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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이 나에게 주고간 것.

그립습니다 |2011.10.28 02:44
조회 591 |추천 0

24살의 톡을 즐겨보는 여자입니다.

오늘은 답답한 내마음, 그리고 조금은 소중했던 내 마음을 말해보고 싶어요.

사실 어디 털어놓을 때도 없고, 누가 읽어주고 안읽어주고를 떠나서 그냥 이렇게라도 털어놓으면 시원할 것 같아서요.

 

그와 헤어진지 6개월.

그 사람과의 이야기를 해보려고해요.

 

6년간의 연애 뒤에 찾아온 이별에 저는 무척이나 힘든 시간을 보냈었습니다.

그러길 2년, 다시 찾아 올 거 같지 않던 사랑이 다시 찾아왔어요.

키, 체격, 스타일, 외모 외관적인 모습부터 성격, 말투, 마음 씀씀이 모두 제 눈에는 그저 최고였던 사람입니다.

다시는 사랑할 수 없을거야라는 내 마인드를 한번에 바꿔 버린 그 사람.

100일 여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결국 중요한 건 기간이 길고 짧음이 아니라 얼마나 사랑했느냐의 차이겠지요.

병원을 무지도 싫어했던 그 사람.

2-3일 아플걸 참고참아서 일주일이나 아팠던, 결국은 병원에 입원까지 하던 어리석은 그 사람.

병원에 입원 할 만큼 아프면서도 항상 걱정할까봐 괜찮다는 말만했던 그 사람.

그 사람과 사귄 이후 처음 만난 곳은 병원이었습니다.

괜찮다더니 결국 병원에 입원까지 해버린 그 사람을 만나러 한 시간도 넘는 거리를

샴푸, 린스, 화장품, 영화를 다운받은 노트북까지 가득 챙기고서 병원으로 향했더니 나보다 30센치나 큰 그 사람이

누워있는 걸 보니 왜 이리 안쓰러운지.

결국 2박 3일이라는 시간을 병원에서 보내야 했던 그 사람이지만,

2박 3일 함께 했던 병원은 내가 그를 위해 무언가를 해 줄수있다는 행복이었습니다.

자가용을 타고오면 30-40분의 거리지만 버스를 타면 1시간 - 1시간 30분은 달려야 만날 수 있던 우리.

그 사람이 온다고하면 편하기야 하겠지만, 1시간 빨리, 1시간 더 그 사람을 보고싶은 마음에

그 사람 퇴근시간에 맞춰 그 사람을 찾아가는 길이 설레게 해주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 사람을 만나러 가는 시간, 준비하는 시간 설렘으로 가득차 행복함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사람이었습니다.

튀는 것, 요란스러운 걸 무척이나 싫어하던 그 사람.

호피안경을 쓴 저를 보더니, 자기 안경바꿔야겠다고.

장난스레 호피로 커플하자고 했더니 호피같은 거 안한다더니,

다음 날 호피안경을 끼고 짠 나타나던 그 사람.

함께하는 거에 감사할 수 있었던 그 사람이었습니다.

그 사람을 만나면서 취업을 하게되었습니다.

병원이 어느 동이라는 것만 알면서도 무턱대고 면접보는 날 데리러온 그 사람.

길치인 저 때문에 건물이름만 말하고 그 앞에 가만히 있으라고, 자기가 찾아온다던 그 사람.

무지 든든했습니다. 아, 나 지금 사랑받고있구나 느끼게 해준 사람이었습니다.

화이트데이, 전형적인 경상도 남자인 무뚝뚝한 그에게 화이트데이에 대한 기대는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그 날도 저는 일하고 그 사람도 일을 했으니까요. 무척 바빠보였거든요 그 사람.

그런데 사탕을 들고 병원에 짠하고 찾아온 그 사람.

너무 놀란 나머지 멍하게 서있던 나에게 얼른받아라며 쑥스러워하고 사탕을 받자마자 도망치듯 병원을

빠져나가던 그 사람.

나보다 훨씬 큰 사람이 뭐가 귀엽냐고 남들은 말하겠지만 내 눈엔 그저 귀엽고 사랑스러워만 보였습니다.

내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가 된 것만 같았습니다. 그 사람때문에..

