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지 8년차에 6살난 아들 하나를 두고 맞벌이 중인 34살 아줌마 입니다.
시댁은 평상시에는 3시간 정도 걸리는 지방에 있고 명절때는
6~8시간 까지 걸립니다.
3년전까지는 큰댁이 저희 집이랑 가까이 있어서 아버님과 아주버님이
함께 명절 당일날 오시고 저희 식구는 명절 전날 큰댁에가서 일 도와드리고
집에와서 자고 명절 아침 일찍 다시 큰댁으로가서 차례를 지내고
친정에 가곤 했습니다.
그러다 큰댁이 지방으로 이사를 갔고 시댁하고는 1시간 거리에 있습니다.
큰댁에 전날 가서 일하고 아버님이랑 아주버님은 저녁 늦게 오시거나
아니면 당일날 오셔서 차례지내고 갈때면 가끔 저희가 같이 시댁에 갔으면
하시는게 보였지만 저도 친정에 빨리 가고 싶은 생각도 있었고 신랑도
차례지내고 나면 차 밀리기 시작해서 큰댁 올때는 안막혀도 갈때는 막힌다고
명절 지나고 찾아뵙겠다고 하고 항상 친정으로 갔습니다. 친정가는 건 다시
올라와야되서 아침먹고 11시정도 출발하는데 친정에 도착하면 오후 5~6시가 됩니다.
지금까지 계속 명절날 이렇게 지내왔고 특별히 시집살이 하거나 결혼해서
힘든건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추석엔 토,일 이틀이나 쉬는 날이라 제가 먼저 신랑한테 토요일날
시댁에가서 자고 일요일 아침먹고 큰댁에가자고 하고 그렇게 하기로 했습니다.
저희 시어머니가 몸이 많이 아프십니다. 젊었을때 풍에 걸려서 몸을 잘 움직이거나
걷을때 힘들어하십니다. 또 요리나 집안일엔 전혀 소질이 없으십니다.
신랑도 엄마가 해준 건 맛이 없어 합니다. 시누들도 집에 올때면 반찬을 사오거나
재료를 다 사와서 만듭니다.
어머님이 살림을 거의 전혀 하시지 않기에 집안이 지저분하고 냉장고 음식물은 항상
다 상해서 갈때마다 냉장고 청소를 합니다. (두달에 한번정도 갑니다..)
또 시댁에 있는 재료들은 거의 대부분 유통기한이 몇달이 지난것들이고 주방도 지저분해서
갈때마다 이런부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다가 1년전부터는 제가 반찬 4~5가지씩 만들어서
갑니다. 그럼 가서 집안이랑 주방 청소만 하면 되니까 이게 더 수월했습니다.
위에 주절주절 늘어논 이야기가 지금 이 얘기를 하기 위해선데요..
내일 시댁에 가면 차도 막히고 음식할 시간도 없이 자고 일욜아침 큰댁에 가야 하기때문에
일찍퇴근하고 장을 봐서 오후 4시부터 호박전이랑 도 만들고 몇가지 반찬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한창 음식을 만들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머님은 명절에 항상 집에 혼자 계십니다. 저희는 큰댁에만 들렸다 바로 친정에 가기 때문에
명절에 어머님 뵌게 저 결혼하고 첫 명절때와 아주버님이 결혼했을때 큰댁으로 모시고 왔을때인것
같습니다. (형님이 있긴한데 외국인 저보다 10살이나 어리고 이제 결혼한지 1년..)
혼자서 몸도 불편하시고 요리도 잘 못하시는데 명절에 손주라고는 제 아들뿐이 없는데
못보고 가족들이 다 모인적이 없어 왠지 죄송스럽고 그런 맘이 들어 신랑이 퇴근하고 들어왔을때
추석때는 원래 하던대로 큰댁가서 자고 차례지내고 친정가고 설날에는 시댁에가서 음식도 하고
명절 당일 아침일찍 세배 드리고 큰댁으로 차례 지내러 가면 안되겠냐고 물어봤습니다.
어차피 차례전에는 차도 안막히니깐 그런게 어떻냐고요..
위에 제가 음식하면서 생각했던것도 말하고요...전 신랑이 좋다고 고맙다고 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여태 이렇게 했는데 왜 그러냡니다..그래서 돌아가신분보다 살아계신 부모님이 더
중요한거 아니냐...큰댁은 항상 친가족들 다 모여서 밥먹고 웃고 하는데 우리는 다 모이지도
못하고 명절에 시댁은 기름냄새도 안나고 어머님은 큰댁에서 나올때 아버님이 싸가는 남은
전 드시는거 아니냐...난 부모님 생각해서 그래도 설날에는 시누들 나중에 올때 먹을 음식이라도
만들어 놓고 그러고 큰댁에 가면 좋겠다고....
그런데 제가 큰댁이 어렵고 일하기 싫으니깐 말 돌려서 하는 거래요...
순간 너무 어이가 없었습니다. 일하기 싫어서 그런거였음 저 오늘 반나절동안 전부치기도 안하고
애초에 장도 안봤을거며 시댁 갈때마다 장보고 반찬 만들어가고..가서 청소고 뭐고 안했겠지요..
일하기 싫었으면 명절 전날 늦게 출발해서 큰댁에 갔겠지요..시댁가서 어머님이랑 시누들 먹을
음식 만들자는 소리도 안했겠지요...
네...제가 잘못이라면 큰댁 형님 두분이 사이가 안좋아 그 중간에 사촌동서인 저는 눈치가보여
힘든걸 항상 신랑에게 말했던게 잘못인것같습니다. 그래서 제가 큰댁에 가기 싫다고 하는것 같습니다. 그런 이유였으며 벌써 몇년전에 안가겠다고 했을겁니다...
큰댁에 안가겠다는 것도 아니고 추석에는 전날 가고 설날에만 시댁에서 음식하고 명절 당일날
가자는건데...어떻게 이렇게 오해를 하는지 너무 답답해서 눈물 날뻔했습니다.
그래서 조금 언성 높여 그런거 아닌데 그렇게 생각하냐고..내가 일하기 싫어서 그랬음 지금 음식
만들고 있겠냐고 했더니..큰댁 눈치도 보인답니다. 무슨 눈치가 보이냐..내부모 내가 챙기겠다는데
그리고 설사 욕을 한들 우리 앞에서 하겠냐..우리도 좀 여우처럼 굴어보자...
그리고 아버님이랑 아주버님도 불편해서 명절 당일날이나 오고 자기도 가면 불편해 하는데
30년 넘게 본 사람들도 불편해 하는데 난 오죽이나 하겠냐...그리고 나 결혼전에는 큰댁가서 일한
사람도 없었으면서 왜 나 있으니깐 꼭 가야하냐..나 못부려먹어서 그러냐..
감정이 상하니깐 별의별 말이 다 나오더라구요..ㅠㅠ
그랬더니 그럼 제가 말한대로 하잡니다..
저 싫다고 했습니다. 난 부모님 생각해서 그렇게
하자고 한거였는데 내가 하자는대로 하라고 말할때 마음속에 조금이라도 내가 일하기
싫고 가기 싫어서 그런거란 생각이 들면 그냥 없었던 일로 하자고 했습니다.
너무 답답해서 눈팅만 하던 판에 글까지 써보네요...
제가 잘못 생각한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