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압 있습니다...
내년 2월 대학원 석사 졸업 예정인 남자입니다...
작년 대학원에 처음 들어가고, 학부 때 몸 담았던 동아리의 신입생 환영회가 있다길래
한 번 가봤습니다. 원생도 불러주길래요;
거기서 한 신입생을 보았습니다. 어 괜찮게 생겼네? 나이 차이는 좀 많이 나긴하지만...
신입생들이 당연히 그러하듯이 그 아이도 폰을 내밀면서 번호를 물어보더군요...그 때 당시
거의 최고 연장자였던 저는 신입생들에게 좋은 밥줄...돈줄인가...로 보였겠죠 번호는 가르쳐줬어요
어차피 요새 저학년은 나이 많은 오빠들한테는 연락을 잘 안하길래요
어쨌든 그렇게 알게 되고 이 아이와는 그 날 유난히 친해져서 종종 연락을 했죠.
두 달 뒤쯤 문자만 하다가 밥을 같이 먹게 되었습니다. 어린 나이에 참 생각도 싶고 성격도 좋더군요.
그냥 그러려니...하다가 여름 방학때 제가 중요한 심사? 같은 것에 매달리며 고생할 때 격려를
많이 해주더군요. 고마웠죠- 그러다가 2학기가 시작되고 같이 술도 한 잔씩 하고 밥도 먹고 하다가
이 아이가 왠지 저를 좋게 보는 것 같기도 하고, 저도 나이는 어리지만 이 아이랑 있으면 좋아서
고백을 해버렸어요...6살 연하한테 말을 하는데도 떨릴 줄은 몰랐습니다. 고맙대요. 좋대요.
3일 뒤 정식으로 교제를 시작했죠...진짜 행복한 하루하루 였습니다. 자기는 애교 못떤다면서도
애교도 잘해주고 저도 너무 좋아서 애교도 부리고 만나면 뽀뽀하고 안아주고...제 친구들이나
그 아이 친구들이 저희보고 어지간히 좀 꽉 붙으라고, 어찌 그리 금슬이 좋냐고 하더군요 좋았죠 정말
작년 말일에...새해를 바다에서 맞이하고자 부산을 둘이 갔습니다. 솔직히 가면 모텔 잡을게 뻔한데
괜찮냐고 물어보니 좀 고민하더니 괜찮대요...오빠라면 괜찮다고...
결국 모텔에 들어가서 이야기도 하고 티비도 보다가 첫 관계를 가졌습니다. 둘 다 처음이었어요.
제가 하기 전에 진짜 괜찮냐고 하니까 오빠라면...믿으니까...라고 하더군요. 저도 생각했죠...
나도 너라면 좋다...정말 행복하게 해줄꺼다. 내 여자라서 너무 고맙다 라고...
정말 아직 짧은 27년이지만 행복의 극치였죠...주변에선 부러움의 대상이었구요
그렇게 겨울방학도 보내고 전 대학원 석사 3기, 여자친구는 학부 2학년이 됐습니다.
이 아이는 이번 여름에 중요한 시험, 인생을 좌지우지할 시험이 있어서 겨울방학 때부터 공부를 시작하고
있었어요. 전 잘되기를 당연히 바랬고, 우리 이번 학기는 좀 덜 만날수도 있지만 최대한 시간내서 만나고
힘내자고 했어요. 근데 문제는...제가 오히려 시험에 더 신경을 썼어요...
시험 공부 열심히 하고 있는거 아는데...몸과 마음이 피로할텐데...
공부 안하고 놀려고 하면 좀만 참으라고 하고, 주말에 잠깐이라도 보고싶다고 그러면
나도 보고싶지만 내일 보자 이런식으로 말하고...그래도 저도 보고싶어서 최대한 만났죠
더 문제는 제 마음이었죠...편해질수록 어리게 보는 마음이 있었는지...간혹 제 생각이 맞고 여자친구 생각은
잘못된 것이라는 식으로 말을 해버렸어요...틀린게 아니라 단지 다른 거였는데...
학기 초에는 그래도 심하게 다투지 않아서 그럭저럭 잘 넘어갔는데, 학기말부터 좀 심해졌어요
저도 화도 많이 내고, 심지어는 절대 해서는 안될 짓인 술먹고 화내고...성적 잘 안나와서 속상해하는데
위로는 잠깐 해주고 말고, 공부 안해서 그런거라고 뭐라 하기나 하고...이 아이도 저한테 잘못도 가끔
했지만 그건 제가 한 일에 비하면 별 것도 아니었죠 지금 생각하면...
서로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또 다투고...수없이는 아니지만 몇번씩 그러다보니 지쳤나봐요...
결국 여름방학이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헤어지자고 하더군요 지쳤대요...
