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선생님과 함께하는 아침독서
~아침독서가 참 좋아요~
매일 아침 8시 30분, 학교 운동장이 조용합니다. 올해부터 전교생이 아침독서를 하면서 나타난 현상입니다. 작년에 새로 부임하신 교장선생님께서는 독서에 관심이 아주 많으시더군요. 저 역시 그렇거든요. 그래서 여름방학 전 교장선생님께 『아침독서 10분이 기적을 만든다』란 책을 선물해 드렸습니다. 그랬더니 교장선생님은 너무나 감동적으로 읽으셨다면서 개학하자마자 전 선생님들에게 그 책을 한 권씩 선물로 주시면서 내년부터 우리 학교에서도 ‘아침독서 10분 운동’을 하자고 하셨답니다.
아침독서운동은 학교 전체가 실시할 때 효과가 훨씬 좋은데 이렇게 교장선생님께서 저와 생각이 같으시다니 너무나 다행스럽다고 생각했습니다. 올해 드디어 아침독서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매일매일 모든 반이 조용히 책 읽는 모습을 볼 때면 너무 뿌듯합니다. 우리 학교 아침독서에 저도 일조한 것이죠?
아침독서를 알게 된 것은 2005년 『아침독서 10분이 기적을 만든다』를 보고 나서입니다. 처음에는 시행착오도 있었고 요령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해마다 실시하면서 요령도 생기고, 관련된 책을 찾아 읽다 보니 이제는 안정적으로 진행되는 듯합니다. 학급문고가 준비되어야 아침독서가 잘 진행되겠다 싶어 학급문고 준비에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그림책, 동화책, 청소년책, 교사책 등 현재 개인 소장 학급문고만 200권 정도 됩니다. 더 많이 모으려고 노력중입니다.
2011년에는 5학년을 맡게 되었습니다. 5학년쯤 되면 독서의 개인차가 심하게 나타납니다. 그래서 일단 독서에 관심이 없는 아이들은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하고, 독서를 잘 하는 아이들에게는 더더욱 독서를 즐기고 습관화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새 학년 첫날, 반 아이들에게 ‘나의 보물창고’라는 책자를 만들어 선물했습니다. 매일 아침독서가 끝난 뒤에 책 제목과 저자, 읽은 쪽수, 간단한 감상이나 기억에 남는 문구 등을 쓸 수 있도록 만든 책자입니다. ‘나의 보물창고’ 쓰기는 3년째 하는 우리 반의 학급운영 활동입니다.
아이들에게 부담 없이 쓰도록 안내하고, 다만 다 읽은 책은 ‘나의 보물창고’ 맨 뒷부분에 ‘1년간 내가 읽은 책들’이라는 제목 아래 정리하게 했습니다. 1년 동안 얼마나 책을 읽었고, 어떤 책들을 읽어왔는지 한눈에 볼 수 있는 것도 의미가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가정에서도 꾸준히 독서를 해야 독서 습관화에 좋을 것 같아 ‘독서 통장’ 공책을 만들어 매일 20분씩 책 읽어오는 과제를 냈습니다. 그날그날 집에서 읽은 책의 제목, 지은이, 읽은 시간, 읽은 쪽수, 감상 등을 적어오는 것입니다.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 간단히 몇 줄만 적어도 좋고 쓸 말이 많으면 많이 적어도 좋다고 얘기했습니다. 대신 다른 과제는 거의 내주지 않기로 약속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충분히 얘기를 하고, 가정과 학교가 함께 독서교육을 실시하자는 생각에서 가정통신문을 보냈습니다. 학부모님들께 담임의 생각을 전하고 아이들의 독서 활동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했습니다. 가정에서 부모님이 조금만 관심을 가져도 효과가 있을 거란 생각을 했습니다. 조금 번거롭기는 해도 매일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고 담임의 관심이 아이들을 자극하리라 생각해서 매일매일 검사를 합니다. 가정에서 책 읽는 시간을 보면 20분을 지키는 아이들이 대부분이지만 그중에는 1시간 이상씩 읽는 아이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읽을 만한 책을 담임이 직접 사거나 빌려서 소개한 것이 효과가 있었던 듯합니다.
