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판은 처음이라 어떻게 써야될지 모르겠는데.. 는 아니고 많이 읽어봐서 알 것같긴 한데,설레네요... 그보다 오늘 글을 쓰게 된 이유가 있습니다. 보시지요.
나이 많으신 분들께는 죄송합니다! 저는 음슴체로 가겠음.
나는 대한민국의 고등학생 여자임. 근데 난 나이에 비해 좋게 말하면 성숙하고 터놓고 말하면 삭았음. 하.
이제 대학생소리에 익숙할 정도도 됬는데 아직까지 상처 제대로 받고 있음. 어딜가나 "참 성숙하네요~" 라는 소리를 달고 살음. 친구 딸내미보고 "아 삭았네요~" 할수는 없잖음... ㅋㅋㅋㅋㅋㅋㅋ
판에 이런 주제의 글들 많이 올라왔을꺼임. 그런 글들 볼 때마다 그분들도 참 불쌍하다고 느꼈지만 나도 참..
내가 초등학교 때 일임. 그 당시 학교랑 집이 버스 4~5정거장 정도의 거리에 떨어져있었기 때문에 초1때부터 버스를 타기 시작했음. 꼬꼬마로서는 신기한 모험임과 동시에 두려움의 세계였음. 어쨌든 아무리 내얼굴이 성숙해도 초1때는 애기티가 많이 났을거임. 그래서 아무일 없던걸로 기억함.
또래에 비해 키가 좀 많이 컸던 나는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사복입고 버스타면 친절한 버스기사아저씨께서 성인요금으로 계산해 주시곤 했음. 그럴 때마다 꼬꼬마는 많이 슬펐음. 아니 솔직히 그때는 짜증이 났음. 난 초딩이고 성인이 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남았는데 이 아저씨들은 왜자꾸 나의 권리를 박탈하려고 하심ㅡㅡ
나는 어쩔 수 없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저 초등학생인데요.." 라고 말하면 기사아저씨의 표정이 경이로움으로 가득 차시곤 했음. 하... 그 때의 묘한 기분이란 아직까지도 잊을 수 없음. 쪽팔려서 말 못하고 천원 낸적도 많음. 그건 지금도.
그 이후로ㅎㅎㅎㅎㅎ 내 삶은 '성숙함'이란 단어로 가득 차게됨. 학생이 집 학교 학원빼고 돌아다닐데가 어딧어? 라고 나도 생각함. 그게 보통 학생의 삶임. 그런데 나는 어쩌다보니 초등학교 때부터 방대한 생활범위를 가지게 됨ㅋㅋ 여담으로 내가 다녔던 초등학교는 강남에 있지만 동네 환경이 아주그냥 시골이라서 아이들이 순박하고 착했음. 진짜 초딩의 전형을 보여주는 아이들이였음. 대부분 집과 학교가 가까웠기 때문에 정말 짧은 거리를 왔다갔다했음. 내집이 학교에서 조금만 가까웠어도 그 소리를 늦게 들었을 텐데.. 흑흑
난 교복입으면 그래도 고등학생으로 봄. 근데 꼭 교복을 입어야함ㅎㅎㅎ 방학 때는 교복을 입을 수 없어서 슬픔.. 나는 나름 사복간지라고 생각함ㅋㅋㅋㅋㅋㅈㅅ 근데 왜 이놈의 사복만 입으면 대학생으로 신분 상승이 되는거임... 우리 여고는 길이 제한 없어서 지금 내 머리도 가슴 위정도 까지는 옴. 난 중학교 때 두발단속이 심했기 때문에 머리를 쭉쭉 기르기를 정말정말정말 원했음. 이게 또 길러놓으니까 문제임... 신기한건 이렇게 대학생 소리를 많이 듣는데, 영화관만 가면 19세 미만인걸 알아봄ㅡㅡ 아니내가 꼭 19금 영화를 봐야할 때가 있는데 그때마다 찰떡같이 알아봄?ㅠㅠ 더군다나 그 영화들은 막 이상야릇한거도 아니었다고!! 아빠랑 보는건데!!! 무슨 뱀파이어 피 저장고인가 뭔가... 그런거 있었음.
사람 얼굴 중에 길 잘알려주게 생긴 얼굴도 있음? 이상하게도 행인들은 길모르면 자유롭게 걸어가는 나를 붙잡고 놔주질 않으셨음. 신기한건 내가 또 길을 잘 알려주긴 함. 그건 중요한 게 아니고..
