고 예쁘니까 데리고 사는 건데 그 사랑스럽고 예쁜 고양이한테 그걸 왜 키우냐고. 고양이따위 키우지 말라고 그러시네요. '안 좋은 건데, 나쁜 건데 왜 키워요? 말도 안듣고 따르지도 않고 충성심도 없는데.' 그럼 저는 설명해요. '고양이도 예쁘고 사랑스러운 동물이예요. 주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가끔은 따르지도 않고 충성심도 없지만 같이 사는 사람을 동거인이라고 생각하고 그만큼 믿고 애정을 보여줘요. 저는 고양이랑 같이 살아서 너무 좋아요.' 그렇게 말해도 만날 때마다 질리지도 않는지 그만좀 키우래요. 그럼 내다 버려요? 저에게는 가족이나 마찬가지인데. 앞에다 대고 그런 소릴 들으면 마치 내 자식이 다른사람한테 욕먹는 기분이 들어요.
심지어는 ㅋㅋㅋ 새댁은 애 안낳을라고 고양이 키워요? 소리도 들어봤어요 ㅋㅋㅋㅋ 애 안낳을라고 하면 고양이 키우는 건 무슨 법칙인지 강아지 키우는 집에서도 애 잘 낳아 기르는데 고양이는 왜 안되나요. 아직 돈모아 저축하려고 애기는 늦게 가지려고 하는 건데 왜 남의 가족계획까지 참견을 하시는겁니까. 진짜 세상에 갖다 버리고 빨리 애나 낳으라니 뭔소린가요 저게-_-
어제도 아파트 앞에서 처음 뵙는 할머니를 만났어요. 저희 냥이랑 같이 있는 저를 보자마자 다짜고짜 갖다 버리라고 하시네요. 키우면 안된대요. 냄새나고 더러운데 그걸 어디서 키우냐 하시길래 집에서 같이 산다 하니까 놀라시더라구요. 강아지나 키울 것이지 고양이를 왜 키우냐고 하세요. 강아지는 되는데 고양이가 안되는 이유는 무엇인지.. 저는 잘 모르겠지만 같은 동으로 걸어가시기에 그냥 무시하고 가기도 어려워 또 말씀드렸어요. 고양이는 워낙 깨끗한 동물이기 때문에, 배변훈련을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화장실 잘 가고 항상 자기 몸을 혀로 깔끔하게 닦기 때문에 냄새도 잘 나지 않아요. 정말 자기 관리 혼자서도 살뜰히 잘 하는 동물이고, 목소리도 크지 않아서 괜찮아요. 알고 보면 예뻐요. 저는 소중해서 같이 살고 있어요. 그래도 얼른 버리라십니다.
연세가 오래 되신 할머니들께서 그러시는 건.. 솔직히 말해 좀 속상하고 직접 키워보지도 않았으면서 그러시냐는 생각도 들지만 어느정도 이해는 돼요. 근데 생각외로 이런 분들 참 많아요. 초면인 사람한테 다짜고짜 갖다 버려라 고양이 왜 키우냐 하고. 할머님들 할아버님들 뿐만 아니라 4~50대 어른들까지. (그나마 젊은 층은 좀 덜해요. 앞에다 대놓고 내다버리라고는 안하거든요.) 하루 하루 먹을 게 없어 힘들고 치열하게 살다가 3년도 채 못살고 가는 길냥이들이 얼마나 많은데 우리 아이까지 그 사이에 밀어넣으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렇게 많은 걸 바라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해요. 모든 사람들한테 고양이는 소중하니까 좋아해야 해!! 이런 것도 아니고 그냥, 주변에 고양이 키우는 사람이 있으면 아 저사람은 정말 고양이가 사랑스럽나보다-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이 강아지 소중히 키우듯 고양이도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나 보다- 하고 그냥 넘어가주셨음 하는거죠. 고양이가 너무 싫고 더럽게 생각되어도 키우는 사람 앞에서 너 키우지 말고 버려 이렇게만 말씀 안하셨으면 좋겠어요.
막말로 우리가 그 댁에 울 애기 맡겨놓고 며칠 도망가는 것도 아닌데 왜 자꾸 키우지 말라는 건지 정말 모르겠네요..ㅠㅠ 정작 반대가 크던 엄마는 애 보자마자 사르르 녹으셔서 전화 할때마다 애기 안부 물으시고 제일 걱정이던 시어머니는 오히려 중간에 버리지 않고 키울 수 있냐고 물어보시던데 왜 저희 집에 한 번 들어오지도 않으실 분들이 그러시는지. 그리고 왜 저는 용기가 없어 이 말을 그 사람들 앞에다가 못하고 판에다 하고 있는 걸까요. 다음 번에, 같은 라인 사시는 그분들을 또 뵙고 똑같은 소리를 또 들으면 우리 소중한 애기한테 그런 소리 하지 마시라고 분명하게 말씀드려야겠어요-_-
엉... 어떻게 끝내야 하죠?;; 그냥 저희집 꼬마 사진좀 올리고 갈게요 ㅋㅋ
사진들이 너무 큰데;;
이건 첨에 데리고 온지 얼마 안돼서 찍었어요. 정말 이때는 너무너무 작았어요.
꼬리 말고 동그랗게 자면 얼마나 깜찍하고 이쁘던지 ㅋㅋㅋ
이사오고 나서 거실 식탁을 점령한 모습이예요.
못 올라가게 혼내야 하는데.. 이땐 너무 우아하게 앉아계셔서 사진만 계속 찍다가 나중에 내려놨지요.
얘가 좀 개그냥이랔ㅋㅋㅋㅋ 잘때 가끔 저러고 잡니다 ㅋㅋ
곱게 꺾인 앞발을 주목해주세요.
얘땜에 하루에도 얼마나 웃는지 몰라요 ㅋㅋㅋㅋ
그리고 대자 포즈!!
털이 북실북실 더위를 많이 타서 항상 차가운 바닥에 대자 하고 누워있어요.
저러고 있으면 완전 몸이 납작하게 바닥에 붙어서 ㅋㅋ 질펀하다는 말이 절로 떠오릅니다-ㅂ-)b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는 사진!!!
저 분홍색 입이 참 예뻐요 ㅋㅋ
잘때마다 앞에서 카메라 들고 마구 찰칵찰칵 찍고 있어요 ㅋㅋㅋㅋㅋ
이상 냥엄마의 넋두리 및 팔불출 짓이었습니다.
더운 여름날 모두 건강 조심하시고 행복한 오후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