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인터넷 상에 글을 써 보는 건 처음이네요.
그리고 아마도 마지막이 될 듯... 다시는 이렇게 글을 쓰는 일이 없었음 좋겠네요..
톡을 가끔 보긴 해도.. 직접 글을 써 본적이 없어.. 혹시 두서가 없더라도 이해해주세요..^^;;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면..
엊그제 엄마와 통화를 했는데.. 정말 황당한 이야기를 들어서 이렇게 하소연(?) 혹은 고발(-_-)하러 톡에 들어왔습니다.
저희 언니는 지체 1급 장애인입니다. 몇년 전 사고로 전신마비가 와서 항상 휠체어에 의지해 생활합니다. 물론 혼자서는
휠체어도 탈 수 없습니다. 거기에 더해 스스로 호흡을 할 수 없고 그렇다보니 말을 할 때도 발음이 정확하지 않습니다. 종종
사람들이 부정확한 발음에 오해를 하지만 지적 장애가 아니기 때문에 생각하고, 말하고, 의사 표현하는 것 등에는 전혀 문제도
불편함도 없습니다. 저와 달리 머리가 좋았던 언니는 몸이 불편한 지금도 학생 시절 공부했던 것에서 부터 자신의 책상 서랍 속 볼펜
개수까지 다 기억할 정도로 지적인 부분에는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 저희 언니가 얼마전 위 내시경을 받으러 문제의 S병원에 갔습니다.
제가 옆에 있었다면.. 여러가지 사건 사고로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그 S병원에 못가게 했을 텐데, 지금 저는 가족과 떨어져 있어서 언니가 그 병원에서 내시경을 받는
다는 것을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저희 언니가 원래 다니는 병원은 일산에 있는 모 대학 병원이라 저는 당연히 그쪽으로 갔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언니가 속이 너무 좋지 않아 가까운데서 빨리 검사를 받겠다고 S병원으로 갔답니다.
내시경을 해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그냥 편안히 누워있다 나올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몸이 불편하고 자가호흡 조차 힘든 저희 언니가 견디기 어려울 것 같아 수면 내시경을 하기로 했답니다. 아버지가 함께 들어가 언니의 자세를 잘 잡아주고 있었을 때, 언니의 손 등에 마취를 위한 주사 바늘(주사기가 없는 바늘만)을 꽂았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저희 아버지께 나가달라고 해서 아버지는 언니 자세를 잡아주다 말고 나오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버지께서 밖으로 나오셔서 몇분이 지나지도 않아 바로 내시경을 시작하더랍니다.(밖에서 모니터로 확인이 가능함) 마취가 되는 시간이 그렇게 짧은가 이상하게 생각이 드셨지만 처음엔 그냥 그러려니 하셨는데, 내시경이 끝나자 마자 다 됐다며 저희 아버지를 불러서 들어가보니 언니가 눈이 말똥말똥 해서 있더랍니다. 보통 수면 내시경을 하면 20-30분 정도 회복실에서 완전히 깰때까지 있는 건데.. 끝나자마자 너무 멀쩡하게 깨어 있는 언니를 보고 이상하단 생각이 들어 간호사에게 물어보니 안 깨어날까 걱정이 돼서 마취약을 조금만 썼다고 했답니다. 계속 의심이 들었지만.. 그렇게 말하니까 그냥 집으로 오셨는데.. 집에 와서 언니의 옷을 갈아입히려고 보니 아까 그 주사바늘이 언니 손등에 그대로 꽂혀 있더랍니다. ;;;;
마취를 했다면.. 주사 바늘에 주사기를 꽂고 약을 투입한 후 바늘이 붙어있는 주사기를 통째로 빼야 하니까 깜박 잊고 바늘을 안 뺐을 리가 없을 텐데... 바늘이 그대로 손등에 있다는 건 주사기를 꽂은 적도 없다는 것이고, 마취를 안 했다는 게 되겠지요. 언니 말로는 아버지가 밖으로 나가신 후에는 손 근처는 만지지도 않았다고 합니다. 주사를 놓지 않았다는 거지요. 언니는 바늘을 꽂을 때 주사를 놓았다고 생각해서 마취를 했다고 생각했구요. 잠이 들지 않고 굉장히 고통스러웠지만, 마취를 안 했다는 의심이 없었기 때문에 내시경을 처음해보는 언니는 본인이 불편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런가 보다 하고 참았답니다. 점심 시간 직전이라 빨리 끝내고 싶으셨는지... (언니 이후로 환자가 한명 더 있고 그 다음이 점심 시간이었답니다.) 그 간호사와 의료진들은 언니가 의사전달을 할 수 없을 줄 알고, 맘 놓고 마취 없이 내시경을 하고 환자를 속인 거지요. 집에와 바늘을 발견하고 병원에 전화하니 끝까지 마취는 조금 했다고 바늘을 깜박하고 못 뺀 것 같다고 바늘을 안 뺀건 죄송하다고 하더랍니다. ㅡㅡ;;;;
이 이야기를 듣고 정말 화가 머리까지 났습니다. 내가 옆에 있었음 가만 안 있었을텐데... 화도 나고... 전화에 대고 그걸 그냥 뒀냐고 난리를 쳤지만.. 이제 와서 어떻게 할 수도 없고.. 그냥 속이 터질 뿐이네요.
S병원에도 저희 언니가 몇개월 입원한 적은 있지만.. 정기검사를 다니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저희 언니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배려해주는 것 까지는 바라지도 않았지만.. 이렇게 장애가 있다고 우습게 생각하고 대하는 건 의료인이 할 행동은 아닌 것 같습니다. 또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떠나서 환자에 대한 그런 행동은 마땅히 질타 받을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그깟 (물론 돈은 1000원 한장도 귀한거지만) 몇 만원 없다고 우리 가족 당장 죽는 것도 아니고, 속여서 몇만원 더 벌었다고 그들이 재벌이 되는 것도 아니지만.. 금전적인 문제를 떠나서 약자라고 , 다른 사람도 아닌 의사, 간호사들이 그런 식으로 사람을 대해도 되는 건지.. 도대체 어떤 마음으로 그 자리에서 일하고 있는 건지.. 아픈 사람을 고쳐주고 도와주는 게 의사이고 간호사인데.. 아픈 사람을 그런식으로 이용하다니.. 정말 어이가 없습니다.
그래요.. 자신들 말처럼 마취는 조금 했다고 칩시다. 그래서 언니가 내시경 후 몇십초 만에 눈이 말똥말똥하게 깨어났다고 합시다..
그런데 환자 손에 바늘을 꽂아두고 잊어버리는 건 뭐랍니까? 점심 메뉴 고민하느라 깜박 하셨나보죠? 그 바늘이 그냥 곱게 손등에
있었으니 망정이지.. 혹시라도 움직이다 어디 다른 곳을 찔렀으면 어쨌을까 끔찍합니다.
다른 훌륭한 의사 간호사 분들까지 욕 먹이지 않도록.. 제발.. 사명감을 갖고 최선을 다하실 분들만 의사, 간호사의 꿈을 키우시길 바랍니다.
이번 저희 언니 사건은, 물론 당사자 입장에선 웃어 넘길 가벼운 일은 아니지만.. 이보다 더 한 사건 사고들이 많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사람 살리는 의사는 못 되어도.. 멀쩡한 사람 병 만들어 나가게 하지는 말아야하지 않겠습니까!
SCH 병원!! 부디 앞으론 사건 사고로 뉴스에서 안 봤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