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이 없는 수화기를 부여잡고 있던 성우는 한참을 무거운 마음을 짓누르며 그렇게 서 있었다. 그리고 한참 후에야… 성우는 다시 차를 몰고… 사건 현장에서 멀어지고 있었다. 아니… 유하에게서… 멀어지고 있었다. 점점… 더…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그의 마음은 더욱 답답해져 가고만 있었다.
그때 그의 핸드폰이 다급하게 울렸다. 성우는 자신의 차에서 핸드폰을 찾았다. 어디에 있는지 조차 알 수 없었다. 그는 순간 짜증이 나 버렸다.
“젠장…”
그렇게 핸드폰은 찾을 수 없었다. 그렇게 성우는 한참을 찾는 사이에도 핸드폰은 계속 울리고 있었다. 지루할 정도로 길게…
“여보세요”
마침내, 그가 전화를 받을 때 까지 핸드폰은 계속 울렸다. 그리고 그것은 유리였다. 그는 알 수 있었다. 유리라는 것을 … 그러나 전화기 저 편에서는… 거친 숨 소리만 들릴 뿐…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침묵이 흐르고 있었다. 아주 오랜 된 침묵이… 몇 주를 계속되던 침묵이 지금 이 시간에도 계속되고 있었다.
“…”
성우가 먼저 침묵을 깨고… 말했다.
“… 엄마는 만나지 못했어… 하지만… 곧 만나게 될 거야…”
“…”
그러나 여전히… 수화기 저편에서는 아무 말이 없었다.
“유리야…”
성우가 참다 못해… 딸아이의 이름을 부르자… 수화기에서는 퉁명스러운… 유리의 음성이 전해졌다.
“거짓말쟁이!”
‘뚝’
전화가 끊겨버렸다. 이제는 완전히 단절되어버린 것이다. 며칠 만에 겨우 유리와 애기를 하게 되었는데… 딸의 마지막 말은… 그를 심하게 질책하고 있었다.
“…”
한참을… 멍하게 있던… 그는… 결국, 다시 유하게게 전화를 걸기로 했다. 그는 무거운 손 놀림으로 번호를 눌렀다. 그리고 통화음이 전달되고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저편에서는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여보… 제발…”
그렇게 통화음이 한참을 계속 주인을 찾고 있었다. 성우는 그만 전화기를 닫으려 하고 있었다. 그때 누군가 다급하게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성우는 다급하게 다시 전화기를 고쳐 들었다. 그러나 전화를 받은 것은 뜻 밖에 정석우 박사였다. 그는 유하의 은신처에 급히 막 도착한 것이었다. 그리고 유하의 전화기를 받은 것이다.
“…박사님…”
그는 매우 다급해 보였다.
“아무래도 큰일이 벌어진 것 같네!”
“네!”
“유하가 내게… 마지막 편지를 보냈네”
“…”
“자네 듣고 있나? 빨리 그 애를 찾지 않으면… 무슨 일을 벌일지 몰라!”
“…”
“여보게 듣고 있나?”
“…”
성우는 가슴이 가빠지고 있었다. 그는 지금 제 정신이 아니었다. 그는 한참동안 무엇인가를 계속 중얼거리고 있었다.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이란 말인가…?’
그는 자동차 핸들에 머리를 박은 채… 그렇게 작은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리고 그에게는 더 이상… 기다려주는 진실이란 없었다. 이제 그가 그것을 찾아야만 했다. 그는 알고 있었다. 자신이 빨리 무엇인가를 결정해야만 한다는 것을…. 무엇인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