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고1 그니까 꽤 됐다. 나이는 밝힐 수 없고…. 어쨌든 꽤 됐다면 된 일. 고1이라면 고등학교 3년 중에서도 그나마
제일 상태가 좋은 때라고 알고들 있을 것이다.(아닌가? 뭐 사람마다 다르니까) 어쨌든 이야기를 시작해보겠다.
고1. 1학기 기말고사가 끝난 후 우리 반은 축제분위기까진 아니고…. 어쨌든 시험이 끝났으니 다들 개운한 표정들이었다.
특히 그중에서도 노는 거라면 그저 좋아해서 정신을 못 차리는 나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이제 시험은 끝이기 때문.
(물론 1학기 시험만.)애들은 저마다 영화나 볼까? 어디 놀러 갈까 하며 들뜬 모습들이었고 나 또한 애들과 같은 맘이었다.
평소엔 돌아가지 않던 머리가 미친 듯이 잘 돌아가면서 오늘 하루를 매우 재미나게 보낼 수 있는 일정 표가 스스로 짜이고
있었다. 이럴 땐 참 놀랍고 신선한 아이디어가 마구 나온다니까. 종례시간 담임이 들어오시고 무슨 말을 하셨던 것 같지만
난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보냈다. 이미 내 온 신경은 오늘 하루 노는 일에 집중되어 있었기 때문. 대충 선생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하는 척하다가 곧바로 다른 반에 머물고 있는 나의 제일 친한 친구들과의 만나러 부리나케 교실을 나왔다.
학교 시험 날짜가 거의 같거나 비슷해서 인지 번화가 거리엔 우리와 같은(나의 제일 친한 친구들 포함) 딴 학교의 학생들도 많이 보였다.
우리 학교 교복은 솔직히 말해서 많이 구렸기에 평소에는 감히 발도 못 들일 곳이지만 오늘은 특별한 날이니만큼 발을 들인 것
이였다. 근데 아니나 다를까 잡것들 몇 명이 우리를 지나쳐 가다가 아주 빨리, 잠깐 우리 학교 교복을 스캔하더니 자기들끼리 뭐
라뭐라 하면서 피식 꺼리는 것이었다. 씁……. 졸 x 화났지만 어쩔 수 없었다. 오늘 같은 좋은 날 그냥 모른 체하기로 하고 우린 배를
채우기 위해주변에 중·고등학생들이 많이 찾는다는 음식점엘 갔다.
저번 시험이 끝나고 온 곳이라 매우 오랜만이었는데 그래서 그런 지분위기가 좀 달라진 것도 같았다. 우린 맨 구석에 자리 잡아
다. 교복이 창피해서 그런 것은 절대 아니고…. 여기가 우리의 단골 좌석……. 은 개뿔. 교복 이놈 창피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렇게 우린 음식을 주문하고 창밖을 보며 이런저런 얘길 나누고 있었다. 오랜만에 찾는 즐거운 여유희 한때였다.
"여기 왠지…. 좀 달라진 것 같지 않느냐." 내가 말했다. "그러게…. 나도 좀 느꼈어. 뭐가 달라졌지."
"야, 그나저나 우리 이제 어디 갈까?" 난 친구의 말에 어이가 없음에 말했다. "야, 이제 겨우 시작인데 뭘. 맘 같아선
너구리 동산 이라도 가고 싶지만 돈이 없다.""그러게…. 불쌍한 우리 신세…." 친구가 개그를 시도했지만 우린 냉정했기에
애써 외면하고 특히 나보다 더 냉정한 또 다른 친구는 한마디 했다. "얘 뭐래야. 앗싸, 음식 나왔다. 갔다 올게."
음식이 나옴과 동시에 들뜬 우리셋. 허겁지겁 먹고 싶었지만 여긴 보는 눈이 많았기에 나름 여고생의 이미지를 유지하며
조금씩 조금씩 먹어치웠고 그러면서 우리는 또다른 얘기를 풀어나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얘긴 아예 애초에 시작하면
안되는 거였다.
(노트에 적어놨는데 여기까지 밖에 못 옮김. 불펌no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