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바로 말할께요.
말그대로 우리시댁에서 보양식을 엄청 좋아하십니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수있다는 멍멍탕은 기본이고, 토끼탕 (ㅠㅁㅠ 생각도 하기싫어요 .)
개구리,뱀,오소리, 멧돼지, 너구리 등등
별 희한한걸 다 먹습니다
시댁이 시골에 있습니다.
우리가 이사를 하면서 시댁과 차로 40분쯤 걸리는 곳으로 오게되었는데
그러면서 주말엔 자연스레 시댁으로 가야하는 상황이 되게되었어요.
그런데 시댁에 가면 어머님, 아버님, 아주버님 까지 별 희한한걸 다 먹는거예요.
멍멍탕은 아버님이 개를 기르시고 파는 걸 소일거리로 하셔서 여름은 물론 계절에 상관없이
가끔 상에 올라오구요.
저번엔 이웃이 기르는 토끼를 잡아다 탕을 끊이셨더라구요.
근데 그 토끼가 머리까지 그대로 있는...ㅠ_ㅠ
정말 생각하기도 싫고 그상에 같이 앉아있는것조차 싫었지만 내색을 하지 않았습니다.
"전 별로 생각없네요." 하고 거절하고 말았습니다.
저번주네요.
제가 빈혈기가 좀 있어서 신랑이 늘 걱정하고, 요즘 좀 힘든일이 있어서 그게 심해졌는데
병원에서 치료도 하고 약도 먹고 있거든요.
근데 어머님이 꼭 내려오라고 하셔서 가봤더니 몸에 좋은거라고 무슨 고기랑 국을 주는거예요.
집안에 들어서자마자 냄새가 좀 역해서 또 멍멍탕 하시나? 했더니
그게 오소리라고.. 아버님이 나 줄려고 60만원에 샀다는겁니다.
몸이 약하면 애도 안들어선다고 기름둥둥뜬 국이랑 고기를 먹으라고..
그뿐만 아니라 쓸개도 먹어야 한다면서 소주에 생쓸개를 타서 억지로 먹으라고 막 그러십니다.
전 비위가 약하고 비계를 잘 못먹어요. 고기도 살코기만 좋아하고 회도 못먹고(물컹거리는 느낌이 싫어서요;;) 고기도 바짝익힌거만 먹습니다.
근데 그 오소리고기는 비계가 80%예요. 내가보기엔 죄다 비계덩어리..
기름이 좋은거라고 계속 먹으라 그러시고 쓸개도 귀한거라고 먹으라면서 상에둘러앉아 저만 뚫어져라
보시는데 제가 처음엔 "도저히 못먹겠어요~ 아버님이나 어머님이 드세요.전 젊어서 이런거 안먹어도 괜찮아요~" 하고 평소처럼 거절했더니 어머님이 작정을 하셨는지 완강하신거예요.
아버님이 너 생각해서 특별히 구한거다. 돈이 얼마짜리인줄 아냐?, 이런 시아버지 없다..하시고는
제가 계속 안먹으니깐 빈정상했는지 시어른을 무시하냐? 까지 나왔어요..
근데 무슨 신랑노무 새끼가 웃으면서 한번눈딱 감고 먹어봐~
이러는데, 평소 내 식성 뻔히 알면서도 그렇게 말하는걸 보니 갑자기 울컥하는거예요.
덜익은거 싫어해서 스테이크도 잘 안먹는데!
예전에 있던일까지 막 떠오르면서, (뱀,개구리를 자꾸 먹으라고 했던기억, 못먹는날 이상한사람 취급했던기억이 있죠..)
갑자기 눈물이 막 났어요.. 나도모르게 막 울었어요.. 대성통곡한건 아니고 그냥 조용히 눈물을 흘렸죠..
그순간 분위기가 싸~ 해졌습니다.
저도 어찌할바를 모르는데 어머님이 쓸개담았던 소주를 싱크대로가서 쏟아버리면서 뭐라고 막 욕을하는겁니다. 그때 전 더 울컥해서 거의 꺼이꺼이 하면서 울었는지라 제대로 안들렸지만 저년이..하는소리도 들리고, 어디서 무시하고 지랄이냐..도 들리고!!
아버님은 그냥 나가버리시고 , 아주버님은 신랑한테 막 뭐라고 화내고..
완전 집안이 뒤집어졌어요
신랑은 의외로 침착하게 저한테 조용히 와서 "집에가자" 그러고는 저를 일으켜세우고 데리고 나갔어요.
시댁어른들한테 간다는 말도 못하고 그냥 아무말없이 집에왔네요.
