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나타와 쏘나타 하이브리드 - 차값 615만원 비싼 하이브리드, 기름값 584만원 절약… 중고차값·보조금 고려하면 하이브리드, 5년 이상 타야 본전
쏘나타와 닛산 큐브 - 큐브 보험료 쏘나타보다 58% 비싸 5년간 유지비만 200만원 더 들어, 月보유비 64만원으로 동일
차값보다 유지비가 보유비용 좌우 - 차값은 총보유비의 절반 차지, 기름값·세금 등이 변수… 비싼차가 지나고 보면 효자일 수도
난생처음 차를 사려는 직장인 임혜정(31·서울 반포동)씨는 몇 개 차종을 놓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기름값을 아끼려면 하이브리드차가 좋을 것 같긴 한데, 동급 세단보다 많게는 600만원이나 비싸다. 또 수입차를 사려니 세금이나 보험료 등 유지비가 의외로 많이 든다기에 망설여진다. 임씨는 "일단 한 번 사면 최소 5년은 탈 텐데, 따져봐야 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라서 골치가 아프다"고 말했다.이런 고민은 두 번, 세 번째 차를 사려는 사람이라고 예외일 수 없다. 최근 국내에 웬만한 국산차보다 싼 수입차가 출시되고, 하이브리드·디젤 등 다양한 엔진을 단 차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선택의 방정식'이 복잡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차값과 연비 정도만 비교하면 됐다면, 이제는 등록비와 보험료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게다가 5년 뒤 차를 되팔 때를 감안해 중고차 가치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세계 각국의 모든 브랜드가 완전경쟁하는 자동차 선진국 미국에서는 소비자들의 이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장치가 이미 쓰이고 있다. '총보유비용(TCO·Total Cost of Ownership)' 개념이다. △차량 판매가격에 △취·등록세 등 각종 구입비 △금융비용(할부이자) △유지비(보험료, 정비료) △운행비(기름값) △중고잔가(되팔 때 가치)를 더해 3년 또는 5년간 총 보유비를 모델별로 비교하는 것. 국내 대표차종인 쏘나타를 중심으로 쏘나타보다 고급 세단인 그랜저(2.4), 연비가 좋지만 비싼 쏘나타 하이브리드, 수입차 중 가장 싼 닛산 큐브(기본형), 디젤 준중형 수입차 BMW 320d의 TCO를 비교해봤다.
◇쏘나타-닛산 큐브, 5년 보유시 월 비용 같아
쏘나타와 쏘나타 하이브리드 사이의 고민은 '과연 판매가격 차이를 기름값이 뒤집을 수 있느냐'로 요약된다. 비교적 옵션이 적은 쏘나타 2.0 프라임급(2360만원)과 쏘나타 하이브리드(2975만원)의 판매가격 차이는 615만원. 1년에 2만km를 달린다고 가정했을 때 5년간 기름값 차이는 583만원이 난다. 연비가 60% 높은 하이브리드가 적은 기름값으로 가격차를 거의 만회하는 셈이다. 그러나 이게 다가 아니다. 5년 뒤 차를 되판다고 가정할 때 시장에서 중고차값을 얼마나 쳐주느냐도 따져봐야 한다. 중고차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은 하이브리드차는 감가율(減價率·신차가격 대비 중고차가격 하락 비율)이 높아 5년 뒤 중고차 가치도 더 많이 깎인다. 대신 취·등록세와 공채 비용 340만원을 정부가 지원해주기 때문에 등록비용이 현저히 낮다. 모두 합치면 쏘나타를 5년간 보유할 때 3818만원,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3959만원이 들어 1개월당 각 64만원과 66만원으로 근소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집계됐다. 연비 좋은 하이브리드로 본전을 뽑으려면 5년 이상은 타야 한다는 결론이다.
쏘나타보다 싼 최저가 수입차 닛산 큐브의 총 보유비용은 의외다. 일단 보험료가 쏘나타보다 58% 비싸다. 통상 보험사에서 부품값 등이 비싼 수입차의 손해율을 높게 잡기 때문이다. 자동차세 등을 합친 큐브의 총 유지비는 쏘나타보다 연간 40만원, 5년이면 200만원 더 든다. 결론적으로 2.0리터 국산 쏘나타와 1.8리터급 큐브는 월 보유비용이 64만원으로 똑같다.
BMW 320d는 고연비 디젤엔진을 달아 인기가 높다. 역시 기름값은 5년간 1000만원이 조금 넘게 들어 하이브리드와도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그러나 차량가격에 비례한 각종 세금이 쏘나타의 2배인 데다 보험료도 2배 수준이어서 총 보유비용은 40% 이상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스냅샷으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조선닷컴 ◇차값은 총 보유비의 50%일 뿐…유지비가 관건이번 분석은 31세 남성 운전자가 서울에서 차를 등록하고, 국내 운전자의 연평균 이동거리인 2만km를 달린다는 가정하에 이뤄졌다. 또 20% 선수금에 36개월 할부로 차를 구매한다는 조건도 달았다. 이외의 모든 경우에는 총보유비용도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다른 변수가 차지하는 비중도 크다. 쏘나타의 5년 총 보유비용을 항목별로 구분해보면 차값과 이자를 합친 금융비용이 51%, 등록비와 각종 세금이 18%, 기름값이 31% 수준이다. 이 때문에 TCO 정보를 제공하는 미국 컨슈머리포트지(誌)는 "(차값이) 싼 게 비지떡일 수도, 반대로 비싼 게 지내고 보면 효자일 수도 있다"고 소비자들에게 안내한다.
국내에서는 아직 TCO를 따져보는 문화가 생소한 이유가 뭘까.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과 교수는 "첫눈에 보기에 좋은차가 아닌, 내구성이 좋고 유지비가 적게 들어 오래 탈수록 좋은 차가 진짜 가치있는 차라는 개념이 아직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더 많은 브랜드가 경쟁하면서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 총 보유비용 정보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 총보유비용 (TCO·Total Cost of Ownership)
특정 품목의 구매비용뿐만 아니라 유지·보수 등 사용에 따른 비용까지 합친 것을 말한다. 자동차 분야에서는 신차 구입비용에 특정 기간 차를 보유할 때 드는 보험료·세금·연료비·수리비·차량가치 하락분(감가) 등까지 고려해 계산한다. 미국은 소비자 정보지인 컨슈머리포트와 자동차 정보 사이트인 에드먼즈닷컴·켈리블루북 등에서 차량별 TCO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