판을 쓰게 된 계기를 알려드리겠음. 나는 오늘 수업 두개를 듣고 꼬박꼬박 출석하던 수업 하나를 땡땡이 치고 씬나게 집으로 가고 있었음. (사실 지금까지 열심히 들은게 아까워서 신나진 않았음.) 근데 갑자기 마미의 전화를 받게되었음. 어머니 왈 "OO역가서 옷심부름좀 해와라~" 평소 어머니께선 심부름을 잘 시키지시도 않고, 나는 어머니를 많이 사랑하므로 알겠다며 OO역으로 갔음. 하지만 옷 살 돈이 없었기 때문에 어머니께서 내 카드로 돈을 넣어주시겠다고 하셨음. 그래서 나는 ATM기 주위에서 서성이면서 돈이 오기를 기다렸음. 학교 다닐 때나 방학 때나 학원에서 산다고 평일에 인파가 많이 몰리는 곳을 잘 가지 않음. 그렇게 기다리고 있는데 유네스코 캠페인을 하시는 분께서 나에게 모금하라는 천사미소를 보여주셨음. 나는 그런거 잘하는데 모금할 돈이 없어서(..) 어색한 맞웃음을 지으며 계속 서있었음. 오잉? 어느새 내 손에는 마스크팩과 쿠폰이 쥐어져 있었음. 이게모지? 하고 봤더니 화장품가게 점원언니께서 앞에 서계셨음. "~~~~~드릴테니까 설문조사 좀 해주세요~." 뭔가 반강제였음. 이건 대화임
점원녀: 직업란에 직장 체크하시구요~
나: (학생 체크함)
점원녀: (당황) 아, 학생이시구나ㅎㅎ
계속 설문지를 쳐다보심. 난 직감적으로 이 분이 내 나이를 궁금해 하신단걸 알아챘음.
나: (태어난 년도에 95를 기재함. 기대를 충족시켜드리지 못했음.)
점원녀: ....... 고등학생이었어요? 몰랐네^^
난 평소 대학생 소리는 많이 들어봤어도 직장인 소리는 생전 처음 들었기 때문에 미묘한 감정= 내가 왜 여기와있나, 나는 누구인가, 내 진짜 나이는 몇 살인가, 으로 차있었음. 그리고 계속 그 자리에 서있었는데 왠지 옆을 돌아보고 싶었음. ㅋ... 봤더니 그 점원언니랑 또 다른 점원언니랑 얘기하는데 나를 가리키며
점원녀: 야, 쟤 고등학생이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 난 충격과 공포로 가득찬 다른 점원녀의 표정을 볼 수 없었음. 그래서 자리를 피했음. 또 서있는데 어떤 남성분이 웃으며 오심. 아니, 여긴 무슨 설문조사가 이렇게 많아ㅡㅡ
대화↓
남: 저희는 ~~~~*$&($@(*@&(*#인데요 설문조사 좀 해주시겠어요?
나: 네. 이건 뭐에요? (1번 질문에 비전/꿈/사랑/소망 이 써있었음)
남: 뭐를 가장 중요시 여기는지 동그라미 쳐주시면되요~ 대학생이시죠?
나: 아뇨...
남: 고등학생?
나: (끄덕끄덕)
남: (눈빛이 흔들렸음)죄송합니다.. 이 설문조사는 대학생을 위하여 만든 것이라.. 나이를 너무 많이 봤네요. (하..ㅁㄴㅇㅁ)
난 쪽팔려서 그 분 눈도 못마주치고 땅바닥만 보고 있었음. 아 그냥 제발 가세요 그냥!!!!!ㅠㅠㅠㅠ
하지만 그분은 역시 크리스찬이셨음. 죄송해요 정말~을 연발하시며 좀 있다가 가셨음.
2타 연속 맞으니까 미치겠는거임. 갑자기 모든 사람들이 나를 직장인으로 보나? 내가 그렇게 심한가? 라는 망상이 스멀스멀 기어오르면서 강남역을 빨리 떠야겠다는 생각이 듦. 근데 이놈의 돈은 아직도 오지 않았음ㅠㅠㅠㅠㅠ 정말 OO역에 온걸 후회했고, 수업 땡땡이 친걸 후회했음.
아 마무리 어떻게 하지. 글 긴데 다 읽어주셨다면 감사하구요.
제발.... 처음 보는 사람 나이는 속단하지 마시고 그냥 물어보세요. 몇 살 이시냐고. 좀 놀라운 나이여도 '나 놀랐음'표정 하지 마시고 그냥 그런가 보다 하세요.. 저는 그 표정들이 충격의 도가니였다구요ㅠㅠ
나이 들면 동안 되겠지요!!^^ 산다라박이 동안이라고 하는데, 나도 그 언니 따라잡겠어..ㅋㅋㅋㅋㅋㅋ 좀 많이 지난 후에ㅋㅋㅋㅋ
안녕히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