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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소개팅남 만나봤자겠죠?

solo |2011.11.03 13:01
조회 2,044 |추천 0

친구가 소개팅을 주선해줘서 번호를 받았어요. 친구의 아는 사람이 해주는 거라고.

 건너건너는 이래서 안 좋은 건가봐요. 

 소개팅남은 서른둘에 운동이 전공이었고, 지금은 자영업하시는 분이에요.

 전 그냥 평범한 학원강사구요.

 어제 저녁 처음 통화를 했어요.

 정말 녹음이라도 해둘 걸 그런 생각이 듭니다.

 

 처음엔 간단한 인사로 시작했죠. 대화하면서 이건 좀 아닌데 라고 생각했는데 제가 이상한 건가요?

 대화체로 옮겨볼게요.

 

 

 소개팅남: 아, 근데 내년이면 서른이시네요. 왜 결혼 안 하세요? (본인은 서른둘)

 나: 아.. 하하;; 그..그러게요. 아직까진 크게 생각이 없었네요.

 소개팅남: 친구들은 결혼한 사람 좀 있어요?

 나: 네. 제 친구들은 일찍 결혼한 애들이 많아서..

 소개팅남: 근데 **씨는 결혼 안 했어요? 결혼해야죠 ~

 (뭐 어쩌라는 건지;;; 말투도 좀 경박해요.)

 

 중략

 

 어쩌다 보니 나이 얘기가 또 나왔음.

 

 소개팅남: 운동 좀 해요~ 내년이면 서른인데.

 나: 아, 그렇지 않아도 요즘 생활도 불규칙하고 몸도 나른하고 운동 좀 하려구요.

 소개팅남: 나이 들어서 그래~ 작년하고 좀 다르지 않아요?

 나: 그런 거 같기도 하고. 제가 요즘 좀 아파서 그런 거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어요.

 소개팅남: 나이 들어서 그래요. 운동 좀 해요.

 

 나도 나이 든 거 아는데 그래도 그 소리 5번 들으니까 기분 별로더라구요.

 

  

 소개팅남: 근데 뭐 좋아해요?

 나: 거의 가리지 않고 잘 먹는 편이에요.

 소개팅남: 좋아하는 거 없어요? 싫어하는 건?

 나: 회같은 날것은 잘 못 먹어요.

 소개팅남: 그럼 노량진수산시장 가야겠네~ 바로 회쳐먹을 수도 있는데~

 (읭? 이건 농담이라고 던진 건가..)

 나: 아.. 하하;;

 소개팅남: 뭐 좋아하는 건 없어요? 또 스파게티같은 거?

 나: 아뇨. 그냥 된장찌개같은 게 더 좋아요.  한식도 잘 먹어요.

 (아니, 스파게티 좀 좋아하면 또 어때요? 뭔가 스파게티 좋아하면 이상하다는 식으로 얘기함)

 소개팅남: 아, 뭘 먹지. 좋아하는 것 좀 확실히 말해봐요. (짜증내는 말투로;)

 나: **씨는 뭐 좋아하시는 거 없으세요?

 소개팅남: 난 가리는 거 없이 다 잘 먹어요.

 나: 아, 네;; 저 소고기 좋아해요. (여기선 저도 짜증 좀 나서 생각나는 대로 얘기했네요.)

 소개팅남: 그럼 미국산 먹어야겠네~

 나: 네?

 소개팅남: 미국산이요. 한우가 1인분에 3만 5천원 정도 하는데 미국산은 9천원이거든요.

               미국산 먹으면 되겠네~

 나: 아.. 하하;;;

 소개팅남: 왜요? 미국산 먹어요~

 나: 저 태어나서 미국산 한번도 먹어본 적 없는데요. (실제기도 하고, 저도 이제 짜증이 꽤 난 상태였음.)

 소개팅남: 아, 잠깐만요. 제가 다시 전화할게요. 일 때문에.

 

 자영업 하시는 분이었는데 중간에 갑자기 전화끊고 다시 전화하고 대체 왜 이렇게 전화통화를

 오래 해야 하는지 이해가 안 됐지만 친구 때문에 참았어요.

 

 소개팅남: 아, 근데 **이가 첨에 다른 친구 사진 보내줬는데 알아요?

 나: 아뇨;;;; 제가 아는 친구일 수도 있겠네요.

 소개팅남: 좀 이상한 사진인데, 보통 사진 보낼 땐 좀 예쁜 사진 보내지 않아요? 표정도 이상하고~

 나: 아..;; 제가 그 사진을 보지 못해서요.

 (확인해보니, 친구가 보낸 것도 아니고 카톡에 있는 사진을 그 친구의 지인이 맘대로 보낸 거라고 함)

 소개팅남: 그 친구랑 친한 거 맞아요? 아닌 거 같은데~

 나: 대학 때부터 젤 친한 친구에요.

 소개팅남: 암튼 그 사진은 좀 별로던데~

 나: 아, 네 -_-;;

 소개팅남: 잠깐만요. 좀 있다 전화할게요.

 

 이건 대체 -_- 전화 중간에 끊은 게 3번이네요. 그리고 나도 모르는 사진 나보고 대체 어쩌라는 건지;

 

 소개팅남: 아, 근데 언제 보죠?

 나: 전 주말엔 보통 쉬니까 주말은 괜찮아요.

 소개팅남: 제가 스케쥴을 좀 확인해야 해서~

 나: 주말은 거의 괜찮으니까 확인해보시고 알려주세요.

 소개팅남: 네, 제가 좀 바빠서, 스케쥴 좀 확인해보구요.

 나: 아, 네 -_-;; (스케쥴 얘기를 한 6번은 했음. 지가 연예인임-_-;)

 소개팅남: 스케쥴 확인하고 낼 다시 전화드릴게요.

 

 

 그리고 오늘 다시 전화가 왔네요.

 

 소개팅남: 제가 스케쥴을 좀 확인해봤는데, 일요일 낮에 괜찮으세요?

 나: 아.. 많이 바쁘신가 봐요.

 소개팅남: 네. 제가 좀 해야할 게 있어서. 스케쥴 좀 정해야 해서요.

 나: 일이 많으신가 봐요.

 소개팅남: 아뇨, 운동하는 게 좀 있어서 일요일 낮 괜찮죠?

 나: 아, 네;

 소개팅남: 그럼 스케쥴 확인하고 정확히 정해보고 낼 알려드릴게요.

 

 

 기분이 좀 상했어요. 아무렇게나 막 던지는 말투에, 농담으로 하는 말이겠지만 농담이 하나도 재미없고

 무례하게 느껴지고. 그렇게 운동이 좋으면 운동이나 하지 소개팅은 왜 하는지 -_-

 친구한테 말해줬더니 그냥 만나지 말라고, 자기가 미안하다고 하더라구요.

 남자쪽 주선자한테 무슨 그런 사람을 소개해주냐고, 자기 젤 친한 친구라고 얘기했는데 어떻게 이런

 사람을 소개해 주냐고 뭐라고 한다고 하더라구요.

 

 

 제가 이상한 거 아니죠? 나이 스물아홉이 무슨 죄도 아닌데 늙다리 취급받고.

 제 나이에 조금만 까칠하게 굴면 나이들어서 그렇다는 소리 듣는 거 저도 알아서 말투도 부드럽게

 여성스럽게 했거든요. 근데 좀 뭐라고 해줬어야 하는 거 아닌가 싶고.

 이런 사람 만나면 더 기분만 상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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