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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의 위기는 곧 헤지펀드에는 기회

이광현 |2011.09.08 10:56
조회 6 |추천 0
P {MARGIN-TOP: 2px; MARGIN-BOTTOM: 2px} "안갯속 자본시장, 대안 투자처를 찾아라."

한국형 헤지펀드 출범이 한두 달 앞으로 다가왔다. 때마침 확대된 증시 변동폭은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헤지펀드 몸값을 한껏 불려놓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7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개최한 `글로벌 헤지펀드 포럼`에는 운용사, 판매사, 연기금 등 기관 관계자들 800명이 몰려 대안투자에 모아지는 관심을 반영했다.

이날 포럼에는 폴슨앤드컴퍼니, 도이치뱅크,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 등 세계 유수 투자기관 관계자들이 연사로 나와 헤지펀드 분야별 투자전략과 시장 전망에 대해 강연했다.

◆ 부실자산 매각 등 이벤트드리븐 기회 늘어

요크캐피털의 크리스토프 오랑 국제부문 CIO는 "거시경제가 위험하다는 것은 분명 나쁜 소식이지만 부실자산에 투자하는 헤지펀드에는 큰 기회"라고 말했다. 요크캐피털은 부실자산, 인수ㆍ합병(M&A), 분사 등 각종 이벤트에 투자하는 이벤트드리븐 전문 헤지펀드업체다.

그는 "미국 기업이 어느 때보다 현금을 많이 갖고 있다"며 "M&A를 통해 성장을 추구하는 움직임이 IT기업을 중심으로 미국, 호주, 아시아에서 공통되게 관찰된다"고 말했다. 사례로는 구글의 모토롤라 인수ㆍ합병, 영국 맥주회사 SAB밀러의 포스터스 인수 발표를 들었다.

포르투갈, 그리스 등 재정위기 당사국에도 이런 기회는 널려 있다고 전했다. 이들 국가의 우량 기업들은 국가채무 사태로 인해 유동성 조달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 기업은 자산 매각을 통한 구조조정에 착수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라는 설명이다.

◆ 금값, 온스당 3000달러까지 오를 수도

수잔나 최 도이치뱅크 원자재리서치 헤드는 "경기약세 국면에선 원자재 중에 귀금속이 가장 큰 수익률을 보장하고 산업용 금속의 전망은 부정적"이라고 진단했다. 그에 따르면 세계 중앙은행들이 앞다퉈 금을 순매입하기 시작했고 특히 중국과 인도가 그 중심에 서 있다. 최 헤드는 "S&P500지수와 비교한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금값은 온스당 최대 296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원유 가격은 브렌트유가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WTI 가격은 미국시장 수요, 브렌트유는 이머징마켓 수요에 의해 가격이 좌우된다. 그간 WTI가 브렌트유보다 배럴당 2달러가량 높은 가격에 거래됐으나 지금은 오히려 브렌트유에 프리미엄이 생겼다. 이머징마켓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데 반해 미국은 경기둔화 움직임이 역력해 두 유가 간 가격 차가 벌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 중국이 수요 받치는 구리, 농산물 전망 밝아

경기에 민감한 산업용 금속은 당분간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 하락할 때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원자재는 기초금속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금속 중에서도 중국이 수요의 절반 이상을 이끄는 구리는 가격 상승 여지가 있다. 최 헤드는 "중국의 구리 재고는 충분히 낮아진 상태이며 이제 (중국이)재고량을 비축할 것이므로 구리 가격이 훈풍을 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농산물 가격도 강세가 예상된다. 농산물 재고는 1970년 수준까지 낮아진 상태지만 수요는 늘고 있다. 특히 농산물이 에너지(가솔린, 디젤원료)로 바뀔 수 있는 옥수수, 대두, 설탕, 팜오일의 강세를 점쳤다. 과거에는 옥수수의 5%만이 에탄올로 바뀌었지만 이제 그 비중은 35%다. 대두도 강세가 예상된다. 소득이 늘어난 중국이 고기(단백질) 섭취를 늘리면서 가축용 사료로 쓰이는 대두 수입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 금융혼란기에는 외환에 투자해야

버나드 락 FX컨셉스 아시아 헤드는 금융혼란기에 가장 유망한 헤지펀드 투자수단의 하나로 외환거래(FX)를 꼽았다.

그는 "만약 지난 20년 동안 일본 증시에 투자했다면 마이너스 또는 아주 작은 수익에 머물렀겠지만 엔화에 투자했다면 수익을 낼 수 있었을 것"이라며 "FX컨셉스는 지난해 외환 옵션거래로 34% 수익률을 냈다"고 말했다.

외환거래의 장점으로는 풍부한 유동성을 꼽았다. 전 세계적으로 매일 4조달러가 거래되는데 이는 세계 주식시장 거래를 다 합친 것보다 많다. 환매나 포지션 청산은 24시간 내에 가능하고 거래비용도 제로에 가깝다.

락 헤드는 "원자재에 관심이 있는데 직접 투자가 부담된다면 원자재 가격 혜택을 얻는 국가 통화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캐나다달러, 호주달러, 남아공 통화에 투자하면 간접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노하우를 전했다.

◆ 한국 ELS·DLS 고객, 헤지펀드로 이동할 것

주가연계증권(ELS)과 파생결합증권(DLS) 고객 중 상당수가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으로 이동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준용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금융공학부문 대표는 "ELS와 DLS는 안정적 절대수익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헤지펀드와 겹치는 면이 있다"며 "이 중 상당 부분이 헤지펀드 시장으로 옮겨 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7월 말 현재 국내 ELS와 DLS의 미상환 잔고는 약 30조원에 이르고 있다.

투자업계에선 한국형 헤지펀드가 고위험, 고수익이 특징인 자문형랩보다는 ELS 등 저위험 절대수익 상품을 대체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초기 시장 규모와 관련해선 최소 15조원에서 많게는 50조원 이상이 될 것이란 분석이 많다. 댄 맥니컬러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 아시아 프라임 브로커리지 책임자는 "한국 헤지펀드 산업이 향후 2년간 200억~5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본다"며 "1800억달러 규모인 아시아 헤지펀드 시장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용 대표는 한국형 헤지펀드의 운용전략이 초기엔 주식 롱쇼트 중심으로 진행되다가 점차 여러 투자전략을 구사하는 `멀티 스트래티지형`으로 옮겨 갈 것으로 내다봤다. 아시아지역 헤지펀드의 상반기 전략별 모집금액을 보면 전체 28억달러 중 멀티 스트래티지형이 19억달러로 압도적이다.

미국에서 헤지펀드전문회사 `트리스데일 파트너스`를 운영하고 있는 한국 출신 임융 대표는 헤지펀드 성공의 요체로 풍부한 경험과 투명성을 들었다. 임 대표는 "시장이 도전적 환경에 직면할수록 헤지펀드 투자전략 개발에는 유리하다"며 한국형 헤지펀드 참가자들이 초기에는 돈을 좀 잃더라도 다양한 경험을 축적할 것을 조언했다. 그는 또 "지금은 투명성 없이는 살아남기 어렵다"며 "펀드가 어떻게 수익을 내는지 투자자가 명확히 인식할 때 장기투자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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