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밤 거룩한 밤입니다
안녕하십니까
저로 말씀드리자면 서울시 도봉구에 서식하고 있는 26살의 길거리에 붙어있는 껌딱지마냥 아무도 신경 안쓰는 흔해빠진 남자입니다
제목과 같이 오늘!! 12시가 지났기에 정확히는 어제 낮에! 난생 처음으로!! 여자에게!! 전화번호를 주었습니다
제 생에 첫 번호를 드린 불운의 여성분은 바로!!!!!!!!!!!!!!!!!!!!!!!!!!!!!!!!!!!
그냥 우리동네 피씨방 알바생님........
별로 대단한건 아니지요
근데 당사자가 느끼기엔 이건 굉장하더라고요....
대충 얘기를 풀어놓자면....
저는 몇주전에 일을 그만두고 집에서 휴식의 시간을 가지는 백수입니다
백수짓 해보신분들은 아시겠지만 정말 할일이 없습니다
집에서 인터넷티비로 VOD 다시보기로 예능프로는 이미 다 정복
ㅋ티비 VOD를 모두 보려면 20년이라지만 우리집 인터넷티비는 그런 대기업이 아니니깐....
아무튼 그래서 집에서 더 굴러다니면 우리 이여사의 잔소리가 장전될건 뻔하니 일단 밖에서 나왔습니다
밖에 나와서 사람 많은 동네 광장에서 멍때리고 지나가는 사람 쳐다보기.....
그렇게 있다가 내가 무슨 집나온 가출청소년도 아니고 생각이 들어 옆에 있는 피씨방엘 들어갔습니다
이 피씨방은... 예전에 친구들이랑 술먹고 우연히 왔다가 찾아낸 보물섬입니다
왜냐하면.............................
알바생이 이쁨!!!!!!!!!!!!!!!!!!!![]()
어쩌다가 가서 알바생이 바뀌었을때도.................
또 이쁨!!!!!!!!!!!!!!!!!!!!!!!!!!!!![]()
또 어쩌다가 갔는데 다른 알바생으로 또 바뀌었을때도..........................
또 이뻐!!!!!!!!!!!!!!!!!!!!!!!!!!!!!!!!!!!!!!!!!!![]()
피씨방계의 진달래영토 같은곳이었어요(나도 알아요 ㅁㄷㄹ영토)
쨋든 피씨방에 게임하고 시간 때우러 가는거지 여자 알바 구경하러 가는건 아니었기에
그냥 카운터에서 카드 충전할때 이쁘다~
하고 말죠
그렇게 오늘도 이쁜 알바생님을 보려고 그 피씨방으로 당당하게 걸어갔습니다
문이 열리고 딸랑~ 어서오세요~
아.... 상쾌한 에어컨바람과 함께 쌍콤한 하이톤이 들리니 금상첨화로구나
그렇게 카드를 충전하기 위해 카운터에 뙇! 섰는데!!!!
섰는데.....!
섰는데.......
..................
흔녀님이시네....
내가 왜 이 피씨방엘 오는데!!!! 들어오면서 입구에 있는 음료수까지 하나 들고 카운터에 내려놓기까지 했는데 다시 나갈순 없고!!!!!! 그저 속으로 사장님... 이번한번만 용서해드릴게요 다음번엔 안대요...를 외치며 카드를 받았죠
난 그냥 게임하러 온거니깐.... 절대 이 피씨방 에어컨이 빵빵하고 컴퓨터도 좋아서 오는거니깐 상관없어
이렇게 생각하고 자리에 착석 하려 할때 뒤에서 들려오는 쌍콤한 목소리
"자리 치워드릴게요~"
아까 카운터에 있던 알바님이 제 뒤에서 이렇게 말씀을 하고 계셨습니다
자리엔 전에 있던 아저씨가 마시다 만 음료수캔 하나와 몇시간을 게임했는지 모를 정도로 한송이 이름 모를 꽃이 피어있는 재떨이가 있었지만... 대학생활 자취생활을 버텨낸 저였기에
"괜찮아요 어차피 조금 하다 갈건데요"
라고 꼴에 멋있게 얘기를 했습니다.