병원에서 일한지 한달쯤 되던 그 시점.

생일이 다가오니, 몰래 펜션을 예약해 둔 그 사람.

그 날, 저는 병원에서 개인병원에서 배에 종양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래도 그 사람과 떠나는 첫 여행이니만큼 여행을 포기하고 싶지않았습니다.

여행을 하는 동안 그 사람, 하루종일 내 걱정을 하며 집에서는 라면하나 끓여먹기 귀찮아하는 사람이

밥이며 음식이며 다 차려줬습니다. 아픈것도 잊고 행복에만 빠져살았습니다.

여행을 다녀온 다음 날, 대학병원으로 검사를 받으러갔습니다.

세로 30센치 가로 15센치의 종양이 배에서 자라고 있다고 했습니다.

암인 것 같다고, ct찍으니 하얀 꽃이 핀것 처럼 보이는 게 나오면 암일 확률이 크다고

너무 커서 함부러 건들 수가 없다고, 엄청 무서웠습니다. 그땐.

30센치 정도를 절개해야하고 조직검사 결과를 보고서 항암치료까지 해야될수도 있단 진단.

아, 그 사람에게 그런 모습을 보이고 싶지않았습니다.

갈 사람있으면 가라고. 마음에도 없는 말이지만, 그렇게 내뱉았고

그 사람은 뭐 수술자국 배에 생기는데 옷 벗고다닐거냐고 그렇게 제 곁에서 병원에서 퇴원 하는 그 시점까지

제 곁을 지켜주던 사람이었습니다. (다행히 조직검사결과는 경계성종양으로 암이 아니었습니다.)

 

힘들다는 말 누구에게도 잘 하지 못하는 그 사람.

혼자서 모든 짐을 지고 가려는 그 사람.

나는 투정만 부린 것 같아요.

그 사람이 힘들다 말하지 않는다고 내 앞에서 마냥 웃어준다고

그 사람이 힘들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퇴원하고 어느 날, 술에 취해 전화가 온 그 사람.

보고싶다고 했더니 자기도 보고싶다고 그제서야 자기가 힘들었던 걸 털어 놓는 그 사람.

집에선 장남이라 가족들의 기대가 무척이나 크던 그 사람.

부모님과 다투고, 학교일에 치이고, 회사일에 치이고 무척이나 힘들어하더라구요.

보고싶다는 말 한마디에 새벽 4시에 택시를 타고 그 사람 집 앞에 갔어요.

그 사람, 술에 취해 잠이든건지 전화도 못받고 자더라구요.

두 시간 정도 기다리다가 수술한 부위가 아파와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때도 못만났다는 원망하나 가지지 못했던 사람이예요.

그래도 집에 잘 들어가서 자니까 다행이라고 여겼던 그 사람.

그렇게 소중했던 사람입니다.

근데 그게 문제였을까요 ?

그 사람이 헤어지잡니다.

너무 착한데 니가 내 옆에 있으면 더 이상 자기가 미안해서 못 할거 같다고,

정말 말도 안되지만, 사랑해서 너를 놓아줘야할 거 같다고,

자기가 지금 나를 놓아주지 않으면 이것저것 치이고 이러다보면 너한테까지 나쁜놈이 될거 같다고.

제일 행복했던 나를 세상에서 제일 슬픈 여자로 만들어버렸습니다.

그 사람을 잡아도 봤지만, 항상 힘들어하던 그 사람때문에 그 사람을 놓아버렸습니다.

한 번도 싸워보지도 못한 우리는 그렇게 헤어졌습니다.

 

 

그 사람, 누가뭐래도 나한텐 최고였던 사람이고 내가 제일 행복한 사람으로 만들어줬던 사람이예요.

나한테 어디서든 최고였던 사람이니까 어디서도 최고이길 바랄거예요.

그리고 어떤 여자든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겐 착할 수 밖에 없을거예요.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못되보일 수 있는 여잔 없거든요.

내가 태어나서 누군가의 말을 가장 잘들었다면, 그 사람일거고.

내가 태어나서 제일 착했던 시간이 있다면, 그 시간일거예요.

 

오늘따라 그 사람, 참 그립습니다.

참 보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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