칭찬받을 만한 행동을 하면 먼저 읽을 수 있는 선택권을 주고, 책읽기에 흥미가 없는 아이에게는 재미있을 만한 책을 권해줍니다. 그리고 패러디 책이나 글자 없는 그림책 등은 간단히 읽어주거나 보여주면 관심이 없다가도 서로 읽겠다고 합니다. 현재 아이들의 독서 수준을 보면 잘 하는 아이들은 200~300쪽 되는 책도 단숨에 읽어나갈 정도로 무섭게 올라가고 있고,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고 거
의 읽지 않던 아이들도 책에 재미를 느껴 매일 읽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뿌듯합니다.
처음엔 내가 맡은 아이들 중 한두 명이라도 책 읽는 재미를 알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는데 지금은 충분히 만족하고 있고, 더더욱 많은 아이들이 그런 기회를 갖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실천하려고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과 공부가 필요하리라 생각합니다. 더 많이 읽고, 더 많이 읽어주자고 다시 한 번 다짐합니다.
<학생 글>
놀라운 변화를 만들어준 책
우린 4개월간 아침독서, 보물창고, 독서통장 같은 여러 가지 독서 활동을 해왔다. 무엇보다 좋아진 것은 독서량이 월등히 늘었다는 것이다. 아침독서를 하고, 보물창고에 쓰고, 집에서 읽고 독서통장에 쓰고 이걸 반복하다 보니 책에 흥미를 느끼고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책을 읽게 되었다. 벌써 읽은 책이 50권이 넘었다. 다음 내용이 어떤 식으로 이어질까 하는 생각에 한 시간이 훌쩍 지나 있을 때도 있다. 책을 읽으며 전혀 지루하지 않다.
그리고 언어 능력이 날로 좋아지고 있음을 느낀다. 예전에는 말도 더듬었지만 지금은 말도 제법 빨리 하고 더듬지도 않는다. 4개월이라는 기간이 나를 변화시켰음을 확실히 느꼈다. 그리고 글을 쓰다 보면 글 쓰는 능력까지 늘었다는 것을 느낀다. 역시 책은 우리 나이에 제일 필요하고 중요한 보물인 것 같다. 그리고 인내심도 느는 것 같다.
우리는 아침독서를 30분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8시 30분까지는 학교에 와야 해서 일어나는 시간도 빨라졌다. 책 덕분에 나의 일상 생활에 좋은 변화가 왔다. 1년만 있으면 우리 반에 있는 책은 다 읽고도 남을 것이다. 나는 우리 반에 더 많은 책들이 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나는 지금 읽는 것도 모자라서 자투리 시간을 내서 읽고 있다. 그러니 더더욱 책이 많이 필요하다. (5학년 서재덕)
나를 변화시킨 독서
나는 정말로 책이 이렇게 나를 변화시킬 줄은 상상도 못했다. 교장선생님께서 8시 40~50분까지 책 읽는 시간이라고 하셨을 때는 정말 귀신보다 더 무서웠다. 담임선생님도 독서를 사랑하시는 것 같다. 나는 마음속으로 ‘그런 재미없는 책을 왜 읽는 거야?’라고 생각한 적도 있다. 선생님께서 시킨 독서통장은 그냥 그림책만 뚝딱 읽고 대충 써서 엄마 사인을 받았다. 하지만 지금은 예전과 차원이 다르다. 3월부터 책을 읽기 시작해서 지금 4개월쯤 된 것 같은데 대충 하던 독서통장 쓰기를 하려고 하루에 짧으면 30분, 길면 1시간 이상을 읽는다. 어떤 날은 책에 푹 빠져 학원 숙제를 못한 날도 있다.
지금 내 방 안엔 다 두꺼운 책들뿐이다. 그 두꺼운 책도 3일이나 5일이면 다 읽을 수 있다. 왠지 책을 읽으면 블랙홀에 들어간 것처럼….
나도 예전에는 엄마에게 책 읽어라, 공부해라 그런 소리 많이 들었다. 지금은 책 덕분에 아는 것도 많아 문제가 술술 풀린다. 내가 좋아하는 책은 40권 이상 이어지는 『마법의 오두막집』이다. 나는 여행을 좋아한다. 그 오두막 안으로 들어가면 어디든지 갈 수 있다. 책을 읽으면 왠지 내가 주인공이 된 것처럼 흥미진진하다. 선생님이 고맙다. 나를 변화시켜준 건 책이 아니라 선생님이다. 선생님 덕분에 책을 알게 되었고, 책 덕분에 모든 것을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모든 것이 즐겁다. 책 덕분에. (5학년 윤서현)
이미현_경기 안성초 교사 / 2011년 10월01일 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