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대한민국 국회의원의 수준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이 2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전체 회의실에서 유원일 창조한국당 의원의 어깨를 밟고 올라가 국회 폐쇄회로(CC)TV를 신문으로 가리고 있다. 김호웅기자 diverkim@munhwa.com
국회 의석 6석의 민주노동당이 295석 국회를 마비시키고 있다. 민노당 소속 의원들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의 대치 상황마다 전면에 나서면서 의사진행 자체를 막는 등 극렬하게 투쟁하고 있다.
4일째 계속되고 있는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회의장 점거 농성의 한가운데에도 민노당 의원 6명이 있다.
2009년초 미디어법 처리 과정에서 국회 사무총장실 테이블 위에서 난동을 부리며 ‘공중부양’을 했던 강기갑 의원은 이번에도 선봉에 섰다.
강 의원은 2일 유원일 창조한국당 의원의 어깨를 밟고 올라가 외통위원장석 맞은 편 벽에 설치된 폐쇄회로(CC) TV를 신문지로 가리는 ‘작업’을 벌여 외통위 회의장을 완벽한 ‘밀실’로 만들어 버렸다.
회의실에 들어가려다 저지당한 남경필 외통위원장은 “CCTV까지 신문지로 가려 (회의실) 안이 어떤지 알 수도 없다. 테러영화의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미 FTA 비준안 처리를 막기 위해 어떤 일이라도 하겠다”고 했던 이정희 대표는 회의장 점거에 참여하면서 당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 대표는 여야 간 마찰이 빚어질 때마다 전면에 나서 육탄저지를 벌이는 여성의원으로 유명세를 치렀다.
2008년 ‘한·미 쇠고기 협상’ 촛불집회 때 불법시위자 연행에 항의하다 경찰에 연행되면서 ‘닭장차’ 안에서 ‘쇠고기 고시 철회’를 외치는 사진이 찍혔고, 2009년 미디어법 처리, 예산안 처리 때는 본회의장 의장석을 점거했다가 한나라당 여성 의원들이 끌어내는 과정에서 비명을 지르고 실신하는 모습이 ‘이슈’가 되기도 했다.
같은 해 노조법 처리를 시도하던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추미애 위원장의 팔을 움켜잡으며 고함을 질러 회의를 막다가 이를 제지하려 이 대표의 팔을 잡은 강성천 한나라당 의원에게 “어딜 만져”라며 비명을 질러 회의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 “어딜 만져”는 이 대표의 ‘연관검색어’ ‘유행어’가 됐을 정도로 화제가 됐다.
지난 ‘4·27 재·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의 양보를 받아 야권 단일후보로 당선된 김선동 의원은 국회입성 6개월 만에 파행국회의 장면 장면마다 등장하고 있다.
김 의원은 2일 외통위 회의장을 막아서고 앉아있다가 남경필 위원장이 의자다리를 들어올리자 그대로 바닥에 넘어졌다.
김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내가 운동신경이 없었다면 하마터면 뇌진탕 당할 뻔 했다”, “물리력을 안 쓰겠다던 남 위원장이 되레 물리력을 썼다. 보기보다 힘이 센 의원이다”고 했다.
민노당 대표를 지낸 재선의 권영길 의원, 한국 척수장애인협회 회장을 지내고 비례대표 1번으로 국회에 입성한 초선의 곽정숙 의원과 환경미화원 출신 첫 국회의원인 비례대표 초선 홍희덕 의원은 외통위 회의장을 지키며 트위터를 통해 상황을 실시간 중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