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2011-09-27]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박원순 변호사(55)에 대한 검증이 촘촘해지고 있다. 김정권 한나라당 사무총장은 27일 PBC 라디오에 출연해 "박 변호사를 중심으로 일어났던 일에 대한 검증이 있을 것"이라며 '현미경 검증'을 예고했다. 박 변호사도 "정치판에 들어왔고 중요한 공직 선거에서 검증을 피해갈 도리는 없다"면서 적극 대응하고 있다.
가장 큰 논란은 강남의 61평 아파트에 거주하는 문제다. 시민운동가 출신으로서 과연 적절하냐는 문제 제기인 것이다. 그는 서초구 방배동 아파트에서 보증금 1억원, 월세 250만원에 살고 있다.
박 변호사 측은 이날 홈페이지 '원순닷컴'에 올린 글에서 "1983년 변호사 생활을 하면서 여유가 생겨 이태원에 아파트도 사고, 동교동 단독주택에 살기도 했지만 1993년 시민운동에 투신한 이후에는 집을 보유한 적이 없다"며 "자가 주택자에서 전세·월세로 살고, 그나마 보증금마저 빼내 써야 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박원순 변호사(가운데)가 27일 야권대통합 추진모임 '혁신과 통합'의 여의도 사무실을 방문해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왼쪽), 이해찬 전 총리(오른쪽)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박 변호사도 "시민운동가로 활동하면서 가난해진 상황을 오히려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박 변호사는 대형 아파트 거주에 대해선 "책이 많아서 어쩔 수 없었다"고, 강남에 사는 이유로는 "아이들 학교도 가깝고 아내 사업처가 그쪽에 있어서"라고 해명한다.
박 변호사의 부인이 설립한 인테리어회사에 일감 몰아주기 의혹도 불거져 있다.
부인 회사가 아름다운가게와 아름다운재단의 인테리어 공사를 도맡아하고, 2000년 7월 설립해 1년도 안된 신생업체가 아름다운재단을 후원하던 현대모비스(옛 현대정공)의 대회의실 설계 시공권을 따냈다. 여기에 박 변호사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았냐는 것이다.
박 변호사 측은 "아름다운가게 130여개 매장 중 초창기 18개 매장의 공사를 맡았는데 당시 이익이 박하고 결제조건이 열악해 디자인 업체에는 폭탄이나 다름없는 것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떠맡았다"고 밝혔다.
현대모비스 공사 수주에 대해선 "부인이 지인 소개로 다른 업체와 공사를 공동 수주했다"면서 "모두 박 변호사와는 무관하게 이뤄진 일"이라고 설명했다.

박 변호사가 포스코와 풀무원홀딩스의 사외이사로 활동하면서 고액 보수를 받은 것도 논란을 낳고 있다. 박 변호사 측은 "2004~2009년 포스코에서 받은 3억원 중 2억6000만원을, 2003년부터 최근까지 풀무원홀딩스에서 수령한 2억원 중 1억6000만원을 공익사업에 기부했다"며 "사외이사로 활동한 회사에서 스톡옵션을 주겠다는 제안을 일언지하에 거절했다"고 밝혔다.
박 변호사는 아름다운재단과 희망제작소가 대기업 후원금을 받아 적절성 논란이 나오는 데 대해선 "그럼 가난한 사람한테서 돈을 받으란 말이냐"고 반박하기도 했다.
박 변호사는 딸이 올해 초 법대를 졸업하고 스위스로 유학을 떠난 것에 대해 "국제법을 전공해 국제기구에 근무할 꿈을 이루기 위해 두 달 전 1년짜리 유학을 떠났다"며 "비용은 학위과정을 후원하는 외국회사의 장학금으로 충당한다"고 해명했다. 지난달 말 공군 훈련소에 입소한 아들이 사흘 만에 귀가조치된 것을 두고는 "고교시절 축구시합에서 부상을 당한 후유증이 남아 있었는데 훈련 중 통증이 심해 사회에서 치료를 받은 후 귀대하라는 조치가 내려진 것"이라며 "10월 말 재검을 받고 다시 입대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강 수중보 철거 문제는 여권이 문제삼는 대표적인 정책 논란이다. 박 변호사가 지난 23일 한강르네상스 사업현장을 탐방하면서 한강 수중보에 대해 "보는 한강을 일종의 호수로 만드는 것인데 없애는 것이 자연적인 강 흐름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한 것을 두고 한나라당이 집중 공격하고 있다.
박 변호사 측은 "한강 수중보 문제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청취한 것뿐이며, 당시 어떠한 확정된 의견도 말한 적이 없다"면서 "전문가와 주민 의견을 충분히 청취하고 검토해 결정돼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경향신문 안홍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