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2011-09-07]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1, 2차전에 나선 조광래호 해외파는 총 13명이었다.
전체 선수단 규모가 25명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절반이 넘는 숫자가 해외파로 채워졌던 것이다. 레바논전 직전 김보경(21·세레소 오사카)이 발목 부상으로 하차하면서 해외파와 K-리거 숫자가 각각 12명씩으로 균형을 맞추게 됐다. 그러나 두 경기에서 조 감독이 내세운 선발 명단에는 11명 중 7명이 해외파 였다. 골키퍼 정성룡(26·수원)와 중앙 수비수 홍정호(22·제주), 풀백 홍 철(20·성남)과 수비형 미드필더 이용래(25·수원) 4명만이 K-리거다. 공격진은 모두 해외파로 채워져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국내 선수들의 해외 진출이 가속화되면서 A대표팀에 합류하는 해외파 숫자도 그만큼 많아졌다. 선진 축구를 배워 온 이들의 합류는 대표팀의 수준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는 효과를 가져왔다. 그러나 소집 때마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소집규정(경기시작 48시간 전까지 선수를 A대표팀에 보내야 함)에 묶이다보니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해 조직력이 약해지는 부작용도 있었다. 월드컵과 아시안컵과 같은 국제대회는 덜 했지만, 월드컵 3차~최종예선 같은 긴 풀리그 경기에서는 강점보다 약점이 더 많이 드러났다. 한 수 아래의 레바논에게는 6골을 쏟아 부었으면서도 쿠웨이트 원정에서는 맥을 추지 못하는 기복을 보인 것은 이런 대표팀의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한국이 속한 3차예선 B조 3팀은 객관적인 전력상 한 수 아래로 꼽힌다. 무승부에 그친 쿠웨이트는 홈에서는 해 볼 만한 상대라는 평가며, 레바논과 아랍에미리트(UAE)는 대동소이한 전력을 가진 팀이다. 최종예선과 본선을 감안하면 최고의 전력을 꾸려 이들을 상대하는 것도 확실한 승리를 위한 방법이기는 하다. 하지만, 백업요원의 빈곤에 시달리는 A대표팀의 현 상황을 타개하는데는 3차예선을 옥석가리기의 장으로 만드는 것도 나쁘지 않다. K-리거 위주의 대표팀을 만들면 조직력 극대화와 더불어 그간 눈여겨 본 선수들의 기량 향상도 직접 이뤄낼 수 있다. 해외파 선수들에게는 경쟁의식도 불러 일으키는 효과가 예상된다.
K-리거들의 힘은 지난 2년간 아시아챔피언스리그를 연패한 것으로 증명됐다. 출중한 외국인 선수들의 도움도 있었지만, 어디까지나 K-리거들의 실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들의 기량은 적어도 아시아 무대에서는 충분히 통할 만하다.
조 감독은 "아직까지 K-리그에 크게 눈에 띄는 선수가 없다"고 한숨을 쉬고 있다. 하지만, 조 김독이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 선수들은 자연스럽게 A대표팀 입성을 위해 노력하고 기량을 발전 시킨다. 도전할 가치가 충분한 대상이기 때문이다. 발상의 전환이 의외로 해답이 될 수 있다. 또한, 이런 행보는 침체된 K-리그를 살려 A대표팀의 인력풀 수준을 보다 높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