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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을 가져다 주는 바텐더의 술 한 잔, 가로수길 바 '시멘트 가든'

최순영 |2011.09.14 16:36
조회 208 |추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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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뗄래야 뗄 수 없는 다비도프와 바, 세 번째 이야기 

 

 

사람들은 예나 지금이나 '행운'에 대해 갈망합니다. 과거에는 신들에게

제를 지내 모든 것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이 그랬고, 현재에는 징크스에

대한 두려움이나 행운을 상징하는 물건이 지니는 것 등이 그렇죠.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중대한 시험이나 비즈니스, 시합 등이 있을 때

행운의 부적이라 여길 만한 개인적인 물건에 마음을 기대 본 적이 있을 텐데요. 어떠한 

물건이 정말로 행운을 가져다 준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 물건으로 인해 얻는

마음의 평안, 안정 등은 분명 거사를 치르는 데 큰 힘이 됩니다.

 

다비도프와 바 이야기 중에서는 바로 이 행운에 관련된 이야기도 하나 있는데요.
오늘은 행운에 집착하는 제 친구 녀석과 바에서 겪었던 유쾌한 이야기와 함께 들려 드릴까 합니다.

 

 

이날 친구와 제가 갔던 바는 가로수길의 ‘시멘트 가든’이라는 곳이었는데요.
‘시멘트 가든’은 영국의 유명 작가 ‘이언 매큐언’의 소설 『시멘트 가든』의 이름을 따 온 것 같았습니다.

내부는 바를 밝히고 있는 푸른 조명이 인상적이었는데요, 한 가운데 서 있는 나무와 물이

흐르는 조형물 등이 어우러져 굉장히 오묘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습니다.

 

특히 작은 못처럼 흐르는 물에 떠다니는 금붕어와 그걸 비추고 있는

조명까지 무척 색다른 느낌이었는데요. 살아있는 생물이 살고 있으니까

시멘트가든의 분위기가 한 층 더 이색적으로 느껴지는 것 같았습니다.

 

 

친구 녀석은 독특하면서도 오묘한 분위기를 굉장히 마음에 들어 했는데요. 그런 녀석을 보니,

행운에 관한 다비도프와 바의 이야기가 떠오르더라구요. 친구는 평소에도 징크스와 행운을 믿는 편이라,
손목에는 늘 행운을 상징하는 팔찌들이 마치 부적처럼 여러 개 채워져 있는데요.
제가 그 얘기를 들려주기 시작하자 굉장히 흥미로워 하며 듣는 눈치였습니다.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1986년 어느 날, 스위스 취리히의 한 바에 중년 남성이 들어 섰습니다.

바에 자리를 잡은 그는 바텐더에게 느닷없이 “내게 행운을 가져다 줄 만한 술을 주시오.”
라는 주문을 한 뒤 다비도프 한대를 꺼내 물었습니다.

바텐더는 잠시 고민하다, 브랜디 한 잔을 내 놓으며 이런 말을 합니다.

 

 “서로 다른 무언가가 조화를 이루는 일은 쉽지 않죠.
그래서 서로 다른 것이 완벽한 조화를 이뤄냈을 때 사람들은 그것을 ‘행운’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이 브랜디 한 잔이 손님의 다비도프와 특별한 조화를 이룰 수 있을 것 같네요.”
 


조용히 술잔을 비운 남자는 브랜디 한 잔의 값과 자신이 피우던 다비도프 한 갑을 건네며
‘이 술이 가져다 줄 행운 값이오’라고 말한 뒤 바를 떠났습니다. 그 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는

스위스에서 나왔는데, 그가 바로 바를 다녀갔던 남자로, 특수 현미경을 발명해낸 과학자 하인리히 로러였습니다.

 

이 얘기를 들은 친구는 곧바로 바텐더에게 이곳에서 가장 특별한 술이 뭐냐고 물었는데요.
바텐더가 ‘시멘트 가든’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칵테일이 있다고 하자 친구는 곧바로 그걸 주문했습니다.
 


바텐더는 바쁜 손놀림으로 순식간에 칵테일 한 잔을 내놓았는데요.
시멘트클럽 칵테일이라고 이름 붙여진 그 술은, 이곳에서 직접 레시피를 만든 술이라고 했습니다.
블루 큐라소와 보드카, 토닉워터 등을 섞어 푸른 빛이 나는, 시멘트 가든의 분위기와 무척

잘 어울리는 술이었습니다. 맛 역시 부담스럽지 않고 깔끔하고 상큼해서 친구 녀석도 금세 비워버리더군요.

 

 

친구는 하인리히 로러를 따라하기라도 하듯, 제 다비도프를 입에 물고 잠시 생각에 잠기는 것 같았는데요.
뭘 그리 생각하냐고 묻자, 자신에게 어떤 행운이 생겼으면 좋겠는지 생각하는 중이라고 하더군요.


작은 것에도 의미를 부여하고 진지하게 생각하는 녀석의 모습이 우스워 좀 놀리기도 했습니다만,
한편으로는 희망을 갖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는데 이만큼 손쉬운 방법이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행운을 상징하는 물건이나 행동들이 꼭 물질적인 행운을 가져다 준다고 할 순 없지만,
‘긍정 마인드’라는 마음의 행운만큼은 반드시 생겨나게 해 주니까요.
사람 일은 마음먹기에, 생각하기에 달렸다는데 마음을 변화시켜준다면 엄청난 행운이라고 볼 수도 있죠.

 

 

이날 친구와는 서로가 있었던 행운이나 징크스, 우연 등에 대해 이야기 하다 결국 앞으로 원하는

일이 화두로 올라오더군요. 칵테일 한 잔이 잊고 있던 바람과 목표를 다시금 상기시켜준 셈이죠.

 

이것도 행운이라면 행운일 수 있겠네요. 혹, 진실된 목표와 바람을 잊은 채

행운이 아닌 요행을 바라고 계시진 않나요. 좋아하는 사람들과 칵테일

한 잔을 나누며 그간 잊고 지냈던 묵혀둔 바람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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