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아...
매일 눈팅만 하다가 떨리는 손으로 이렇게 글을 남겨봅니다
톡이 중독된다더니 정말 몇 주 내내 매일같이 톡을 보고 웃고 울고 했네요
이야기가 정말 길어질까봐..ㅠㅠ 시간있으신분들께 권해드려요 ㅠㅠ 뒤로 가기 누르셔도 되요
오늘 이렇게 글을 남기는것은 다름이 아니라
13살 차이나는 남자친구 때문입니다.
사귄지는 2년. 그의 나이는 올해로 40이 되었습니다.
서로 각자의 힘든시기에 만나 서로 위로도 해주고 이야기도 많이 나누며 사귀게 된 케이스..
사귀는 동안 다투기도 많이 다투고 뻘하게 놀기도 잘 놀고 여느 커플과 다름이 없었습니다.
친구들이나 지인들은 세대차이를 걱정하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별 느낌없이 잘 지내왔네요.
또한 결혼은 오히려 초반부터 제가 더 하고 싶어해 왔습니다.
남친이나 저나 이 연애를 오래할 생각은 없었어요. 금방 결혼하던가, 헤어지던가 하겠지 ..하는 생각으로. 실제로 둘다 결혼이나 이별을 쉽게 가볍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아닙니다만, 워낙 나이차가 있다보니 초반에는 서로 그렇게 생각했더라구요.
왠걸.. 사귀는 동안 헤어질뻔한 적도 몇번 있었지만 결국 얼마전으로 딱 만2년이 되었네요.
남들이 보면 남자가 도둑놈이다 여자가 아깝다. 가장 많이 들어 온 소리입니다만ㅋ 실제로 알차기로는 남친이 더 낫고.. 훨씬 사람됨됨이가 낫습니다..;ㅋ
제 3자분들이 보기에는 .. 즉 겉보기에는, 제가 나이도 어리고, 집안사정도 아주 약~간(?) 괜찮고, 학벌도 직업도 더 낫다고 생각할수 있지만. 한꺼풀 벗기면 참.. 복잡한 가정사, 겉으로만 밝은 성격, 허우대만 멀쩡한 집안, 재산 등등..
제가 보기엔 참 많이 부족하고 제 자신이 항상 부끄럽습니다.
(아..뭔가 굉장히 오해의 여지가 있는 위험한 문장일까요?ㅠ)
저는 그렇기에 어떻게 보면.. 결혼을 통해 다시한번 내 삶을 시작해보자! 하는 마음을 갖고있었을지 모르겠습니다. 어떻게든 부모님에게서 벗어나고 싶었던 마음도 있었고. 저만의 독립된 무언가가 필요했던거 같아요. 오랫동안 마음속으로 준비해오기도 했고..그렇다고 마침 남친이 딱걸렸구나~라는것은 아니지만..!! 마침 연분이 나타났다고 생각했습니다.
쉽게 남을 믿지도 못하고 인정하지도 않고 항상 마음 깊은곳에서는 타인을 밀어내는 성격의 저로써는 지금의 남친이 정말 신기한 존재였어요. 에구 말이 길어지겠네요.
암튼 각설하고
올해 중반부쯤.. 이제 슬슬 부모님께 인사드리러 가기로 정하고(사실 저희에겐 이 마음먹기가 참 오래걸리고 힘들었네요) 남친님이 다요트를 시작했습니다. 제가 그렇게도 사랑하는 뱃살이지만 제 부모님은 세상에서 가장 혐오하는 것이..뚱뚱한 사람의 뱃살이거든요. 겉으로는 "허허~ 건강에 신경써야하지 않겠나?"하시겠지만 아마 속으로는 인간취급도 안 하실거라는걸 알기에^^;
그러면서 하루하루 인사드릴 날짜가 다가올 즈음.. 집안이 크게 뒤집어졌습니다.
부모님이 제가 외출한 사이 제 방을 청소?라는 명목하에.. 뒤지시다가
서랍에서 남친이 준 생일카드를 발견하셨더라구요.
지금까지 한번도 부모님께 연애를 밝히고 해온 적이 없는 저인지라..(알고계실지언정 그냥 묵인하고 넘어가셨음) 이번 연애는 오히려 더욱 숨기고 하고 있었거든요.