"그래도 너무 더러운데 치워드릴게요"
라고 싱긋 웃으시면서 키보드를 세워 탕탕 치셨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일 열심히 하시는구나 라고 생각하고 말았습니다
알바생이 키보드를 털던 모니터를 털던 저는 로그인 게임 스타트!!!
지금 로딩중 열라게 로딩중 ㅈㄴ 로딩중 계속 로딩중 ..................
게임 로딩을 기다리며 옆에 있는 아저씨는 무슨 게임을 저리 열심히 하실까 쳐다보고 있는 도중 건너편 자리에서 교복입은 학생님들이 알바생님하고 얘기를 하는것이 제 눈에 포착되었습니다
뭐 대충 혼내는것 같은데 웃으면서 얘기하고 있는게 친해보임(?)
친군가? 라고 생각하기엔 알바님 액면가가............ 얼핏보면 나보다 누나같기도 한데..........
이런 생각하고 있는데 알바님의 환한 미소가 제 눈에 꽂혔습니다
그..... 저번주에 12간지중 두번째간지님이 예능에 나왔을때 뒤에 후광 비쳐주는 CG 넣어준거 있자나요
그런 비스무리한게 뒤에 비쳐지는 거에요
............. 응?
분명 동일인물인데... 이쁜 얼굴은 아닌데... 나 오늘 저분 처음 봤는데... 내 스타일도 아닌데....
여기서 계속 보다보니 내 스타일 같기도 하고? 이렇게 변하다가 완전 내 스타일인데?! 까지 바뀌게 되었습니다.
확실히 주관적인 입장이 아니라 객관적인 입장에서 보게되면 이쁘신 얼굴은 아니셨습니다 그렇다고 못생긴 얼굴도 아니셨고... 앞에서 말했듯이 흔녀이셨죠
가만 지켜보다 보니 손님들에게 친절하시며 웃으면서 일하신다 교복학생님들과는 장난도 치는것 같다
이것만 보고 멋지다에서 천사다 로 생각이 바뀌게 되더군요
그렇게 약 열흘정도를 매일 게임하고 싶은 마음도 없는게 그 피씨방을 찾게 되었습니다
번호를 딸까... 말까.... 딸까.... 말까....... 중국집에서 짜장면 먹을까 짬뽕 먹을까보다 더 고민한것 같습니다
번호를 따여본적은 있지만서도 따본적은 한번도 없었기에 싫다 그러면 어떡하지? 나 동네 어떻게 돌아다니지? 오만가지 생각을 다 했었습니다
그러다가 오늘! 아니 어제!
용기를 내보자!!!!!!!! 나는 도봉산에 서식하는 굶주린 늑대의 피가 흐르는 대한민국 남자다!!!!!!!!!!!
라고 생각을 하고 혼자 열심히 계획을 짰습니다
사람들이 별로 없는 구석자리에서 메모지 한장을 부탁하곤 글을 썼습니다
죄송한데요
그쪽분 정말 마음에 들어서 그러는데 연락 한번만 주시면 안될까요?
010-XXXX-XXXX
그러곤 이걸 어떻게 Amazing하게 Fantastic하게 Magnficent하게 Spectacular하게 전해드릴까... 자리에서 5분간 생각하다가... 나오는길에 카운터 앞에서 그 알바님을 부르고.....
생각했던 말들은 싹 다 군대 P.X에 맡겨놓고
"저기요..."
"네? 뭐 필요한거 있으세요?"
"이것좀....."
이러고 쪽지 카운터에 놓고 도망쳐나왔습니다
말 한마디 더 못하고요
연락이요?
왔을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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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쓰고나니깐......... 나 왜케 찌질하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