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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대한 무분별한 욕은 자제합시다.

고독한락커 |2011.11.02 08:52
조회 57 |추천 2

저는 27살 평범한 직장인 남자입니다.

혼자있는 시간이 생기면 폰에 다운받은 네이트뉴스 어플로 이런저런 기사들을 보곤합니다.

시사란에 한번씩 올라오는 일본에 관한 뉴스를 보면서 한번씩 눈살을 찌푸리고

가슴이 아픈 댓글들이 올라와서 이렇게 글을 올려봅니다.

 

 

저는 올해 6월까지 2년6개월이라는 시간동안 일본에서 생활하다 왔습니다.

얼마전 일본 대지진이 있었던 때에도 저역시 그 자리에 있었구요.

지금은 평범한 보험설계사로 일하고 있지만, 6개월전까진 일본에서 밤무대에서 노래하는 일을 했었습니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는 머릿속 깊게 박힌 생각으로 살았기에 밤무대 가수라는 일이 자랑스럽진 않지만 부끄럽지는 않다는 신념으로 열심히 일했었죠.

밤무대 가수로 어떻게 2년 반이라는 기간동안 일본에 체류했었냐는 생각을 하실 수 있을텐데

물론 비자 문제로 떳떳한 생활은 하지 못했었습니다.

저 본인에게는 항상 긴장의 시간들이었습니다.

함께 숙소생활하며 지내던 가족같던 사람들과는 즐거웠지만

바깥에 나갈때면 언제나 긴장의 연속이었죠.

자전거타고 지나가는 경찰들을 보면(일본 경찰은 자전거로 많이 다닙니다) 깜짝깜짝 놀랄 정도로 항상 주위를 살피며 다니곤 했습니다.

 

어릴때부터 보고, 듣던 것들이

'일본놈은 나쁜놈. 일본놈은 치사하고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족속들. 변태의 소굴'

이라는 편견이 박혀있어서

그 사람들이 그냥 싫고 역겨워 말도 하기싫은 나날이었습니다.(세라복의 여고생들은 제외)ㅋㅋ

처음 일본에 갔을 땐 땅만 보며 길을 걷는 일본인들을 보며 건조한 일상이 몸에 익은 그들이 한심하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했었죠.

그러다 일본어도 조금씩 익히고 일본에서의 생활이 조금씩 적응이 되면서

일본인 친구들을 알게되고 일본인 여자친구도 만나게 됐습니다.

저의 불안정한 생활에 같이 가슴아파하고 좋은 방법이 없을까 함께 고민해줘 외로움이 조금은 가시게 됐죠.

지금도 일주일에 한번씩 일본인 형과 통화도 하고 있구요.

그들과 지내면서 너무 많은 것들을 깨닫고 배우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들의 예절, 그들의 일상, 그들의 생각, 그들의 시민의식, 그들의 역사의식, 그리고 그들의 문화...

대화에 큰 무리가 없을만큼 일본어가 늘었던 시기부터 친한 일본인 친구들과 술자리에서 토론 비슷한 것들을 하는 것에 재미를 붙였는데요.

아마 그 때부터 그들을 이해하고 우리와 다른 점들을 찬찬히 고민했던것 같습니다.

일반적인 한국과 일본의 문화차이부터 친한 친구이지만 차마 이야기하기 힘든 껄끄럽고 예민한 독도문제, 종군위안부 할머니들의 아픔, 일제침략, 그리고 한국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등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원래 하고 싶은 이야기는 하고 살아야 하는 나로써는 언젠가 이런 얘기로 술자리의 분위기가 어색해 질 줄 알았지만 술자리가 무르익을즈음해서 조금씩 입밖으로 꺼내봤죠.

서로의 문화차이에 신기해하고 한류 열풍으로  한국 연예인들의 시시콜콜한 이야기에는 웃고 떠들고 했었지만 막상 무거운 주제의 대화가 오가자 그들도 숙연해지긴 마찬가지였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대부분의 젊은 친구들은 일본이 우리 한국에서 자행했던 잔인하고 피눈물의 비극적인 만행에 대해선 미안해하고 가슴아파했다는 겁니다. 더러는 알면서 모른척하는 두세명의 나쁜X들도 있었지만 십수명의 친구들은 그 일들에 대해선 자기 조상들이 인간이하의 일들을 한것에 부끄러워 했습니다. 그 일들을 들으며 정말이냐며 놀라는 친구들도 있었구요...

 

일본이라는 나라가 우리 대한민국에 씻을 수 없는 아픈 상처를 남긴것은 분명합니다.

지금도 그 아픈 일들에 대해서 사과 한마디 없고 언제 그랬냐는 듯이 스물스물 넘어가는 일본 정부에 저도 피가 거꾸로 솟은 적이 한두번만 있었던 적도 아니구요.

그들의 어이없고 상식에 어긋난 언행과 행동들은 납득이 안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제가 얘기하고 싶은 것은 일본의 평범한 시민들은 그런 일들에 대해서 반성하고 미안해하는 겁니다. 일본 정부와 우리를 침략했던 그들의 조상들이 나쁜놈이지

제가 만나왔던 선량한 친구들에 대해서는 무분별한 비방은 자제하자는 것입니다.

 

너무 놀라고 가슴아팠던 일이 있었습니다.

얼마전 일본 대지진이 일어난 때였었는데요.

저는 나고야에 있었기 때문에 직접적인 피해는 없었지만 한국에 있던 가족들과 지인들은

지진으로 인해서 연락두절이 된 저때문에 며칠동안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답니다.

인터넷도 사흘정도 지난 후에 복구가 되서 한국 뉴스 기사를 보게됐는데요.

누리꾼들의 댓글들을 보며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그냥 일본이 침몰했으면 더 좋았을텐데라는 식의 글들이었습니다.

끔찍했습니다.

도쿄에 사는 친구는 공황증에 시달렸고 같이 살던 친한형의 어머니는 센다이에 계셨는데 생사의 갈림길에서 겨우 살아나셨답니다.

자기의 가족이나 친구가 일본에 있었다 하더라도 그런 생각을 하고 그런 글들을 쓸 수 있었을까하는 생각이 들면서 소름이 돋을만큼 끔찍하더군요.

사람은 사람입니다.

길에 버려진 유기견에겐 생명의 소중함을 얘기하면서

하물며 사람, 사람에게 그런 끔찍한 말들을 할 수가 있을까 하는 것에 참담하더라구요.

저의 지극히 개인적인 상황과 감정에 일본을 옹호하는 것이 아니라

메스컴에 나와서 떠드는 소수의 정치인과 인간이하의 그들의 조상들로 한해 비판을 했으면 좋겠다는 겁니다.

평범한 일본인들은 우리들과 똑같이 열심히 생활하는 사람들입니다.

왜곡되고 편협한 사고로 모두를 싸잡아 마녀사냥을 하기보단

깨끗한 비판으로 그들과 싸우는 것이 쓸데없는 에너지 낭비에 효율적이지 않을까 합니다.

아무 이유없이 일본이라는 단어만으로 욕을하고 비방하는 일은 우리들 스스로 자제해야 하는 부분이 아닐까요.

 

글제주가 없어서 하고싶은 말만 두서없이 쓴거 같네요.

또 이 글을 보면서 무턱대고 악플을 다는 분들 분명히 있을겁니다.

이X끼 친일파네 등등 대충 예상은 합니다.

근데 한번쯤은 고민해봐야 할 문제는 아닌가 싶어서 몇자 끄적여봅니다.

 

 

 

 

추천수2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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