그날 집에선 당장 전화가 오고 “지금 사귀는 사람이 있냐 없냐” 소리를 버럭버럭 지르시더니.. 제 물건들을 방에 다 집어던지고 당장 집에 들어오라는 난리통에 엄청난 거리에 있던 저는 남친 차를 타고 부랴부랴 들어갔습니다. 남친은 서둘러 돌려보내구요..
예상은 했지만 집에 들어가서 이것저것 캐물으시고 대답해드리고(나이는 말씀 안드리구요) 몇 대 맞고 욕 좀 먹고..뭐 그런 드라마같던 하루가 지나가고.. 며칠 후 화가 좀 가라앉으셨을때 나이를 말씀드리고 곧 인사드리러 올 예정이었다고, 올거라 하니 당신들이 그 사람을 왜 만나야 하냐시더라구요. 나이가 맘에 안드신다고..
여차저차 했지만 결국 인사를 드리러 왔습니다. 캐쥬얼한 복장으로 일하는 남친이지만 그 날을 위해 함께 발품팔아가며 멋진 정장도 사입고..20만원이 넘는 과일바구니에 선물에.. 잔뜩 긴장한 얼굴로 식은땀을 흘리며 왔었지요.
제 아버지는 참.. 뭐라고 해야할까요.
겉모습을 중시하시고 타인에겐 한없이 자상하시거나.. 예의를 중시하시는.. 그런분이세요.
한참을 밖에서 담배피고 들어오시더니, 정리하신듯이 설교를 하시더라구요.
결론적으로,
요즘 유행인지는 모르겠지만 연예인도 아니고 그런 나이차를 극복하기가 쉽지 않다. 당신은 삼촌과 조카뻘의 만남을 이해할 수 없다. 둘이 좋다면야 사귀는건 뭐라 할 수 없는거겠지만 결혼은 절대 안될것이다. 아마 집안어르신(이래봐야 외할머니 한분)이 절대 허락 안하실것이니...
정도로 요약되더라구요.
나중에 알았지만 엄마가 정말 물도 안줬더라구요..(고의인지는 모르겠어요..원래 그런쪽으론 문외하신 분이시고..저도 생각도 못한일인데 남친이 나중에 말해줘서 알았더라는..좀 희한한 가정이긴 해요ㅠ)
근데 또 마침 점심때라 다같이 가서 식사하고 작은 사찰에도 구경갔다가 돌아와서 선물받은 과일먹으면서 잠깐 이야기하시고 돌려보냈어요.
전 정말 이렇게 지나가서 다행이구나~했는데.. 두둥!
역시랄까.. 아버지의 말씀은 겉치례였을 뿐.. 엄마한테는 저 나이에 그랜져도 아니고 차가 저게 뭐냐는 둥 인물도 없고 키도 작다는 둥 재산도 없어보인다는 둥 별 소릴 다하신 모양이에요
엄마도 물론 맘에 안드셨겠죠.
그 후부턴 데이트하러 주말에 외출하려고 할 때마다 욕을 바가지로 하시거나 못나가게 하시거나 생 난리를 치시더니. 결국 외출금지. 연락금지령을 내리시더라구요.
제 나이 어리다 어리다 하지만 27입니다. 엄마는 맨날 만으로 아직 25살이네~ 핏덩이네~ 니가 뭘 아냐는 둥 하시지만.. 장녀로 자라 바쁘신 부모님대신 동생키우며 전 항상 어디서도 어리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습니다. 물론 그럼에도 전 아직 어리고 철이 없다는것 알고 있습니다만. 부모님에게도 S대 떨어진것? 의대 떨어진것? 외에는 누를 끼친적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저도 화가 나더라구요.
그럼에도 오랜시간 순종하고 말씀에 거역한 번 해본적이 없던 것이 몸에 베었는지.. 꼼짝업이 집에 갇혀 살게되었습니다. 연락은 계속 하지만요. 이상하게 폰을 당장 부셔 버릴것처럼 하시더니 결국 뺏진 않으시더라구요..
현재 엄마와 함께 작은 사업을 하는데.. 그러므로 일하는 내내, 주말 내내 감시아닌 감시 속에서 살고있습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제가 과외하고 있는 학생들이 시험인 덕에 요즘은 집에 잘 들어가지 않고 사업장에서 혼자 생활하고 있고.. 주말에도 의례 그러고 있어 주말에 남친이 몰래 와서 얼굴보고 둘이 울고..안타까워하고 그러고 있네요..무슨 로미오와 줄리엣도 아니고 현실은 시궁창.
