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트판 이런거 모르고 살던 20대인데
수시 아르바이트 하다가 훈훈한 모습을 봐서 그냥 끄적여봐요
수능 잘 보고 대학도 잘 가시길 빌면서 쓸게요
우리학교가 수시 시험이 토요일과 일요일 다 합쳐서 5차에 걸친 시험을 봐서
학부모님들을 안내하고 건물 통제하는 아르바이트를 맡게 되었어요
9시반에 시험이 시작되기 때문에 저희들은 새벽 6시반에 나와서 학생들과 학부모님들을
안내하고 있었어요.( 지방에서 올라오거나 준비성 철저한 학생들은 7시부터 와서 준비하고 시험볼 곳 알아보고 다님)
근데 눈에 띄는 한 모녀가 보였어요. 7시 반쯤에 제가 통제하고 있던 건물 벤치 앞에서 둘이 오시더니
모녀가 다정하게 이야기도 하고 하면서 시간을 보내시더라구요. 학부모 휴게실도 있는데 안내해 드려도
시험 고사장과 떨어진곳에 있어서 혹시나 잘못될까봐 한사코 사양을 하시더라구요. 오늘 많이 추웠는데....
9시 전 입실이라 여학생분은 시험 고사장에 입실하시고 어머님께서 혼자서 벤치에 앉아서 묵주기도를
하시는데 추운곳에서 너무 짠해 보이더라구요.... 그래서 학부모 휴게실에 따뜻한 차도 있고 어차피 2시간은
있어야 시험이 끝나니깐 좀 가셨다 오시라고 하니깐 자기딸은 더 힘든 시련도 견디고 있는데 자기가 여기서
기도라도 하지 않아야 하겠냐면서 사양하셨어요.
근데 10시 50분쯤 되었을때 가방에서 뭔가 주섬주섬 꺼내시는데 왠 밥 한덩어리를 꺼내시더라구요
그러면서 그걸 아무 반찬이나 물도 없이 그냥 드시는데 눈물이 나오려는걸 겨우 참았내요..
그래서 본부에 가서 물 한병이랑 커피 하나를 들고 와서 드렸는데 학생이 더 고생하는데 왜 날 주냐면서
거절하는데.. 울컥하더라구요..
겨우 쥐어드리고 또 지키고 있는데 갑자기 드시다말고 뛰어가시더니 학교내에 있는 햄버거 가게에서
햄버거 하나를 사오시더군요..
행여나 식을까 싶어서 꼭 쥐고 계시는데 딸 생각해서 그러는거 같아 참.. 부모 마음이란게 다 똑같구나
생각이 들어서 ㅜㅜ.. 엄마 생각도 나고 ..마음도 짠하고 정말;;
11시30분에 시험이 끝나고 학생들이 나오는데 그 많은 학생들 중에 바로 딸 알아보시구 달려가시는데
딸도 엄마 기다려줘서 고맙다구 계속 그러고... 다시 벤치에 앉아서 얘기를 나누셨어요
아줌마께서 제가 드린 커피랑 아까 산 햄버거 내미는데... 여학생이 그거 보더니 눈물 흘리면서
엄마도 못먹었을텐데 같이 먹자고.. 왜 이런거 사왔냐고.. 계속 그러면서 엄마는 밥 먹었다고 하면서
서로 미루는데.. 진짜.. 짠해서 나 혼자 뒤에서 계속 훌쩍거리고 있었네요..
오늘 이 모녀 보면서 계속 짠하고 마음 따뜻하고 해서 알바하는 내내 힘들지도 않았내요
수시 논술도 실수하지 않고 잘봐서 좋은결과 있었으면 좋곘다는 생각이 드네요.
세상 어머니들이 자식 생각하는건 다 똑같은거 같아요..
돌아가면서도 저보고 음료 고맙다고 하시던 모습이 문득 생각나네요..
진짜 우리 부모님께 잘해드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