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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받은 구체물증 없다 장님 코끼리다리 만지기 판결

캐빈 |2011.11.02 07:49
조회 93 |추천 1

법원이 한명숙(67·사진) 전 국무총리 불법 정치자금 수수 사건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음에도 불구하고, 판결문에서 검찰이 제시한 핵심적인 3가지 정황 증거 자체는 상당 부분 인정하는 모습을 보여 논란을 빚고 있다. 특히 검찰은 1심 재판부의 이번 판결을 “장님 코끼리 다리 만지기 판결”이라며 원색적인 표현으로 비판했다.

1일 서울중앙지검에 따르면 전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우진)가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로부터 9억여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한 전 총리에게 무죄를 선고한 것과 관련해 즉각 항소할 방침이다. 검찰의 항소는 이르면 금주 중에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서울중앙지검 윤갑근 3차장검사는 “이번 판결은 장님 코끼리 다리 만지기 식”이라며 “객관적 정황과 돈의 입구와 출구를 입증했는데 재판부는 결론을 내고 증거를 바라보는 표적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검찰이 1심 판결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가장 커다란 이유는 한 전 대표가 발행한 1억원짜리 수표가 한 전 총리 동생의 전세자금으로 사용된 것이 확인됐는데도 재판부가 이를 뇌물죄 성립의 요건으로 판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재판부의 판단대로라면 뇌물 제공자가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법정에서 번복하기만 하면 불법 행위를 저지른 대부분의 정치인이 뇌물죄를 피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재판부는 “한 전 총리가 1억원을 받아 동생에게 전달했다는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김문숙씨가 한 전 대표에게 2억원을 돌려준 사실도 한 전 총리가 뇌물을 수수했다는 정황 증거로 보고 있다. 하지만 재판부는 2억원을 돌려준 사실이 있다고 해도 이를 한 전 총리가 받은 뒤 다시 돌려주라고 지시한 물증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또 검찰은 한 전 대표가 한 전 총리의 아파트 인테리어를 해 준 사실을 재판부가 인정했음에도 무죄 판결이 나온 것을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 같은 정황 증거가 뇌물 수수 사실을 입증하는 결정적 증거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검찰은 2007년 3∼8월 세 차례 총 9억여원이 담긴 여행용 가방을 한 전 총리 자택이나 인근 도로에서 건넸다는 한 전 대표 진술을 토대로 지난해 7월 한 전 총리를 기소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 법정에서 “억울하게 빼앗긴 회사를 되찾을 욕심에 검찰 조사 때 수십차례 허위 진술을 했다”며 입장을 번복했다.

검찰은 지난 1년3개월 동안 23차례나 공판을 벌이면서 한신건영의 비밀장부, 채권회수 목록, 한 전 대표가 감방에서 지인들과 나눈 자료 등을 제시, 한 전 대표의 당초 검찰 진술이 사실이라고 법정에서 주장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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