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2011-09-14]
그리스의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 가능성이 고조됨에 따라 유럽 주요국 정상들이 긴급회의를 갖기로 한 가운데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원자바오 중국 총리까지 나서 유럽의 재정위기가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금융시장에서는 그리스의 디폴트 가능성이 90%가 넘을 것이라는 전제하에 채권 금리와 파생상품 가격이 책정되고 있으며 네덜란드를 비롯한 유럽의 일부 국가 정부는 그리스의 디폴트를 기정사실화해 대응 시나리오를 짜고 있다.
특히 유로존 경제규모 3위인 이탈리아가 13일 39억유로를 조달하기 위해 발행한 5년 만기 국채 금리가 5.6%에 달했는데, 이는 이탈리아가 1999년 유로존에 가입한 이후 최고의 리스크 프리미엄을 지불한 것이다.
그리스의 디폴트가 발생할 경우 곧 바로 이탈리아가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시장에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여기에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가 14일 프랑스의 2,3대 은행인 소시에테 제네랄과 크레디 아그리콜의 신용등급을 한단계 강등시켜 유럽 정책당국자들을 충격에 빠트렸다.
아시아 금융시장은 그리스의 디폴트 우려와 함께 무디스의 이번 조치로 인해 크게 동요했으며 유럽 증시도 하락세로 출발했고, 이어 열릴 미국 증시에도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게오르기오 파판드레우 그리스 내각총리와 앙겔라 메르켈 독일 내각총리,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14일 저녁(한국시각 15일 새벽 1시) 긴급 전화회의를 갖기로 했다.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내각총리는 회의에 앞서 각의를 소집해 재정 감축을 포함한 개혁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는 문제점을 점검키로 했다.
독일의 메르켈 총리는 RBB인포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그리스의 디폴트를 막기 위해 유럽이 동원 가능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금융시장에 혼선을 주는 일이 없도록 정치인들이 신중한 자세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메르켈 총리는 특히 유로존에서 이탈하는 국가가 나타나면 `도미노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면서 유로권의 단결을 호소했다.
이탈리아는 540억유로 규모의 재정긴축안을 마련해 의회의 승인을 앞두고 있으나 시장의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런 분위기속에 미국과 중국이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유럽 각국에 고강도 대응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3일 유로 국가들이 "훨씬 더 효과적이고 잘 조율된 재정정책"을 펼쳐 재정위기를 극복해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16일 폴란드에서 열리는 유로 재무장관회담에 처음으로 직접 참석해 위기 대응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중국의 원자바오 내각총리는 이날 중국 다롄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개막식 연설에서 "중국의 주요 교역상대국인 유럽을 기꺼이 돕겠지만 유럽이 위기가 증폭되지 않도록 해야만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원 총리는 "현시점에서 우리가 주목해야하는 것은 국가채무 위기가 확산되는 것을 막는 것"이라고 말했다.
3조달러의 외환보유액을 쌓아두고 있는 중국이 유럽을 돕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에 관해 원 총리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중국이 브라질, 러시아,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이른바 `브릭스' 국가들과 함께 유로 국가의 국채를 매입하는 방안을 협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박상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