저희 집이 참으로 자유분방하며 방목 그 자체의 환경이었습니다. 어려서도 성적이니 친구관계니 등으로 한번도 터치 받아본적 없었고.. 그다지 관심도 없으셨고. 제가 전교 1등을 처음 했던 날도..그날만 잠시 기뻐하셨을 뿐 다음부터는 당연히 1등해야하는듯이 생각하시고.. 그런 누나에 밀려 동생도 성적으로 칭찬한번 받아본적이 없다며 얼마전에 하소연하더라구요. 그러시면서 정작 남들에게는 어찌나 자랑자랑에 허세가 심하시던지..; 집에 오셔서는 핀잔만 주실 뿐이시면서..
정말 남들이 보기엔 저년이 저런 훌륭한 부모밑에서 복에 겨워 철딱서니도 없이 나이 많은 남친한테 빠져 미쳤구나...라고 스쳐지나갈수도 있을만한 상황이지만..
그 상황의 한복판에 있는 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미치고 팔짝 뛰겠더라구요.
낮에 엄마랑 일하면서도 혼자 얼마나 울컥울컥 하던지..
제 답답한 성격..저도 알고 있지만.
도무지 이런 상황에서 제가 뙇!!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결혼 선배님들 ㅠ 인생 선배님들.. 제가 어떻게 해야하면 좋을지 의견 부탁드려요..ㅠㅠ
제 친구는 결혼이 아니고서라도 넌 당장 그집에서 나와야한다고 난리를..오래전부터 쳐왔습니다만
부모와 연끊는 다는 말이 참.. 실제론 쉽지가 않네요.
쓴소리 마다않고 듣겠습니다 ㅠ
긴 이야기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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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이렇게 많은 분들이 댓글 달아주시고 ㅠㅠ
감사합니다
새벽에 글 올리고 몇몇 분들 댓글 달다가 잠이들었네요 ㅎㅎ
역시 남자가 먼저 확 늙어버릴수 있다는게 가장 큰 문제겠지요?
일단 지금은 제가 워낙 노안에다.. 남친이 매우 동안이라; 겉으로보이는 나이차는 별로.. 나이 속이고 다녀도 아무도 모를거란 소릴 많이 들어요.
직업은 제가보기엔 약간 특수적인 분야라; 제가봐도 경력이 매우 중시되는 곳이고 개척하는 분야라 어찌 보면 앞서가있는 사람인것 같아요. 정확히는 모르겠는데 ㅠ 다만 그런 실력을 돈벌이로 잘 전환할 수 있을런지가..
예비 시?아버님을 보니 제 아버지와는 굉장히 대조적으로.. 아직까지 경제활동에 열심이신 분이시더라구요. 평생 저는 제 아버지가 돈을 벌어다 준 경우를 거의 못봐와서 .. 저는 경제활동을 쉬겠다는 생각은 한번도 해 본적이 없네요. 어머니조차 절 낳으시고 2개월만에 직장다니셨구요.
어머니께서도 "애가 중학교가면 그때부터 니가 다 먹여살려야하는데 미쳤냐"고 하셨던 적이 있었는데.. 멀쩡한 남자랑 살면서도 평생 먹여살린 엄마는 그럼??이란 말이 목구멍까지.. 하아..ㅠ
불효녀지요.. 별로 부모님께 정도 없고..
무튼 이런 이야기를 꺼냈을 때에도 남친은 이해를 못하더라구요.. 집안의 가장이 어떻게 경제활동에 무심할 수 있냐고.. 자긴 이해가 안된다고. 자기는 부부가 벌이 해서 아이에게 소홀한 것보다 집에서 아이키우는데 신경쓰는것도 좋다고.
훗날 어떻게 될진 모르겠으나 그냥 덤덤히 말해주는 그에게 뭔가 의지가 되었던것 같네요.
댓글들이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구체적으로 어찌할 바를 몰라하고 있었는데
남친에게 정말 결혼하고 싶다면 노력해보자고 해야겠어요.
그동안 사실 제가 많이 좋고..이남자아니면 안되겠다 싶었는데 이사람도 그런지 확인해봐야겠네요^^ 댓글들 정말 감사합니다~
*덧: 저도 나이많고 늙은남자 좋아하던 여자 아니에요-ㅋㅋ 제 남친 30대 초반처럼 생겼어여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