오는길에도 전 계속 서러워서 꺼이꺼이 울고
그때까지 신랑은 아무말 안하더라구요.
집에 도착해서 들어가지 않고 차안에서 신랑이랑 얘기 많이 나눴어요.
제가 그동안 힘들었던것. 저랑은 달랐던 시댁문화..그동안 이럴까봐 계속 참았던것.
신랑도 미안하다고 , 그정도인줄은 몰랐다. 오늘은 우리집에서 심했다고 하면서 우리부부는 그렇게 풀어졌어요. 신랑이 "엄마한테는 내가 얘기할께" 라고 해서 전 그날은 그냥 집에가서 잤습니다.
그리고 한 삼일정도 뒤에 낮에 어머님한테 전화가 왔어요
그전에 내가 먼저 했어야 했는데 차마 못하겠더라구요.
걱정은 되긴 했지만, 해야지,해야지, 하면서 손이 안떨어졌는데 어머님 목소리딱 듣는순간
내가 잘못했다고 해야지..하고 다짐하면서 "네"하고 받았는데
좀 흥분하셨는지 다다다 혼자 쉴틈도 안주고 쏘아붙이시대요.
<너같은얘는 처음봤다. 시집을 무시하는거지 그러고 나가서 전화도 한통없는게 말이되냐..
너때문에 부모자식간에도 멀어졌고 형제간에도 금이갔다. 지금까지 00이랑(남편) 한번도
싸운적 없었는데 니가뭔데 이러냐? >
대충 이렇게 말씀하셨죠. 그래서 전 그때 일을 또 차근차근 설명했어요.
저도 못먹는 음식이 있고, 조금이라도 덜익은건 속에서 토할것 같아서 못먹는거..
저에게도 정말 힘들었다고, 그리고 집에와서 전화못한건 죄송하다고, 그건 제가 생각이 짧았습니다.
이렇게 얘기를 했더니 오소리 억지로 먹인건 얘기안하고 계속 내가 그냥 나간거랑 전화안한 일만가지고
계속 말하십니다. 그건 제가 잘못했다고 몇번 말했는데도 그냥 무시하고 소리만 한참 지르시더군요.
그러더니 지금 혼자 와서 시아버지랑 아주버님한테 사과하라고 하네요.
그리고 오소리값 60만원 내놓으랍니다. 신랑돈말고 내돈으로요.
정말 기가막혀서 아무말도 못했어요. 전 저의 행동에 섭섭하신거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돈이었어요.
어머님왈, 동네사람한테 다 물어봐도 니가잘못했다더라.. 다 필요없고 직접와서 사과하고 오소리값주고 딱 끝내자. 이러네요. 온동네방네 다 얘기하고 다니셨나보더라구요.
통화하는중에도 동네친구분들 같이 있는지 옆에서 얘기하는 소리 들리구요.
저를 못된며느리로 만들어놨겠지요..
제가 잘못한겁니까? 전 시댁에서 그런일 겪을때마다 몸에좋은것도 못먹는 바보라는 소리 수없이 들었고
내숭떠냐고 하는 소리도 들으면서 참았습니다.
그때마다 아니라고 반박하면 대드는게 되어버릴까봐 참았는데 돌아오는 결과가 이런거네요.
너무 속상하지만, 아직 친정에는 말안했습니다.
어머님하고 통화중에 머리가 띵. 해지면서 현기증이 나길래 알았으니깐 일단 끊으세요..하고 전화끊고는
그날 저녁에 신랑한테 전 절대로 갈수없다. 어머님이 내가 동네에서 얼굴도 못들게 만드셨으니 절대 못간다고 말했어요. 오소리값도 줄수 없다고 하고요.. 신랑도 좀 짜증스러운지 니맘대로 하라고 하더라구요
신랑도 요즘 직장에서 일이 잘 안풀려서 왠만하면 집안일로 신경안쓰이게 하고싶었는데..
신랑이 밉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오묘한 감정이 들더라구요.
시댁일만 아니면 싸우지도 않고 잘사는부부인데....
그뒤로 어머님한테 전화도 안하고 그냥 핸드폰도 꺼놨어요.(저희집엔 집전화가 없어요)
그러고 난후 한 4일째인데.. 신랑이 말은 안하는데 어머님하고 연락하는것 같구요
오소리값도 신랑이 준것 같아요. 집에오면 그일은 일체 얘기안해요..
그렇다고 평생 이렇게 살수도 없는노릇인데.. 어떻하면 좋을까요?
시댁일때문에 신랑이랑 멀어지는것도 싫고!
정말 너무답답해서 글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