'난 오빠가 싫은건 아닌데, 사소한 일로 다투는게 너무 지쳤어...오빠 좋은 사람인건 아는데
점점 좋은 남자로는 안보이기 시작해...' 뒷통수를 후려맞는듯 한 기분이었어요
한 번만 더 생각해달라고...정말 미안하다고 안그러겠다고 했지만 지금은 안되겠대요.
울며 매달리진 않았지만 침착하게 이야기 좀 하자고 했었지요...
자기가 나중에 헤어지자 한거 후회하고 먼저 다시 만나자고 할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아니래요...
미쳐버릴 것 같았습니다. 끊었던 담배도 물게 되고 일주일에 4일은 술먹고...안마시면 잠을 못자서요...
2주일쯤 지나고 정신차리고 제 마음을 담아서 편지를 주었어요...1분이라도 좋으니 잠시만 보자고 해서요
별 말 안하고 편지를 주면서 정말 미안하다고...내 진심을 담아서 편지를 썼으니 읽어달라고 했죠
너의 시험이 끝나고 지친 마음이 회복되는 그날까지 니가 좋아하던 모습만을 간직한채 변하고 있겠다고...
바보같이 늘어져만 있지 않고 내 할일도 열심히 하며 기다리겠다고...
알았다고 하고 갔습니다...3시간쯤 뒤에 문자가 왔어요...편지는 잘 읽었는데, 아직 마음 정리가 안됐고
시험 때까진 연락해도 안받을꺼고 안만날꺼니 그렇게 알라구요. 시험 끝나고 생각해보겠다구요
그리고 2주일이 더 지난 지금, 정말 노력하고 있습니다. 술 먹는 빈도도 확 줄이고 마셔도 적게 먹구요
고집 세던 것도 내가 무조건 옳은게 아니라고 생각하며 살고 있습니다. 대학원생으로서 본분인
연구도 열심히 하구요...그래도 하루하루 견디기 힘든건 사실이죠...
제가 스마트폰이 아니고 그 아이는 스마트폰이에요. 그래서 톡을 전 하지 못하니 그런건 모르겠는데
아직 네톤 차단, 싸이 일촌 끊기, 싸이 커플다이어리 끊기 이런건 하나도 안했더군요...네이트온에서
마주친적은 한번도 없어요 일부러 안오는지...(제가 연구실에서만 있어서 네이트온은 풀접이거든요
원생분들은 아실듯...) 근데 네이트온 안하고 있던 때 한 번 왔던건지 대화명이...say goodbye였어요
저한테 보라고 대놓고 바꾼건지...시험때까진 생각안하겠다고 했는데 말이죠...진심을 모르겠네요 이건
하긴 저도 바보 같은게 편지 주고서도 4,5일에 한 번씩 '공부 열심히 하고있니? 더운데 몸 잘 챙기고...'
이런식의 안부 문자는 보냈어요...답장이야 안왔구요 바라고 보낸것도 아니에요
단지 힘내라는 의미로...나라는 사람이 너 잘되길 바라고 있다...라는 표시 정도로 생각했는데...
그게 그렇게 싫었을까요? 정말 문자오는거 싫으면 하지마라고 하지 않을까요? 아님 스팸차단한건지...
같은 학교 안의 다른 기숙사 건물에서 사는지라 지나가다가 몇 번 봤어요...아는 형이랑 퇴근해서
술 한잔 간단히 하고 자전거 타고 방에 가는 길에 이 아이가 사는 기숙사를 지나갈 수 밖에 없는데,
하필 그 때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다가 들어가는 거에요...너무 어두워서 얼굴은 잘 안보였지만
둘 다 5초정도 서로 쳐다봤습니다...여친 옆엔 친구들도 있었구요...같이 들어가던 형이 일단은
오라고 해서 그냥 갔어요...나머진 다 제가 멀리서 우연히 본거고 찾아가지도 않았구요
일단 시험이 한 달 정도 남았네요. 그 때까진 기다려볼 생각입니다. 잘못했던 일들 반성하면서
고치려고 노력은 계속 하고 있구요. 알아줄진 모르지만요...
기다려봐도 되겠죠?? 저한테 '오빠가 마지막 남자였으면 좋겠어...내가 먼저 그럴 일 없으니 나하고
헤어질 생각 안할꺼지?'라고 했던 그녀였는데...서로 힘든 일 있어도 더 오래오래 볼꺼니까
잘 견디자고 했던 그녀였어요...그런데 먼저 헤어지자 한거보면 제가 참 못됐나봐요...
그래도 전 다시 만날 수 있을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인연은 어떻게 되도 만난다고 하잖아요
그래서 기다려보려고 하구요...다른 분들 생각은 어떠신지도 궁금하네요...
p.s: 위에 말한대로 가끔씩 격려문자 보내는데 저거 남은 한달동안 안하는게 나을까요?
사실...안좋은것 같기도 한데 저렇게라도 해야 더 나을 것 같기도 하고...혼란스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