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 수많은 고무신분들 읽으시면 좋겠어요.

힘내세요 |2011.11.17 06:11
조회 4,363 |추천 45

 

 

길어질것같아요. *스크롤압박 경고*

 

 

저는 일단 스물다섯여자고 스물둘에 두살 연하 남자친구를 군대에 보냈던 여자이고요

 

글을 남기는 이유는 마음의 갈피를 못잡고 이런글을 수도없이 읽어내려가고 있을

 

몇년전의 저와 같은 모습의 고무신들에게 힘을 주고 싶어서 랍니다.

 

군대가면 백프로 헤어진다. 헌신하면 헌신짝된다. 전역하면 넌 차인다.

 

청춘이 아깝다. 남자는 많다. 이런 얘기들이 하루에도 몇번이고 가슴에 박히는거 알아요.

 

제가 여기서 무조건 기다리세요 기다리는게 답입니다. 라거나

 

기다리지 마세요 후회만 있습니다. 라고 말할순 없어요.

 

하지만 저같은경우도있다. 그래서 조금이나마 위로가되고, 힘을 얻었으면 좋겠어요.

 

만난지 반년만에 군대에 보냈어요

 

처음에는 저도 지금 이 글을 읽고있는 많은 분들처럼

 

하루종일 판에서 이런글들만 읽었던것 같아요.

 

연락없는 전화기가 낯설고 술먹었는데 데리러와줄 사람 없고

 

아주사소한것부터 모두 서럽게 느껴지실거예요.

 

그래서 저는 미니홈피 다이어리 공유폴더에 일기를 쓰기시작했어요

 

일기라기보단 하루를 마감하면서 오늘은 무슨일이 있었다 라면서

 

내 얘기를 해주는것 같이 구구절절 얘기했어요.

 

쓰다보니 전역까지 어쩌다 빼먹은 5일정도 빼고는 매일 썼던것 같아요.

 

남자친구를 위해서 라기보다는 저를위해서 더많이 썼던것 같아요.

 

공허하기도 하고, 너무 길게만 느껴지는 하루를 달래주는 의미에서요.

 

다만 그날그날 기분이 다르니까 좋은 얘기도 안좋은 얘기도 있기마련인데

 

남자친구는 좋은얘기에선 힘을얻었다는 리플을 안좋은얘기에선 힘내라는 리플을

 

시간날때마다 꾸준히 달아주어서 전화, 메신저로만 얘기하는 커플보단 깊은얘기를 

 

나눌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해봐요.

 

군대가면 내가알던 내남자의 모습을 조금은 잃어요.

 

시커먼 남자들만 있는곳에서 생활하다보니 말투는 물론이고, 사고방식까지도 조금씩 변해요

 

그래서 서운했던적이 한두번이 아니고 내가 사랑한사람 맞나 싶을때도 있었어요.

 

그때는 그게 너무커요. 이렇게 변해가는 남자 내가 왜 사랑하고있나.  나는 안중에 있긴한건가.

 

싸지방에 왔다고하는데 나랑얘기안하고 인터넷 뒤적거리고

 

전화도 뜸해지고 군인처럼 노는거에 열중하죠.

 

근데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렇게 작은것 하나하나까지 다 신경쓰면 내가 못살아요.

 

그래서 나는 나대로의 즐거움을 찾아야 해요.

 

저는그래서 전화올때쯤되는 저녁이면 뜨개질을 했어요.

 

남자친구에게도 선물했지만 친구한테도 여기저기 목도리를 뿌리고 다녔어요.

 

코빼먹지않으려고 집중하고, 모양넣어서 한다면 그거 틀려서 촤를륵 다 풀어내야하는

 

불상사를 겪지않기 위해서 엄청난 집중력이 뿜어져 나왔어요.

 

사실 그렇게 집중해도 시계 보게돼요. 그냥 덜 기다려지고 덜 신경쓰일 방편일 뿐이에요.

 

돌이켜 보면 남자친구에게 지극정성으로 잘하진 못한것같아요.

 

편지는 열심히 쓴다고 썼는데 모아놓은거 보니 몇통안되는 것 같고

 

소포는 보내본 적이 없어요.. 이건조금 미안하네요

 

도시락은 정말 딱한번 그것도 전역 몇개월 남은 시점에 싸줘봤어요.

 

내가 이랬으니 님들도 이러세요가 아니에요.

 

남자친구가 그러더라구요 너무 열성적이면 내가 너무 쉽게 지칠것같아서 걱정이라고

 

저말을 핑계삼아서 좀 빈둥거린것도 없지않아 있어요.ㅋㅋ

 

하지만 어느정도는 맞는 말인것 같아요.

 

그런걸 바라지 않는 남자는 없나봐요 남자친구도 전역 얼마전에 한번만 먹어봤으면 한걸보면

 

너무 자주 해주면 ? 버릇들어요.ㅋ 

 

제가 기다릴 수 있었던건 남자친구의 도움도 컸어요.

 

내남자친구는 왜 안저래 이런맘 가지실까봐 적진 않을래요.

 

저도 그냥 그럴 자뻑일수도 있어요 '내남자 같은 남자는 어디에도 없다' 라는 생각이요.

 

그러니 여러분들도 좋은점 많이 생각하시고 자뻑하세요.

 

그리고 칭찬을 크게하세요 남자는 애기예요 칭찬하면 더 칭찬받고 싶어서 더 큰걸 해요.

 

군대에서 칭찬받을 일 없어요.

 

잘하는건 당연한거고 못하면 욕듣는곳이 군대라는 곳이에요.

 

따뜻한 말한마디. 격려한마디가. 덤덤한척 하고 있던 남자의 눈물을 쏙 뺄 수 도 있어요.

 

남자친구가 군인이기 때문에 군인이라서 망할 대한민국을 외친게 한두번이아니에요

 

그만큼 기다린다는건 쉽지않아요.

 

하지만 겪은여자로로써 거만하게 얘기하자면 다 지나고 보니

 

쉽진 않았지만 죽을만큼 힘들진 않았다 싶어요.

 

남자친구 전역하고 1년 3개월이 지났어요. 그래서 제 기억이 희미해졌을지도 몰라요

 

지난 일기를 읽어보면 곧 죽을애 같이 써놓은 일기도 있는걸 보면요

 

다 지나고보니 이렇더라 라는건 도움이 안되는거 알면서도 얘기해주고 싶어요.

 

언젠가 남자친구가 기다린다는거에 겁먹은 저에게 미안해하며 해준말이있었어요.

 

너무 멀게만 생각하지 말자고, 휴가 나올거고 외출 외박 나올거니까 짧게 짧게 끊어서

 

단기간으로 같이 이겨내 보자고.

 

남자친구에게 얘기한적 없지만 위로가 많이 됐어요.

 

헐, 2년! 전역하면 난 몇살!, 이런생각들이 온통 제 머릴 헤집고 다닐시기였는데

 

얼마지나면 볼거고 얼마지나면 또 볼거고 이렇게 생각하니 집어먹었던 겁을 내려놓게 되더라구요.

 

어느 방향이건 부추기지도 강요하지도 않으려고 쓴글이에요

 

그래서 글을 쓰면서도 많이 조심했던 부분이에요.

 

기다리건 기다리지 않건 그건 자신의 결정이에요 무슨선택이건 후회는 있을수 있어요

 

당장 후회 할 수도 먼 훗날 후회 할 수도 있어요.

 

그러니 지금 본인이 좋은게 무엇인지를 좀더 진중히 고민해 보세요

 

하루에도 몇백번 기분이 둥둥 떴다가 땅굴을 파고 기어들어갔다가 하겠지요

 

모쪼록 어떤결정을 하시건,

 

지금 이글을 마무리하는 이 부분을 보는 당신이 힘을 내었으면 좋겠어요.

 

군대의 군인 뿐만아니라. 당신도 누군가의 '많이 힘들지?' 토닥토닥 을 간절히 바라고 있을지도 모르니

 

작은 토닥토닥이나마 해주고 싶었어요.

 

 

 

 

 

 

 

 

 

  

추천수45
반대수1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